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토리얼 52

[EDITORIAL 32] 애도를 통제하지 말라

[문화정책리뷰]가 창간 3주년을 맞았습니다. 돌아보니 지난 한 해 [문화정책리뷰]는 ‘대통령 선거’를 내내 다루어 왔습니다. [대선특집: 문화정책과 국가주의](24호~27호) [특집: 새정부 문화정책 과제를 묻다](28호~31호)를 진행했습니다. 지난 3월 9일 치러진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전후로 발행된 기사들입니다. 이렇게 보니 [문화정책리뷰]가 선거에 엄청 열심히 참여한 것 같습니다. 네 그렇습니다. [문화정책리뷰]가 대통령 선거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을지는 알 수 없습니다. 아닙니다. 아마도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 것입니다. 지난 1년 간 있었던 선거의 여러 과정과 결과, 후보를 정하고 후보들이 공약을 만들고 지지를 얻어 당락의 결과에 이르는 과정에서 [문화정책리뷰] 특집 기사들은 거의 아무런 ..

에디토리얼 2022.10.30

[EDITORIAL 31] 지역, 복지, 매개-기관

대선 이후 시작한 [특집: 새정부 문화정책 과제]가 이번 호에서 드디어 “100인의 의제”를 발행합니다. 지난 28호(4월 5일 발행) “30인의 의제”를 시작으로 편집위원들과 필자들이 동료를 추천하고 필자들이 동료를 추천하고 그렇게 이어져 이 기획을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하나의 주제에 대해 백 명의 필자들의 글을 이어가며 읽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새로운 의제는 새로운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고, 반복되는 의제는 그만큼 절실하게 다가옵니다. 아 정말 좋은 아이디어라고 무릎을 치기도 하고 중요한 의제이지만 엉킨 실타래 같은 현실에서 어떻게 풀어갈 수 있을지 고민스럽기도 합니다. 서로 다른 키워드들이지만 연결점을 만들어가면서 실마리를 찾아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이 기획을 처음 발행했던 28호..

에디토리얼 2022.07.18

[EDITORIAL 30] ‘K컬처’와 ‘문화도시’, 한국 문화정책이 쌓은 두 개의 거탑

두 차례의 전국 선거가 끝났습니다. 선거가 끝나면 당선자와 낙선자가 갈립니다. 그 결과를 받아들이는 것이 우리 사회가 선택한 민주주의 제도입니다. 그러나 과연 선거는 당선자와 낙선자를 가르는 것만일까요. 당선자는 자신을 지지한 구성원들만이 아니라 자신을 지지하지 않은 아니 자신을 반대한 구성원들까지 자신이 표방하는 정치적 비전과 그 실행에 대해 설득하는 임무가 주어지는 것 아닐까요? 그 때문에 설혹 1표 차이의 당선이더라도 그것을 사회가 인정하는 것 아닐까요? 그러한 과정이 곧 통합이고 정치가 아닐지요. 새정부의 인선을 두고 여러 비판이 나오는 것도 당선자의 당연한 임무인 설득에 대한 책임을 요구하는 것이겠습니다. 이제 문화분야의 인선도 계속 이어질터인데 어떠한 비전과 원칙을 보여줄 수 있을까요. 사실 ..

에디토리얼 2022.06.20

[EDITORIAL 29] 언론인 출신 문체부 장관

지난 5월 3일 인수위는 “윤석열 정부 110대 국정과제”를 발표하며 활동을 마무리했습니다. 배포된 자료를 보면 정치행정(상식이 회복된 반듯한 나라), 경제(민간이 끌고 정부가 미는 역동적 경제), 사회(따뜻한 동행 모두가 행복한 나라), 미래(자율과 창의로 만드는 담대한 미래), 외교안보(자유, 평화, 번영에 기여하는 글로벌 중추국가), 지방시대(대한민국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 등 6대 국정목표에 따라 과제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문화에 대한 언급은 국정목표3 사회 분야의 과제 중 “문화공영으로 행복한 국민, 품격있는 대한민국을 만들겠습니다” 입니다. 총 7개의 과제를 제시했는데, 다음과 같습니다. ▪ 일상이 풍요로워지는 보편적 문화복지 실현 ▪ 공정하고 사각지대 없는 예술인 지원체계 확립 ▪ K..

