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12

[특집: 2024년 문화예산 분석④] 국회 예산 심의의 절차, 쟁점, 결과

편집자 주: 2024년 예산안이 국무회의를 거쳐 이제 국회 논의를 앞두고 있다. 발표된 정부안의 문화예산에서 사업의 폐지 축소가 드러나면서 비판도 커지고 있다. 이에 [문화정책리뷰]는 2024년 문화예산안 분석을 특집으로 마련했다. 사업의 축소 폐지 혹은 증액만을 따지기보다는 문화예산의 흐름과 구조를 분석함으로써 예산을 통해 문화정책의 현재를 분석하고자 한다. [특집: 2024년 문화예산 분석 ①] 2024년 문화재정 무엇이 어떻게 달라졌나 [특집: 2024년 문화예산 분석 ②] 자유와 연대? 이 텅 빈 말이 의미하는 것 [특집: 2024년 문화예산 분석 ③] 지정교부를 공모사업으로 전환하는 것의 의미 개점휴업 상태를 이어가던 국회가 12월 21일에서야 내년도 예산을 심의 의결했다. 확정된 예산은 이미 ..

특집 2024.01.07

[특집: 판데믹 이후, 전환을 위한 의제⑩] 도착하지 않은 편지에 대하여

일상적인 상황이 갑자기 깨지고 변화하는 것은 대부분의 경우에 매우 힘들게 다가온다. 아무리 평소에 우리가 자신의 일상을 지긋지긋하게 여기고 있다고 하더라도 실상 그 관성적인 반복에 상당히 익숙해져있으며 편안함을 느끼기 때문이다. 갑작스러운 변화가 닥치면 그 변화의 방향이나 내용이 어떻든 간에 일단 적응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이 따른다. 그런데 그 힘듦을 어느 정도 견뎌낼 수 있다면 새로운 상황에 대한 적응력이 생긴다. 뿐만 아니라 그 전까지 익숙함 때문에 무심하게 지나쳤던 일상의 어떤 미세한 부분들을 갑자기 발견하게 된다. 관성이 주는 지루한 편안함, 혹은 무의식적 노력에 의해 지켜지는 삶의 일상적 감각에 균열이 가고 강요된 낯설게 보기는 삶에 새로운 시각을 부여한다. 그런 면에서 코로나19가 가져온 판데믹..

특집 2021.06.06

[특집: 판데믹 이후, 전환을 위한 의제⑨] 코로나19 긴급지원사업 리뷰: 재난 대응을 너머 ‘뉴노멀’

1년 전을 돌아보면, 당시 문화예술계는 패닉에 가까운 상황이었다. 지난 해 1월 코로나19 위기대응이 시작되면서 관객이 급감하기 시작한 데다가 2월 대구의 폭발적 감염으로 문화예술활동은 정지되다시피 했다.. 이미 막을 올린 공연들도 관객이 없어 공연을 포기하거나 준비 중이던 공연들이 줄줄이 취소되거나 연기되었다. 게다가 국공립문화예술시설들이 일제히 문을 닫으면서 극장 등 문화예술활동은 전염병에 취약하다는 사회적 메시지까지 각인되던 상황이었다. 모든 예술활동이 중단된 것은 아니지만 제한적이나마 일상적 활동을 유지하던 사회 다른 분야에 비하면 거의 락다운과 다름없었다. 예를 들면 한국소극장협회가 운영하는 대학로티켓닷컴 등록 공연을 기준으로 지난해1월부터 4월까지 대학로 52개 공연장의 공연취소율은 1월 34..

특집 2021.05.21

[특집 : 판데믹 이후, 전환을 위한 의제⑥] 지역문화재단, 불능의 알리바이 구조 넘어서기

현행 은 지방정부가 설립하는 출자출연기관의 목적에 대해 명시하고 있지 않다. 다만 부분적으로 제3조에서 경영의 기본원칙만 제시하고 있을 뿐이다. 이렇게 본다면 출자출연기관의 기능과 목적은 그것을 설립하는 지방정부와 지역사회에서 부여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여기서 범위를 출연기관 중 하나의 유형으로 지역문화재단으로 좁혀서 본다면 을 참조할 수 있다. 법의 제5장은 지역문화재단의 설립에 관한 사항을 담고 있는데, 특히 제19조를 통해서 “지역문화진흥에 관한 중요 시책을 심의 지원하고 지역문화진흥 사업을 수행하기 위하여” 지역문화재단을 설립 운영하도록 규정했다. 즉 기능으로서는 심의와 지원을 하고 목적으로서는 지역문화진흥 사업을 하는 곳인 셈이다. 1997년 경기도에서 최초의 광역문화재단이, 그리고 199..

