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토리얼 44

[EDITORIAL 24] 권력을 위한 보기 좋은 포장지가 되지 않으려면

여당 대통령 후보가 확정되고, 제1야당도 곧 당내 후보 경선을 마무리합니다. 거대 양당만이 아닙니다. 군소 후보군이라 일컬어지는 정당과 정치인들의 대선 출마 선언이 이어집니다. 여전히 거대 양당 (유력) 후보들이 가장 큰 지지율을 보여주고 있지만, 후보를 정하지 않은 혹은 양당 (유력) 후보 모두에 대한 비토층이 과반을 오간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투표률이 저조할 것이라든가 5% 이내 박빙 승부가 점쳐지기도 하고, 마음을 정하지 않은 중간지대 유권자들의 표심이 어디로 갈지가 선거 결과를 가를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기도 합니다. 거대 양당의 틈바구니가 아니라 절반의 중간지대가 제3지대로 세력화할지도 주목된다고 하는군요. 네. 그렇습니다. 선거, 그것도 대한민국 정치 권력의 최고 정점이라 할 대통령 선거가 이..

에디토리얼 2021.11.05

[EDITORIAL 23] 판데믹의 한 복판에서

[문화정책리뷰]가 창간 2주년을 맞았습니다. 처음 이 매체를 시작할 때 현안을 쫓기보다는 담론 형성을 위한 이슈 발굴에 매진하자는 포부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해부터 [문화정책리뷰] 역시 현안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판데믹이라는 압도적인 현실이 닥쳐왔기 때문입니다. 돌아보면 지난 2년 간 [문화정책리뷰]는 그야말로 ‘판데믹 문화정책 리뷰’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호외: 판데믹과 문화정책’ ‘특집: 판데믹과 문화정책’ ‘특집: 판데믹 이후 전환을 위한 의제’는 물론 칼럼, 이슈 등등에서도 판데믹 이후 전개되고 있는 문화정책 현장에 대한 기록, 판데믹 대응 정책에 대한 리뷰를 다루어왔습니다. 지난 2년 간 우리의 삶 곳곳에 파고들어 온 바이러스는, 특히 문화정책 현장에서 가시적 위력을 발휘했습니다...

에디토리얼 2021.08.25

[EDITORIAL 22] 도착하지 않은 편지

극단 산 를 봤습니다. 코로나19 확진자 이야기입니다. 성민은 가벼운 몸살이라고 생각했던 증상이 코로나19 감염으로 판명되어 생활치료센터로 격리되고 증상이 점점 심각해지면서 다시 병원으로 이송됩니다. 심각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연극은 내내 소소한 웃음들을 만들어냅니다. 동생의 소식에 놀란 형은 이런저런 옷가지들을 층층이 겹쳐 입고 나타나 집안을 소독하다가 밀접접촉자가 됩니다. 어떤 환자는 체구가 커서 음압팩을 닫지 못하기도 하고, 증상이 없지만 이송매뉴얼을 지키느라 들것에 실려갑니다. 2인 1실 생활치료센터나 입원실 풍경을 보면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도 공동생활의 온갖 소소한 갈등을 막지 못합니다. 코로나19에 대해 이런 저런 정보들을 숙지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정작 상황을 맞닥뜨리고 보면 모든 것은 당황스..

에디토리얼 2021.06.07

[EDITORIAL 21] 재난 대응을 너머

얼마 전 극장에 앉아 막이 오르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그날따라 사뭇 다른 객석 분위기가 느껴졌습니다. 왜일까 하고 둘러보는데, 빈 좌석 하나 없이 관객들이 꽉 차 있었습니다. 객석 거리두기로 좌석과 좌석 사이의 빈 공간이 있지만, 꽉 채운 객석은 특별한 분위기를 만들어냅니다. 그 특별한 분위기도 한 몫을 해서인지 그날 공연은 객석과 무대가 호흡을 주거니 받거니 (댓거리를 했다는 것은 아닙니다) 꽉찬 공연이었습니다. 공연을 본다는 건 단지 내가 무대를 직접 지켜본다는 것이 아니라 내 옆의 관객들과 ‘함께’ 보는 것이죠. 라이브니스만큼이나 객석의 일시적 공동체가 공연의 미학을 만들어내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여전히 마스크를 쓰고 문진표를 작성하고 거리두기 좌석에 앉아 공연을 보지만 이만큼이나마 우리는 ‘회복’한..

에디토리얼 2021.05.21

[EDITORIAL 20] 코로나19 문화정책 담론은 어떻게 전개되었나

[특집: 판데믹 이후, 전환을 위한 의제]를 처음 기획할 당시만 해도 우리 사회는 코로나19 대응에 자신감이 높았던 때였습니다. 그러나 바이러스는 우리의 예상을 빗나가기만 하는군요. 백신 접종이 시작되었지만, 4차 파고에 대한 우려가 높습니다. 미래는 알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우리의 예상이라는 것이 정확한 현실에 근거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은 아닐까요. 이번 호 특집 “코로나19 문화정책 담론은 어떻게 전개되었나⑧”(김소연. 김정원)에서는 지난 한 해 코로나19 관련 문화정책 논의들을 정리해봤습니다. 정부와 주요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세미나, 토론회, 포럼, 연구, 조사 등 공개된 자료를 수집했습니다. 이렇게 모아놓고 보니,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지원사업만이 아니라 문화정책 관련 논의의 장..

