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염병의 위력이 대단합니다. 이미 나라 밖 상황에서 익히 보았던 것이지만, 우리 역시 상황이 간단치 않습니다.
지난 4월 ‘사회적 거리두기’의 와중에 총선을 치렀지만 전염병 확산 추이에 큰 변화가 생기지 않으면서 5월부터는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되었고 초중고 등교가 시작되었습니다. 여전히 일상은 마스크를 쓰고 생활하는 것이지만 전염병의 위기와 함께 일상의 회복을 위한 기대와 노력입니다. 하지만 간단치 않은 것이, 여전히 집단감염의 위기가 터져나오고 있는 것입니다.
지난 1월 말 일제히 문을 닫았던 공공문화예술시설들이 5월 초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되면서 문을 열었지만 집단감염 위기에서 다시 문을 닫았습니다. 공공예산이 투여되는 사업들에 대해서도 예산 집행을 중단하거나 온라인으로 사업 발표를 대체하거나 ‘거리두기’ 지침의 철저한 준수 등으로 대면 활동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문화예술활동은 단지 활동이 제한된다는 것만이 아니라 전염병의 추이에 따라 상황이 급변하면서 혼란을 겪고 있습니다.
판데믹이 오고 보니 문화예술활동의 처음과 끝은 만남이자 관계라는 것을 절실하게 깨닫게 됩니다. ‘포스트 코로나’가 코로나가 시작된 이후인지 코로나가 종료된 이후인지 쓰는 이마다 다르겠지만, 전염병의 위기가 시작되면서 문화예술활동에서 만남과 관계에 대한 성찰은 피할 수 없는 과제가 되었습니다. 문화정책은 지금 우리 앞에 놓여 있는 과제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요.
[문화정책리뷰]는 지난 4월호(10호)부터 “특집: 판데믹과 문화정책”을 발행하고 있습니다. 지난 호에서는 판데믹 위기에 대한 문화정책의 대응을 살펴보았다면 이번 호에는 위기에 대한 진단입니다. 박권일 “판데믹과 사회문화적 위기, ‘K-방역’은 무엇의 이름인가”는 지금까지는 ‘성공적’이라고 평가받는 ‘K-방역’이 가능했던 사회적 배경을 분석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성공은 ‘위험적하사회’의 시스템이 떠받치고 있다고 필자는 말합니다. 백기영 “위기의 ‘일상’”은 시각예술장의 세 가지 풍경을 보여줍니다. 현재의 위기가 우리의 새로운 일상이 오래된 일상의 모습에서 비롯된다는 진단입니다.
이번 호 이슈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7기 위원들의 서면 인터뷰 “한국문화예술위원회 7기 신임 위원에게 묻다”입니다. 활동을 시작한 7기 위원들이 진단하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과제와 역할을 찬찬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8명 모두 서면 인터뷰에 참여해주신 점에 대해 독자와 함께 감사를 전합니다.
이번 호에는 이슈가 풍성합니다. 20대 국회 막바지에 통과한 예술인고용법도 다루었습니다. 김상철 “제안에서 법제화까지-주요 쟁점을 중심으로”는 예술인고용법이 통과되기까지의 주요 과정을 쟁점과 함께 살폈습니다. 법은 통과되었지만 시행령으로 둔 많은 내용들을 잘 담아내기 위해서는 더 치밀한 논의가 필요한 때입니다. [문화정책리뷰]는 예술인고용보험 논의를 잘 전달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5월 중에도 “호외: 판데믹과 문화정책”은 계속 발행되었습니다. 이 위기의 상황을 기록하고 진단하는 일에 꾸준히 함께 하겠습니다. 어느 때보다 연대가 필요한 이때, [문화정책리뷰]가 함께 하겠습니다.
김소연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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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특집 판데믹과 문화정책③] 우리의 위기는 무엇인가
박권일 “판데믹과 사회문화적 위기, ‘K-방역’은 무엇의 이름인가”
백기영 “위기의 ‘일상’”
[이슈: 한국문화예술위원회 7기 신임 위원에게 묻다]
[이슈: 예술인고용보험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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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외: 판데믹과 문화정책]
오정은 “영역과 절차의 한계, 지역 편차의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조형준 “전염병의 시대 공연장은 ‘어떻게’ 운영되어야 할까”
박경동 “코로나19 대응 문화정책에 대한 비판적 검토”
정인혁 “코로나19가 남긴 자국”
김상철 “예술지원정책은 없다”
이병기 “코로나19가 내게 준 것들”
김노암 “코로나19의 빛과 그림자”
이강현 “잃어버린 자기만의 방”
장수혜 “각국 문화예술계 코로나19 긴급 대응 정책 동향”
성연주 “온라인 긴급토론회 <코로나19 문화예술 긴급지원정책 평가와 제안>” 리뷰
김상철 “피해 증명 급급한 예술협단체, 청원을 넘어 ‘시회적 권리’로”
이연주 “그것밖에 할 수 없는 선택을 하게 만드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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