특집 2021.01.06

[특집 : 판데믹 이후, 전환을 위한 의제⑤] 길을 따라가는 문화정책, 그 이후

그 어느 해보다 다사다난했던 2020년도 어느덧 마지막 장까지 왔다. 수 차례 이 지면에서 언급해왔지만 판데믹이라는 상황은 우리 사회, 나아가서는 전 세계적으로도 유래없는, 여지껏 경험해보지 못한 사회적 활동의 제약을 던져줬다. 세계가 일시에 멈춰버리는 듯한 체감을 던져준 올 한해의 경험들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며 앞으로 우리 사회를 어떤 방식으로 변화시킬지 아직 짐작하기 어려운 상황에 머물러있다. 이런 지독하게 낯선 현실 세계의 체험은 대면상황에서의 상호체험을 통한 관계형성과 감각과 심상의 공유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문화예술계 전반에 있어 당장 매우 큰 어려움을 던져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이런 매우 예외적인, 낯선 상황은 우리가 그동안 지당한 것으로 여기며 살아왔던 문화와 예술의 사회..

특집 2020.12.03

[특집: 판데믹 이후, 전환을 위한 의제④] 우리 시대의 예술지원제도

스케일링하러 끌려간 치과에서 충치를 발견하듯이, 전염병으로 인한 장기적 예외상태는 우리 시대의 숨은 질환을 찾아내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지난 여름, 서울의 한 구(區)에서 발표한 예술인 긴급지원 안내에 따르면, 긴급지원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여러 가지 조건들이 있었는데, ‘공공프로그램 강사료 지원 수혜자’가 그 중 하나였다. 여기서 멀쩡하게 고용한 강사를 ‘강사료 지원 수혜자’라고 표현한 그 대목이 바로 우리 시대의 질환이다. 우리가 구청장을 ‘세비 지원 수혜자’라고 하지 않고 구청 직원을 ‘봉급 지원 수혜자’라고 하지 않는 까닭은 그들이 받는 급여가 정당한 노동의 대가이기 때문이다. 반면 문화강좌 강사들을 ‘강사료 지원 수혜자’라고 공개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은 그들의 급여가 정당한 노동의 대가 아..

특집 2020.11.05

[특집: 판데믹 이후, 전환을 위한 의제 ③] 예술의 공공의존성

판데믹을 장기간 겪고 있는 문화예술계의 위기국면은 그간 별로 주목하지 않았거나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급한 문제가 아니라고 여기며 간과해왔던 문화정책의 몇가지 불편한 부분을 되돌아보게 만든다. 무엇보다 국제적으로도 매우 발빠르고 적극적으로 코로나 위기 상황에 대처한 한국 정부 행정조직의 모습은 문화예술 분야에 있어서도 예외없이 발빠른 조치들을 들고 나오는 모습을 보여줬다. 한편으로 이런 조치들이 적지않은 정부 예산의 긴급한 투입을 요하는 것이고 평소와는 다른 행정의 긴급성을 갖고 행해지는 것이라는 점에서 다이나믹하고 즉각적인 솔루션을 들고나오는 모습은 과연 한국 관료조직이 기민하다는 감탄을 토하게 하는 한편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의 반응이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다는 것은 이 나라의 문화정책, 문화행정이 ..

특집 2020.10.06

[특집: 판데믹과 문화정책 ③] 위기의 '일상'

풍경 하나, 어느 미술관 여느 때 같으면 가족 단위 관람객으로 북적거렸을 6월 어느 날의 오후 미술관은 한산하다. 미술관 입구엔 “코로나19 예방과 확산방지를 위해 모든 시설이 약 2주 동안 임시 휴관을 한다”는 문구가 관람객의 발길을 가로막는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내린 공공 및 다중이용시설의 임시 사용중단 조치에 따라 올해 들어 두 번째로 취해진 조치다. 더 많은 관람객을 주문받던 미술관에서 관람을 제한하거나 폐쇄해야 하는 낯선 풍경이 벌어졌다. 미술관이 만든 전시는 개점휴업 상태이거나 관람객을 마주할 일이 없이 철수될 위기에 놓였다. 큐레이터는 개막일정에 맞추어 전시를 준비하지만, 언제 관람객에게 선보일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때문에 전시들은 전보다 더 인터넷과 가상공간을 떠돌아다닌다. 사실, ..

