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44

[칼럼]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파국, 호선제 복원 첫 위원장에 정치인 선출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현장예술인들이 참여하는 자율적 예술지원기관을 표방하면서 지난 2005년 출범했다. 당시 초대 위원장에 김병익 문학평론가가 선출되었는데, 자율적 협의기구라는 기관의 미션에 비추어 위원들의 호선으로 위원장을 선출한다는 법규에 따른 것이다. 그러던 것이 2007년 공공기관운영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준공공기관으로 지정되면서 호선제가 폐지되고 위원장을 문체부 장관이 임명하게 된다. 이후 이명박, 박근혜 정권을 거치면서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블랙리스트 실행기관으로 전락했던 것은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2017년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고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 장관은 같은 해 7월 31일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 위원..

칼럼 2023.01.20

[칼럼] 애도를 통제하지 말라

영국 국립극단이 제작한 는 웨스트엔드에서의 장기 공연은 물론이고 여러 나라의 대도시 순회공연, 라이센스 공연 등으로 엄청난 수익을 올린 작품이다. 이 작품이 이렇게 큰 사랑을 받는 데에는 전쟁을 통과하고 있는 ‘말’과 ‘소년’의 우정에 대한 공감일 터인데, 섬세하고 정교한 말 인형과 인형의 연기가 이 작품에 대한 열광의 한가운데에 있다. 그러나 섬세함과 정교함만은 아니다. 배우와 인형, 인간과 사물이 만들어내는 '말' 연기는 표현 수단이나 스타일을 넘어 인간과 말이라는 서로 다른 존재의 교감을 그리는 드라마를 관통하며 죽고 죽이는 전쟁의 참혹함과 대비되는 순간들을 만들어낸다. 의 뛰어난 말 인형을 제작하고 인형을 조작한 단체는 핸드스프링퍼펫이다. 비록 는 우리 나라 무대에 직접 오지 못했지만, 공연료가 ..

칼럼 2022.10.30

[칼럼] 검열 기구 문화부를 폐지하라- <윤석열차> 검열에 부쳐

“예술을 검열하고 파괴하는 사람들이 결국 예술의 힘을 증언하는 것이다.” 대학에서 예술사를 가르치는 데이비드 프리드버그(David Freedberg)의 말은 를 둘러싼 논란을 바라보는 기준을 제시한다. 비극인 것은 한국의 정부가 예술 표현의 자유를 보호하는 당사자가 아니라 이를 침해함으로써 예술의 힘을 증언하는 측에 섰다는 점이다. 현대의 검열은 임의적인 작품의 변경이나 폐기, 파괴나 예술인 당사자의 신체적 구속과 같은 전통적인 방식과 더불어 예술인이 가지고 있는 의견을 침묵하도록 하는 영향력의 행사까지 포괄한다. 유네스코의 자문기구 지위에 있는 표현의 자유 감시 단체 프리뮤즈(freemuse)가 매년 발표하는 ‘예술적 자유의 상태’에 대한 연차보고서를 보면 예술에 대한 검열은 줄어들기는커녕 오히려 늘어..

칼럼 2022.10.25

[칼럼] ‘K컬처’와 ‘문화도시’, 한국 문화정책이 쌓은 두 개의 거탑과 윤석열 정부 문화정책 전망

최근 정부의 문화정책공약과 전망에 관한 두 개의 짧은 원고를 의뢰받고 썼다. 어차피 같은 주제이고 청탁받은 분량도 엇비슷하여서 어쩔 수 없이 겹치는 내용도 있었지만 똑같은 원고는 아니었다. 같은 원고를 두 군데에 줄 수 없다는 윤리적인 부분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두 원고가 쓰였던 시기가 달랐기 때문이다. 첫 원고가 새 정부 출범 이전에 쓰여졌던 것이라 주로 윤석열 당선인의 대선 당시 공약과 국정과제의 내용을 중심으로 썼다면 두 번째 원고는 새 정부 출범 직후였기 때문에 조금 더 통시적인 관점에서의 분석과 지향점에 대한 요구가 포함되어 있었다. 그 내용을 그대로 옮기는 것은 역시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는 일이니 간단하게, 그리고 좀 더 솔직하게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한국 문화정책의 흐름은 21세기 이후, ..