에디토리얼 2022.05.17

[EDITORIAL 28] 새정부 문화정책 과제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마무리되고 새로운 정부를 구성하기 위한 인수위가 활동 중입니다. 선거가 끝났지만 여전히 새정부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지는 못합니다. 인선 등 인수위에서 흘러나오는 소식들로 미루어 짐작할 뿐입니다. 제20대 대통령 선거는 어느 때보다 정책 선거 실종이라는 지적이 계속되었습니다. 문화분야로 한정해보면 더욱 그렇습니다. 선거 당시 두 후보 모두 문화분야 공약을 발표했지만, 비전도 관심을 끄는 사업도 드러내지 못했습니다.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 이후, 사회적 어젠더로서 문화정책은, 그것이 비록 ‘포장지’에 불과할 뿐었을지라도, 언급조차 사라졌습니다. 제18대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된 박근혜 정부는 ‘창조경제’를 주요 국정과제로 제시했지만, 그 결과는 블랙리스트 실행이었습니다. 제19대 대..

에디토리얼 2022.04.05

[EDITORIAL 27] 봄비가 불을 끄고

지난해 11월 각 당의 대통령 후보들이 결정되고 선거가 본격화되던 때 시작한 "대선특집: 국가주의와 문화정책"이 지난주 다섯 번째 글을 마지막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14대 대통령 선거부터 18대 대통령 선거까지 대통령 후보들의 문화공약과 집권 후 문화정책을 살펴보면서 다시 한번 확인하는 것은 선거 기간 발표되는 공약이 그저 빈 약속인 것만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탄핵으로 물러난 박근혜 후보는 집권 후 자신이 아닌 다른 정치 세력을 지지하거나 세월호 특별법을 지지했던 예술가 명단으로 블랙리스트를 실행했지만, 후보 시절의 공약은 "문화가 있는 삶"을 내걸고 문화정책 분야 전 영역에 걸쳐 비교적 체계적인 공약을 발표했었습니다. 공약과 집권 후 실행의 넓은 간극이 있었습니다. 심지어 그 간극은 위헌, 위법한 범죄..

에디토리얼 2022.03.14

[EDITORIAL 26] 문화예산 1% 공약의 시작

지난 13일 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 극장에서는 “제10회 일본 희곡낭독공연”이 을 주제로 한 심포지엄을 마지막으로 폐막했습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한일 양국의 연출가, 비평가, 극장 관계자가 모여 지난 2년 간의 팬데믹 상황에서의 연극을 돌아보는 발제와 토론을 벌였습니다. 한일 양국의 연극 제작 환경은 다르지만 팬데믹의 충격은 깊이 공감하는 것이었습니다. 개막을 앞두고 극장이 폐쇄되는 상황들, 어려운 상황에서 개막한 공연을 찾아와 준 관객들의 뜨거운 지지, 그러나 다른 한편 ‘좋아서 하는 일’을 멈추라는 인터넷의 공격적인 여론 등 한일 양국의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시라이케이타와 안경모 두 연출가는 공연 제작과 관련하여 여전히 불안정성이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팬데믹 초기처럼 극..

에디토리얼 2022.02.15

[EDITORIAL 25] 정책선거와 문화공약의 시작

이명박, 박근혜 정권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태를 관통하는 정권의 인식은 ‘정상화’였습니다. 「문화권력 균형화 전략」(2008) 「문화예술계 건전화로 ‘문화융성’ 기반정비」(2013) 등이 보여주는 바가 그러하지요. 이 두 문건은 각 정권이 들어서자마자 만들어진 것을 보면 아마도 정권의 주요 과제였을 것입니다. ‘좌파의 문화권력 장악’ 식의 잘못된 현실인식은 신념이 되고 국정과제가 되어 반헌법, 위법한 블랙리스트 실행까지도 서슴지 않습니다. 김기춘은 블랙리스트 재판에서 정책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법적 그리고 정치적 판단은 이미 내려졌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가장 강력한 정치적 법적 책임을 물어 탄핵되었습니다. 탄핵 인용에 포함되지는 않았지만 블랙리스트 사태는 박근혜 정권의 반헌법적..

