안녕하십니까. 잘 지내시는지요. 이 평범한 인사말을 건네기도 조심스러운 시절입니다. 나라 밖에서 들려오는 소식을 보면 이만큼이라도 위기가 관리되고 있다는 것에 안도하지만, 이만큼의 위기 관리를 위해 많은 이들의 노고와 희생이 뒤따르고 있습니다. 지금의 상황이 언제쯤 회복될지, 이만큼이나마 유지할 수 있을지, 더 나빠지지는 않을지, 위기의 끝은 언제 어떤 모습일지 모든 것이 불확실한 나날입니다.
전염병의 시절 문화예술분야의 위기는 큽니다. 문화예술분야에 대한 공적 지원이 확대되었다고 하지만, 정작 위기가 오고 보니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이 얼마나 불안정한 것인지가 확연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상황의 급박함을 감안하더라도, 현실에 밀려드는 어려움에 비하면 정책의 대응은 더디기만 합니다. 다행히 이번 호를 준비하는 중에 각 지자체에서 문화예술분야에 대한 긴급 대책이 발표되고 있습니다.
이번 호는 특별판입니다. 기존의 연재 칼럼들 대신에 전염병 위기와 곧 있을 총선에 대해서 다루었습니다.
[특집: 판데믹과 문화정책]은 현재 전개되고 있는 위기 상황에 대한 정책적 대응을 세 필자의 글로 살펴봅니다. 김소연 “안전하게 그리고 책임을 함께 나누며”는 코로나19 이후 전개되고 있는 예술계의 현장의 이슈들과 그에 대한 정책적 대응을 공연계를 중심으로 살펴보았습니다. 위기의 대응이 어떤 특별한 대책이기보다는 흔들리는 일상을 지지하는 것이어야 한다는 제언입니다. 한상훈 “도시는 멈췄고, 예술가들은 유령이 되었다”는 이번 위기에서 가장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대구의 상황과 대구 예술가들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위기의 현재와 위기 이후의 과제에 대해서도 제언하고 있습니다. 염신규 “통찰의 시간이 왔다”는 판데믹이라는 유래 없는 위기를 배태한 현대사회를 살피고 있습니다. 바이러스는 결국 자본의 욕망을 따라 그 경로와 속도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바이러스를 막는다하더라도 언제든지 바이러스는 우리의 욕망을 따라 세계를 떠돌 것입니다. 현대사회의 시스템에 대해 통찰할 시간입니다.
[이슈: 제21대 총선 문화정책]은 총선을 앞둔 기획입니다. 김상철 “문화예술공약 분석”은 각 정당의 문화예술 공약을 비교하고 있습니다. 총선이 지역적 이슈가 강하다하더라도 입법부를 재구성하는 선거인만큼 사회의 의제에 대한 정책제안을 마련하게 마련입니다. 예상하시겠지만, 이 글은 각 정당의 정책비교보다는 모든 정당이 문화예술정책을 얼마나 소홀히 하고 있는지, 비전 없는지를 보여줍니다. 그렇지만 필자는 세세히 살피고 작은 차이라도 끄집어 내고 있습니다. 여러 분의 선택에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김민규 “공약(公約)이 공약(空約)이 되지 않으려면- EU 음악산업 정책 사례 탐색”은 정책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대한 흥미로운 사례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러고 보면 정당만 탓할 것도 아닙니다. 의제를 발굴하고 정책화하는 치밀한 프로세스가 필요한 것입니다.
[인류세와문화정책]은 연재를 이어갑니다. 이윤이 "코로나19와 사회적 거리두기"는 시민의 도시 신진대사에 대한 권리를 제안합니다.
비록 작은 매체이지만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위기를 함께 기록하고 생각을 나누는 장이 되고자 합니다. 지금 해야 할 일, 필요한 일을 하겠습니다. 지켜봐 주십시오. 여러분 나를 지키고 타인을 지키는 연대가 필요한 때입니다. 모두 건강하세요.
김소연 편집장
목차
[특집: 판데믹과 문화정책]
● 한상훈 “도시는 멈췄고, 예술가들은 유령이 되었다”
[이슈: 제21대 총선 문화정책]
● 김민규 “공약(公約)이 공약(空約)이 되지 않으려면- EU 음악산업 정책 사례 탐색”
[인류세와문화정책⑥] 이윤이 "코로나 19와 사회적 거리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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