칼럼 2022.06.14

[칼럼] 문화체육관광부와 국정홍보, 그리고 언론인 출신 장관

정부 수립 이후 문화행정은, 문교부 내 문화국으로 출발하였다. 이후 68년 공보부를 문화공보부로 개편하면서 공보와 문화가 한 부처에 동거해왔다. 공보와 문화행정의 분리는 노태우 정권기인 1990년에 이루어진다. 공보처를 신설하고 문화부를 독립 부처로 했다. 그러나 문화부 독립 기간은 매우 짧았다. 1993년 문화부와 체육청소년부가 통합하면서 문화체육부로 개편하고, 1994년 교통부 관광국이 문화체육부로 이관된 후, 1998년 문화체육부가 문화관광부로 개편된다. 이후 ‘청소년국’이 ‘청소년위원회’로 이관되는 등 관장 업무가 빠지고 더해지는 과정을 거친다. 현재의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는 2008년 정부조직개편에서 비롯된다. 이때 국정홍보처를 해체하면서, 그 기능, 업무, 인력을 고스란히 문체부로 이관..

칼럼 2022.05.12

[리뷰] ‘이 벽화를 지워도 되겠습니까?’가 남긴 것 - 영도 공공미술 공론장 후기

올해 2월 ‘프로젝트 영도’의 공공미술 공론장 사전 퍼포먼스로 게시된 현수막에 대한 반응이 뜨거웠다. “이 벽화를 지워도 되겠습니까?”라는 문장은 한 동안 문화예술계 인사들의 SNS를 뒤흔들었다. 영도 공공미술 프로젝트와 직간접적인 관계를 맺고 있던 기획자나 예술가들, 공공미술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다양한 사람들이 자신들의 의견을 제시하고 이야기를 나눴다. 몇몇 매체에서도 관심을 보이며 분위기를 달구었다. 공공미술과 관련한 논의는 이화동에서 벽화가 지워지는 사건이 일어났을 때 정도가 아니라면 대중적으로 언급되는 일이 많지 않았던 터라 이번 일은 무척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졌다. 여러 반응들이 있었지만, 대략 세 가지 범주로 정리해볼 수 있다. 첫 번째는 냉정한 진단이다. 공공미술에 대한 문제제기 방식으로 진..

칼럼 2022.03.14

[칼럼] 사회를 변화시키고자 하는 예술가들의 안내자 - 표신중을 추모하며

“실패 자체는 문제가 아니다. 실패의 원인을 가리고 원래의 목적을 실현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보다는 새로운 정책 아이템을 만드는 데에 골몰하는 것이 진짜 문제이다. 공공미술이 그렇게 흘러갔다. ‘문전성시(재래시장 활성화)’ 사업은 문화 영역을 떠났고, 문화예술교육 정책도 전과 같지 않을 것이다. 시류에 따라 문화정책에서도 문화복지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대학원 전공을 예술경영에서 복지나 문화복지로 바꾼 눈치 빠른 공무원도 있을 정도다. 특별한 계기가 없다면 커뮤니티 아트도 흘러간 유행가 꼴이 될 가능성이 높다. 제대로 소개된 적도 없는데 말이다.” (표신중) 이 글은 2011년 경기문화재단에서 발간한 주제비평에 실린 표신중의 "미국 커뮤니티 아트의 전개와 한국의 현실"에 실린 한 대목이다. 1997년 ..

칼럼 2021.12.16

[칼럼] “자치분권” 시대 민간협치에 대한 단상 - 대전시 ‘테미오래’ 관리·운영 수탁기관 선정 논란을 보며

대전에는 잘 보존되고 있는 일제강점기 공관이 있다. 바로 “충청남도지사공관”이다. 대전시는 충청남도지사공관을 포함하고 있는 옛 충청남도관사촌을 매입해 시민문화복합공간으로 조성하여 ‘테미오래’라는 이름으로 2019년 4월 6일 개관하여 운영되고 있다. * 옛 충남도관사촌은 1932년 충청남도도청사가 공주에서 대전으로 이전하면서 충남도청 주변인 대흥동 326-67번지 일대에 형성됐다. 현재 지사관사를 포함해 10채의 관사가 남아 있다. 도지사 공관은 시 지정문화재, 1930년대에 지어진 1·2·5·6호 관사는 국가등록 문화재 101호로 지정됐다. (2018. 7. 17. 대전시의회 통과)은 “테미오래에 대하여 문화예술진흥법 제5조의 규정에 따라 민간의 전문성과 창의성을 도입하여 관사촌의 역사⋅문화적 가치를 ..