에디토리얼 2021.12.16

[EDITORIAL 24] 권력을 위한 보기 좋은 포장지가 되지 않으려면

여당 대통령 후보가 확정되고, 제1야당도 곧 당내 후보 경선을 마무리합니다. 거대 양당만이 아닙니다. 군소 후보군이라 일컬어지는 정당과 정치인들의 대선 출마 선언이 이어집니다. 여전히 거대 양당 (유력) 후보들이 가장 큰 지지율을 보여주고 있지만, 후보를 정하지 않은 혹은 양당 (유력) 후보 모두에 대한 비토층이 과반을 오간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투표률이 저조할 것이라든가 5% 이내 박빙 승부가 점쳐지기도 하고, 마음을 정하지 않은 중간지대 유권자들의 표심이 어디로 갈지가 선거 결과를 가를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기도 합니다. 거대 양당의 틈바구니가 아니라 절반의 중간지대가 제3지대로 세력화할지도 주목된다고 하는군요. 네. 그렇습니다. 선거, 그것도 대한민국 정치 권력의 최고 정점이라 할 대통령 선거가 이..

에디토리얼 2021.11.05

[EDITORIAL 23] 판데믹의 한 복판에서

[문화정책리뷰]가 창간 2주년을 맞았습니다. 처음 이 매체를 시작할 때 현안을 쫓기보다는 담론 형성을 위한 이슈 발굴에 매진하자는 포부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해부터 [문화정책리뷰] 역시 현안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판데믹이라는 압도적인 현실이 닥쳐왔기 때문입니다. 돌아보면 지난 2년 간 [문화정책리뷰]는 그야말로 ‘판데믹 문화정책 리뷰’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호외: 판데믹과 문화정책’ ‘특집: 판데믹과 문화정책’ ‘특집: 판데믹 이후 전환을 위한 의제’는 물론 칼럼, 이슈 등등에서도 판데믹 이후 전개되고 있는 문화정책 현장에 대한 기록, 판데믹 대응 정책에 대한 리뷰를 다루어왔습니다. 지난 2년 간 우리의 삶 곳곳에 파고들어 온 바이러스는, 특히 문화정책 현장에서 가시적 위력을 발휘했습니다...

에디토리얼 2021.08.25

[EDITORIAL 22] 도착하지 않은 편지

극단 산 를 봤습니다. 코로나19 확진자 이야기입니다. 성민은 가벼운 몸살이라고 생각했던 증상이 코로나19 감염으로 판명되어 생활치료센터로 격리되고 증상이 점점 심각해지면서 다시 병원으로 이송됩니다. 심각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연극은 내내 소소한 웃음들을 만들어냅니다. 동생의 소식에 놀란 형은 이런저런 옷가지들을 층층이 겹쳐 입고 나타나 집안을 소독하다가 밀접접촉자가 됩니다. 어떤 환자는 체구가 커서 음압팩을 닫지 못하기도 하고, 증상이 없지만 이송매뉴얼을 지키느라 들것에 실려갑니다. 2인 1실 생활치료센터나 입원실 풍경을 보면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도 공동생활의 온갖 소소한 갈등을 막지 못합니다. 코로나19에 대해 이런 저런 정보들을 숙지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정작 상황을 맞닥뜨리고 보면 모든 것은 당황스..

에디토리얼 2021.06.07

[EDITORIAL 21] 재난 대응을 너머

얼마 전 극장에 앉아 막이 오르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그날따라 사뭇 다른 객석 분위기가 느껴졌습니다. 왜일까 하고 둘러보는데, 빈 좌석 하나 없이 관객들이 꽉 차 있었습니다. 객석 거리두기로 좌석과 좌석 사이의 빈 공간이 있지만, 꽉 채운 객석은 특별한 분위기를 만들어냅니다. 그 특별한 분위기도 한 몫을 해서인지 그날 공연은 객석과 무대가 호흡을 주거니 받거니 (댓거리를 했다는 것은 아닙니다) 꽉찬 공연이었습니다. 공연을 본다는 건 단지 내가 무대를 직접 지켜본다는 것이 아니라 내 옆의 관객들과 ‘함께’ 보는 것이죠. 라이브니스만큼이나 객석의 일시적 공동체가 공연의 미학을 만들어내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여전히 마스크를 쓰고 문진표를 작성하고 거리두기 좌석에 앉아 공연을 보지만 이만큼이나마 우리는 ‘회복’한..