특집 2020.06.07

[EDITORIAL 11] 특집 “판데믹과 문화정책②”

코로나19 위기단계가 ‘심각’에서 ‘경계’로 바뀐다고 합니다. 전염병의 위험이 완화된다는 것은 아닙니다. 전염병의 양상이 달라졌으니 대응이 달라진다는 것입니다. 제한되었던 사회 경제 활동을 재개하되 아프면 휴식, 손씻기, 기침예절, 거리두기 등의 방역수칙은 그대로 유지된다고 합니다. 지난 호에 이어 [문화정책리뷰] 11호는 특집 “판데믹과 문화정책”을 이어갑니다. 이번 호에서는 전염병 시대 문화정책의 대응을 살펴봤습니다. 염신규 “예술지원정책의 기저질환”은 제목처럼 문화정책, 예술정책의 기저를 이루고 있는 경향성에 대해 분석합니다. 현재 발표되고 진행되고 있는 긴급대책들과 현장의 간극이 어디에서 기인하는지 살펴볼 수 있습니다. 김민규 “조급한 마음을 읽어보는 위기의 데이터”는 위기에 대응하는 정책이 어디..

에디토리얼 2020.05.06

[특집: 판데믹과 문화정책] 도시는 멈췄고, 예술가들은 유령이 되었다

섬유의 도시, 사과의 도시, 미인의 도시, 폭염의 도시. 대구라는 도시는 유난히 많은 수식을 가지고 있다. 과거, 대한민국 3대 도시이자 가장 많은 대통령을 배출하고 대기업을 태동한 도시라는 자부심이 있었으나 그 자부심은 곧 독재자의 도시이자 보수, 아니 수구꼴통의 도시라는 비난으로 바뀌어갔다. 물론 동양의 모스크바, 10월 항쟁과 인혁당 사건의 중심지이자 전태일 열사를 배출한 도시이기도 하다며 정체성을 유보해달라는 항변도 있다. 어쨌거나 2020년 대구는 갑자기 전세계적인 유명세를 치르고 있다. ‘대구코로나’라는 용어를 매체에서 사용할 정도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유행을 상징하는 국제도시로 격상(?)된 것이다. 대구의 코로나19 확진자가 압도적으로 많은데다 국회의원 선거 시기와 절묘하게 겹치는 바람에 ..

특집 2020.04.06

[특집: 판데믹과 문화정책] 안전하게 그리고 책임을 함께 나누며

지난 달 마지막 주말 갑자기 날아든 서울시 공문으로 공연계는 혼란에 빠졌다.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을 위한 공연장 잠시멈춤 및 감염예방수칙 엄수 협조요청”이라는 제목의 공문은 6대 감염예방수칙을 엄수할 것, 만약 이를 어길 시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의거 300만원 이하의 벌금과 공연강행으로 확진자 발생 시 확진자 및 접촉자들에 대한 진단과 치료, 방역 등의 비용에 대해 구상금을 청구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금요일 갑작스레 공연 관련 협단체에 발송된 이 공문은 6대 수칙을 엄수해야 할 각 공연장이 이를 수신했는지에 대한 확인도 없이 언론을 통해 서울시의 현장점검이 알려졌다. 공문은 SNS를 통해 공연계에 빠르게 퍼졌는데 언제부터 언제까지 이 조치를 따라야 한다는 것인지, 벌금과 구상..

특집 2020.04.06

[특집: 판데믹과 문화정책] 통찰의 시간이 왔다

불과 한달 전만해도 코로나19로 인한 사회활동 파행이 이렇게 장기화 될 줄 짐작하기 힘들었다. 초창기 이 바이러스에 대해 특정 국가나 특정 지역의 문제로 바라보는 인식이 강했고 최근 몇 차례 지나갔던 사스나 메르스처럼 비교적 단기간의 국지적 확산이 이루어지고 사그라들지 않겠는가 하는 희망적 기대가 지배적이었던 것 같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바이러스 상황은 잠잠해지기는커녕 국경을 빠르게 횡단하며 거의 전 세계를 일시중지 상태로 몰아넣었다. 무엇보다 오랫동안 은연 중에 “선진적인”이라는 수식어를 붙여왔던 유럽과 미주의 주요국가들에서 엄청난 확산이 이루어졌다는 것이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졌다. 정확히 확인된 것은 아니지만 아베 정부가 적극적인 의료 대책을 미룬다는 의심을 받아가면서까지 강행하려고 했던 2020 도쿄..

특집 2020.04.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