칼럼 2021.12.16

[칼럼] 예술위 현장소통위 지역간담회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이하 예술위) 현장소통소위원회는 5월 3일부터 9개 권역 지역간담회를 개최하고 있다. ‘대전·충남’ 권역을 시작으로 ‘광주·전남’ ‘강원’ ‘전북’ ‘대구·경북’, ‘세종·충북’ ‘부산·울산·경남’ ‘제주’ ‘서울·경기·인천’으로 이어진다. 이번 지역간담회는 예술위의 주요 사업이 지방으로 이양되는 등 문화분권의 흐름이 가속화되는 현실에서 지역 예술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주요 현안을 파악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더불어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지역 예술현장과의 접점 확대’를 꾀하고자 한다. 지역간담회 공동주최 측인 한국지역문화지원협의회에서 장소 선정과 현장 진행 등을 지원했다. 불안정한 예술생태계 지역간담회 형식은 단순하다. 각 권역별로 지정된 장소에 모여 약 2시간 동안 지역 현장의 의제를 중..

칼럼 2021.06.07

[칼럼] 변화는 어떻게 오는가: 광주시립극단 사태에서 본 예술노동, 예술인권리보장

편집자 주: 관찰해온 바, 오랫동안 현장에서 싸움을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은 자신에 대한 확신이나 변화에 대한 신념보다는 문제가 반복될 수 있다는 것에 대한 우려와 피해자에 대한 공감을 주된 동기로 삼고 있었다. 그런 감정이 견고해 보였던 부조리의 관행을 무너뜨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 글을 청탁하면서 몇 가지 궁금한 부분을 전했고, 이를 고려해 글을 써달라고 요청했다. 그런데 아예 서면인터뷰 형식의 글을 작성해 주었다. 문답으로 전개되지만 인터뷰는 아니다. 질문과 답변이 모두 글쓴이에 의해 작성되었다. (김상철 편집위원) 1. 광주시립극단에서 발생한 일, 어떤 일인가요? 광주광역시립예술단은 시민의 정서 함양과 지방 문화예술 창달을 위해 시민의 세금으로 만들어진 공공예술기관으로 광주시립극단은 광주문화예술회관..

칼럼 2021.05.20

[칼럼] 판데믹 이후, 음악의 갈 길

코로나19는 공공의 장을 닫아버렸다. 유럽 국가들은 한동안 전국을 락다운 상태로 둘 수밖에 없었으며 한국 또한 ‘필수적이지 않은’ 곳들을 닫아버렸고 비대면 수업과 회의가 일상화되었다. 공연장은 그 무엇보다도 위험한 시설로 분류되어 시도 때도 없이 열고 닫기를 반복하고 있다. 많은 아티스트들이 이러한 조치를 감내했다. 사회의 안전을 위하여, 많은 공연이 취소됐다. 페스티벌은 취소되었고, 공연이 이루어지는 장소인 클럽, 펍, 카페 등은 휴업에 들어갔다. 공연계 전반의 매출은 1년 새에 75.3% 감소했다(인터파크 2020년 공연 시장 결산 기준). 이에 음악업계는 지난 1년간 다양한 활로를 모색했다. 독일에서 ‘리스타트19’라는 이름으로 연구를 진행한 마르틴루터 할레비텐베르크대 연구팀은 대형 공연장에서 관객..

칼럼 2021.04.05

[칼럼] 팬데믹 2년 차 문화예술정책 대응은?

영화나 소설에서나 봤던 내용이 2020년에 실현되었다. 예정할 수 없이 계획하고 시작했던 것들이 갑자기 대기상태가 되었다. 그렇게 시작된 기다림은 초조함을 넘어 생존을 고민하게 되었다. 코로나19로 인한 판데믹 상황은 비대면을 강요하였고, 강요의 정도가 높을수록 우리의 일상이 대면을 전제로 설계되어 있음을 체감하게 되었다. 대면의 일상성이 당연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경험은 대면 환경이 무한히 주어진 것이 아니라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가치가 발생하는 유한자원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2021년은 판데믹 2년 차의 해이다. 1년 차의 경험과 사례를 바탕으로 2년 차는 1년차와는 다른 기대를 해볼 수 있지 않을까? 문화체육관광부의 업무는 문화, 예술, 콘텐츠, 관광, 체육을 포괄한다. 거의 대부분이..