에디토리얼 2021.05.21

[EDITORIAL 20] 코로나19 문화정책 담론은 어떻게 전개되었나

[특집: 판데믹 이후, 전환을 위한 의제]를 처음 기획할 당시만 해도 우리 사회는 코로나19 대응에 자신감이 높았던 때였습니다. 그러나 바이러스는 우리의 예상을 빗나가기만 하는군요. 백신 접종이 시작되었지만, 4차 파고에 대한 우려가 높습니다. 미래는 알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우리의 예상이라는 것이 정확한 현실에 근거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은 아닐까요. 이번 호 특집 “코로나19 문화정책 담론은 어떻게 전개되었나⑧”(김소연. 김정원)에서는 지난 한 해 코로나19 관련 문화정책 논의들을 정리해봤습니다. 정부와 주요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세미나, 토론회, 포럼, 연구, 조사 등 공개된 자료를 수집했습니다. 이렇게 모아놓고 보니,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지원사업만이 아니라 문화정책 관련 논의의 장..

에디토리얼 2021.04.07

[EDITORIAL 19] 공론장을 위한 전제들

해가 바뀌고 계절이 바뀌어도 판데믹의 위기는 여전합니다. 지난겨울에는 확진자가 천 명을 오르내리면서 의료 붕괴를 걱정할 위급한 상황이 계속되었습니다. 구치소, 요양원 등의 집단감염, 감염경로가 불확실한 지역 전파로 높은 파도처럼 바이러스가 우리 사회를 덮치고 물러서고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지난 겨울의 고비는 꺾였지만 또 다른 파고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지난 해 판데믹의 위기를 직접 목격하게 했던 대구의 폭발적 감염 당시만 해도 충격과 공포는 컸지만 위기가 이렇게 계속되리라고는 미처 예상치 못했던 것 같습니다. 여전히 뜨거운 논쟁의 지속되는 중에 지난달 말부터 ‘백신’ 접종이 시작되었습니다. 아마도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으면서 ‘백신’으로 집단면역에 도달하는 것이 이 위기에 대해 우리..

에디토리얼 2021.03.03

[EDITORIAL 18] 불능의 알리바이 구조 넘어서기

‘판데믹 이후, 전환을 위한 의제’를 기획하던 당시는, 무섭게 퍼져가던 전염병이 잠시 주춤하던 7월이었습니다. 여전히 거리두기와 마스크 쓰기는 계속되었지만 가장 먼저 문을 닫았던 국공립문화예술시설들이 문을 여는 등 다시 일상이 찾아오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대구의 전염 폭발로 빠져들었던 공포는 옅어지고, 바이러스로 멈춘 세계 앞에서 ‘근본적’ 성찰과 변화를 외치던 목소리들도 수그러들었습니다. 그 대신 어서 빨리 이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는 주장들이 터져나옵니다. 바이러스 앞에서 공포에 떨며 우리 삶을 재구성해야 한다던 절박함은 기술에 대한 판타지에 자리를 내주는 것 같았습니다. 어서 빨리 기술에 적응해서, 어서 빨리 시장에 뛰어들라는 것입니다. 문화정책에서도 4차산업혁명, 디지털혁명, 온택트 등등의 말..

에디토리얼 2021.01.06

[EDITORIAL 17] 따라가는 문화정책, 그 이후

또 다시 전염병의 파고가 높아졌습니다. 다시 카페의 의자들은 테이블 위로 올려지고 거리에서도 마스크를 벗는 것은 위험한 일이 되었습니다. 지난 11월 1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개편하면서 문화예술시설에 대한 지침이 완화되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다시 바이러스의 밀도가 높아지면서 다시 거리두기가 강화되고 그에 따라 판매했던 티켓을 취소하고 환불하고 다시 객석 수를 조정하여 판매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공적자금으로 운영되는 국공립문화예술기관이나 단체가 아닌 티켓을 팔아서 운영해야 하는 민간제작의 경우 이러한 불안정성은 활동 중단만큼이나 아니 어쩌면 그보다 더 큰 피해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판데믹이 시작되고 한국은 방역과 경제활동을 병행하는 정책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에디토리얼 2020.12.03