칼럼 2021.03.03

[칼럼] 문화다양성 정책의 확대와 정체

문화다양성 정책을 논하기는 쉽지 않다. 문화다양성이 본래 가지는 의미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그 범주가 나뉘는데다 ‘문화다양성’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그 정책이 문화다양성 정책인지에 대한 논쟁을 다시 해야 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문화다양성은 취미와 취향에서부터, 혐오와 차별의 문제까지 그리고 예술인복지에서 차별금지법까지 실로 매우 포괄적인 개념이기 때문이다. 폭넓은 범주를 모두 다룰 수 없다. 그 폭을 2020년 한국사회와 연동한다면, 문화다양성 정책 범주는 한국사회 다양한 구성원의 공존을 해치며, 타인의 다양한 정체성을 존중하지 않는 혐오차별의 배격, 그리고 평화로운 사회통합을 강조해서 다루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2001년 유네스코의 문화다양성 선언이 있었고, 2005년에는 문화다양성 ..

칼럼 2021.01.06

[칼럼] ‘우리의 대표’는 없다: 2020년 국정감사 사후 탐방기

국정감사는 국정 전반에 대한 조사를 의미한다. 현행 제2조에는 국정감사를 상임위원회별로 실시한다고 명시해놓았다. 그러니까 국회를 구성하는 국회의원이 볼 때 한 해에 해당 분야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정책 쟁점에 대한 조사를 통해서 위법하거나 정당하지 못한 일을 밝혀내고 이에 대한 시정을 요구하거나 혹은 잘못된 정책방향에 대하여 자신의 가치관과 철학에 기반하여 다른 대안을 제시하는 일련의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적어도 하반기에 진행되는 국정감사는 입법기관인 국회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일을 살펴볼 수 있는 계기인 셈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올해 처음으로 임기가 시작된 21대 국회에서 문화 관련 이슈 중 어떤 부분을 주로 집어보았나를 보면 대략적인 관심사를 읽을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보도가 없..

칼럼 2020.12.03

[칼럼] 국가예술위원회 전환, 다시 논의를 시작합시다

2016년, 이명박, 박근혜 정부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정부에 비판적인 인물이나 단체를 집요하게 찍어냈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당시 블랙리스트라는 이름의 국가폭력을 실행한 문체부 산하 공공기관은 여러 곳이었는데, 그중에서도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이하 예술위)는 가장 많은 지원 배제를 실행했다는 점에서 대표적인 블랙리스트 부역기관이다. 그랬던 예술위가 여러 차례 예술인과 국민 앞에서 블랙리스트 재발 방지를 약속한 지도 적지 않은 시간이 지났다. 예술위가 블랙리스트 재발 방지를 거듭 약속했다는 것은 곧 법제도 차원의 대대적인 혁신을 이뤄내겠다는 의미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블랙리스트 사태 이후로 지금까지 블랙리스트 재발 방지를 위한 구조적인 변화를 얼마나 이뤄냈을..

칼럼 2020.11.05

[칼럼] 반반의 마음, 할 수 있음과 할 수 없음 사이에서

1 준비 중인 축제의 기획단 사람들에게 장문의 문자를 보냈다. 지난 초여름 작업을 약속했던 공연이었다. 당시만 해도 상황이 좀 더 나아질 거라는 막연한 기대, 정확히는 더 나빠질 수는 없다고 생각하던 시기였다. 객석 거리두기를 하고, 체온을 측정하고, 문진표를 작성하는 것들이, ‘무엇인가 더 하고 있는’ 것으로 느껴지는 때였다. 내가 극장장으로 있는 극장에서 전체 기획의 일부가 이뤄지고, 우리 극단도 참여하는 행사였다. 시인과 음악인의 협업이 중심에 되는 행사에서, 우리 극단이 유일한 연극 참가팀이었다. 나는 공연을 만드는 참여예술가이면서 축제의 방향과 운영을 결정하고 실행하는 기획단으로 참여하고 있었다. 그 당시의 ‘지금’은, 그래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할 수 있을 때였다. 어느새 9월이 되었고, ..