[EDITORIAL 16] 우리시대의 예술지원제도

지난 1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기존 3단계에서 5단계로 세분화하는 한편 다중이용시설에 대해서도 그간 고/중/저위험 시설로 분류했던 것을 중점관리시설과 일반관리시설 등 2종류로 구분하고 시설별로 거리두기 지침을 세세하게 마련했다고 합니다. 그에 따라 공연장에 의무화되었던 ‘객석 띄어 앉기’도’ 완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거리두기 1단계에서는 마스크 착용, 출입자 명단 관리, 환기 소독 등을 의무화하지만 객석 운영에 대해서는 별도 지침을 두지 않아 거리두기를 의무화하고 있지 않습니다. 1.5단계부터 동반자는 함께 관람하고 다른 일행과는 한 칸씩 띄어 앉기, 2단계에서는 공연장 내 음식 섭취 금지 및 모든 객석에 한 칸 띄어 앉기 등의 지침을 정했습니다. 이번 개..

에디토리얼 2020.11.05

[EDITORIAL 15] 공급자 중심의 정책 설계와 공공의존성

지난 호에 발행된 “[선언] 균열과 긴장의 담론장을위하여- 사회적 의제로서의 문화정책”에 대해 여러분들이 이야기를 전해주셨습니다. 관념적 외침이라는 지적도 있고 비장하다는 감상도 있었습니다. 아마 대부분의 독자들은 다소 뜬금없다는 생각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가 하면 ‘절박함’에 공감해주시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절박합니다. 여전히 끝을 알 수 없는 전염병의 시절은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만이 아니라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실의 부조리와 가혹함을 그대로 드러냅니다. 아니 미래에 대한 두려움은 불확실함이 아니라 지금 현실의 가혹함이 그대로 이어질 것이라는 데에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전염병은 마치 지시약처럼 가리워져 있던 우리 사회의 시스템이 억압하는 것 배제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드..

에디토리얼 2020.10.07

[EDITORIAL 14] 사회적 의제로서의 문화정책

긴 장마가 끝나자 태풍이 오고, 전염병은 다시 우리의 삶을 거세게 위협합니다. 마스크를 쓰고 띄엄띄엄 떨어져 앉아 연극을 보고 나오면 마치 밀교의 집회를 치르고 나온 것 같은 시절입니다. 극장 밖 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심야도 아니건만 가게 문은 닫히고 문을 열어두었다 하더라도 테이블에 의자를 올려둔 텅 빈 가게에서 포장 손님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제 조금 진정되고 있지만 바이러스는 우리를 쉽게 놓아주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하는 것만 같습니다. 이 시간이 지나면 우리의 삶은 어떻게 달라져 있을까요. [문화정책리뷰]는 지난 7월 1주년 기념호(13호)를 발간하고 잠시 휴식을 가졌습니다. 4월부터 발행해온 ‘판데믹과 문화정책’ 특집과 호외에 대한 숨 고르기가 필요했습니다. 처음 이 기획을 시작할 당시만 하더..

에디토리얼 2020.09.10

[EDITORIAL 13] 특집 판데믹과 문화정책 ④ "우리의 위기는 무엇인가2"

이것은 새로운 일상인가. 얼마 전 코로나19 전염병으로 달라진 공연장 풍경을 ‘뉴 노멀’이라고 전하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판데믹 이후 극장이 닫히고 공연이 줄줄이 취소되어왔던 상황에서 어렵게 재개하는 공연계에 대한 기사였습니다. 백석 규모의 공연장에서 객석을 30석만 오픈한다거나 오케스트라 공연에서 악기 편성을 줄인다거나 관객들은 문진표를 작성하고 체온을 재고 공연 중 마스크를 벗지 않고 함성을 지르지 않는 등 코로나19 시대의 공연장 풍경을 전합니다. 기사는 관객 30명 공연이 가능한 것이 기획사와 예술가가 단기간의 금전적 이익에 매몰되지 않아서라고 적습니다. 30명 관객을 위해 8명의 아티스트가 ‘재능기부’를 했기에 가능한 공연이었다는 제작사의 인터뷰가 이어집니다. 기사를 이를 두고 코로나19 사태 ..

에디토리얼 2020.0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