칼럼 2020.09.10

[창간1주년기념칼럼] 공생의 윤리

[문화정책리뷰]가 1주년을 맞았다. 우리에겐 총선이 있었고 여전히 정리되는 듯하다가 언제 그랬냐는 듯 파란이 연속되고 있는 일상이 있다. “범선의 발명은 바로 ‘난파’를 발명하는 것”이라는 폴 비릴리오의 말이 절감되는 시절이다. 사회 통합과 상호작용의 관문이던 공항이 폐쇄되는 세계적 사고의 환경이자 기술과 속도가 되고 있는 중이다. 우리나라 대학도 마찬가지다. 대학이 대재앙과 같은 혼란에 빠져있다. 직접적인 원인은 코로나 팬데믹. 초반 대부분 대학은 개강일 연기로 버텨보려 했으나 곧 비대면 수업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었다. 예술대학 꼴을 띤 우리 대학도 그랬다. 여러 차례 느슨한 조치를 취하려다가 결국 한 학기가 몽땅 온라인 강의로 채워졌다. 그러다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적폐 총장에 대한 퇴임 요구마저 ..

칼럼 2020.07.02

[창간1주년기념칼럼] 대구에서 출판사 꾸려가기

내가 일하는 출판사는 대구에 있다. 며칠 전 돌아가신 김종철 선생이 1991년 『녹색평론』을 창간하여, 2008년 말 소재지를 서울로 옮기기 전까지 쓰던 그 사무실에 깃들어 있다. 『녹색평론』이 대구에 있다는 인연 덕분에 1998년부터 약 10년 동안, 나는 부족한 실력에도 불구하고 김종철 선생 곁에서 출판 일을 배우는 행운을 누렸다. 김종철 선생을 기리며 ‘사상가’, ‘문학평론가’, ‘문필가’로서 못지않게, 김종철 선생은 한국 출판 역사에서 반드시 기억하고 기려야 할 뛰어난 ‘출판인’이자 ‘편집자’였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분이 손수 쓰고 번역한 수많은 책들, 밤잠을 설치며 일일이 교정 보고 편집하여 세상에 내놓은 기념비적인 출판물들을 새삼 일일이 열거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 위업은 앞으로 뛰어난 후..

칼럼 2020.07.01

[칼럼] 한국문화예술위원회 7기 비상임 위원 선임 절차 개선의 의미와 쟁점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는 지난해7기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이하 문예위) 선임을 전면 중단하고 선임 절차를 개편하기 위한 공청회를 열고 현장의 의견을 일부 반영하여 7기 위원 선임절차를 밟았다. 현재 장관의 최종 선임을 앞두고 있다. 필자는 글을 의뢰 받으면서 위원으로서 경험과 생각을 기록하는 것으로 이 글을 상정했지만 문예위 위원 선임 절차 개편을 추동해온 예술인들의 입장1)에서 추천위원회 등 문예위 위원 선임절차 개편의 의미와 쟁점 그리고 앞으로 문예위의 설립 취지이자 시대적 과제인 ‘예술인의 의회’를 실제화해내기 위한 제안들을 일부 담고자 한다. 7기 위원 선임 중단과 절차 개선 작년 11월 13일 문체부가 공지한 문예위 7기 ‘비상임위원 후보자 22 배수 공개 검증’에서 드러난 “여성 후보 0명”..

칼럼 2020.05.06

[칼럼]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운영 실무 책임자가 대학 총장으로 세탁되어 돌아온 사태- 지식인, 소속 대학교수들이자 예술가들이 가져야 할 올바른 고민과 태도

계원예술대학교 제9대 총장으로 송수근이 임명되었다. 임기는 2019년 8월 1일부터 2022년 7월 31까지 3년이다. 주어진 사실들 그는 1988년 행정고시로 공직에 입문하여 2014년 10월부터 문화체육관광부 기획조정실장을 담당했다. 나라가 어수선하던 2016년 12월에 제1차관까지 올랐다. 이어 조윤선 장관이 구속되자 장관직무대행 역할을 지냈고 2017년 6월에 공무원 생활을 마쳤다. - 2019년7월30일 한국대학신문 기사 http://news.unn.net - 인터넷 자료 https://librewiki.net/wiki/송수근 2017년 5월, 새로운 정부로 정권 교체가 이뤄졌다. 전임 정권에서 벌어진 국정 농단이 밝혀지면서 촛불 혁명이 일어나 당시 대통령이 탄핵되고 나서다. 현재는 당연히 여러..

칼럼 2020.0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