에디토리얼 2021.04.07

[EDITORIAL 19] 공론장을 위한 전제들

해가 바뀌고 계절이 바뀌어도 판데믹의 위기는 여전합니다. 지난겨울에는 확진자가 천 명을 오르내리면서 의료 붕괴를 걱정할 위급한 상황이 계속되었습니다. 구치소, 요양원 등의 집단감염, 감염경로가 불확실한 지역 전파로 높은 파도처럼 바이러스가 우리 사회를 덮치고 물러서고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지난 겨울의 고비는 꺾였지만 또 다른 파고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지난 해 판데믹의 위기를 직접 목격하게 했던 대구의 폭발적 감염 당시만 해도 충격과 공포는 컸지만 위기가 이렇게 계속되리라고는 미처 예상치 못했던 것 같습니다. 여전히 뜨거운 논쟁의 지속되는 중에 지난달 말부터 ‘백신’ 접종이 시작되었습니다. 아마도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으면서 ‘백신’으로 집단면역에 도달하는 것이 이 위기에 대해 우리..

에디토리얼 2021.03.03

[EDITORIAL 18] 불능의 알리바이 구조 넘어서기

‘판데믹 이후, 전환을 위한 의제’를 기획하던 당시는, 무섭게 퍼져가던 전염병이 잠시 주춤하던 7월이었습니다. 여전히 거리두기와 마스크 쓰기는 계속되었지만 가장 먼저 문을 닫았던 국공립문화예술시설들이 문을 여는 등 다시 일상이 찾아오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대구의 전염 폭발로 빠져들었던 공포는 옅어지고, 바이러스로 멈춘 세계 앞에서 ‘근본적’ 성찰과 변화를 외치던 목소리들도 수그러들었습니다. 그 대신 어서 빨리 이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는 주장들이 터져나옵니다. 바이러스 앞에서 공포에 떨며 우리 삶을 재구성해야 한다던 절박함은 기술에 대한 판타지에 자리를 내주는 것 같았습니다. 어서 빨리 기술에 적응해서, 어서 빨리 시장에 뛰어들라는 것입니다. 문화정책에서도 4차산업혁명, 디지털혁명, 온택트 등등의 말..

에디토리얼 2021.01.06

[EDITORIAL 17] 따라가는 문화정책, 그 이후

또 다시 전염병의 파고가 높아졌습니다. 다시 카페의 의자들은 테이블 위로 올려지고 거리에서도 마스크를 벗는 것은 위험한 일이 되었습니다. 지난 11월 1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개편하면서 문화예술시설에 대한 지침이 완화되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다시 바이러스의 밀도가 높아지면서 다시 거리두기가 강화되고 그에 따라 판매했던 티켓을 취소하고 환불하고 다시 객석 수를 조정하여 판매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공적자금으로 운영되는 국공립문화예술기관이나 단체가 아닌 티켓을 팔아서 운영해야 하는 민간제작의 경우 이러한 불안정성은 활동 중단만큼이나 아니 어쩌면 그보다 더 큰 피해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판데믹이 시작되고 한국은 방역과 경제활동을 병행하는 정책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에디토리얼 2020.12.03

[EDITORIAL 16] 우리시대의 예술지원제도

지난 1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기존 3단계에서 5단계로 세분화하는 한편 다중이용시설에 대해서도 그간 고/중/저위험 시설로 분류했던 것을 중점관리시설과 일반관리시설 등 2종류로 구분하고 시설별로 거리두기 지침을 세세하게 마련했다고 합니다. 그에 따라 공연장에 의무화되었던 ‘객석 띄어 앉기’도’ 완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거리두기 1단계에서는 마스크 착용, 출입자 명단 관리, 환기 소독 등을 의무화하지만 객석 운영에 대해서는 별도 지침을 두지 않아 거리두기를 의무화하고 있지 않습니다. 1.5단계부터 동반자는 함께 관람하고 다른 일행과는 한 칸씩 띄어 앉기, 2단계에서는 공연장 내 음식 섭취 금지 및 모든 객석에 한 칸 띄어 앉기 등의 지침을 정했습니다. 이번 개..

에디토리얼 2020.11.05

[EDITORIAL 15] 공급자 중심의 정책 설계와 공공의존성

지난 호에 발행된 “[선언] 균열과 긴장의 담론장을위하여- 사회적 의제로서의 문화정책”에 대해 여러분들이 이야기를 전해주셨습니다. 관념적 외침이라는 지적도 있고 비장하다는 감상도 있었습니다. 아마 대부분의 독자들은 다소 뜬금없다는 생각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가 하면 ‘절박함’에 공감해주시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절박합니다. 여전히 끝을 알 수 없는 전염병의 시절은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만이 아니라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실의 부조리와 가혹함을 그대로 드러냅니다. 아니 미래에 대한 두려움은 불확실함이 아니라 지금 현실의 가혹함이 그대로 이어질 것이라는 데에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전염병은 마치 지시약처럼 가리워져 있던 우리 사회의 시스템이 억압하는 것 배제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드..

에디토리얼 2020.10.07

[EDITORIAL 14] 사회적 의제로서의 문화정책

긴 장마가 끝나자 태풍이 오고, 전염병은 다시 우리의 삶을 거세게 위협합니다. 마스크를 쓰고 띄엄띄엄 떨어져 앉아 연극을 보고 나오면 마치 밀교의 집회를 치르고 나온 것 같은 시절입니다. 극장 밖 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심야도 아니건만 가게 문은 닫히고 문을 열어두었다 하더라도 테이블에 의자를 올려둔 텅 빈 가게에서 포장 손님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제 조금 진정되고 있지만 바이러스는 우리를 쉽게 놓아주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하는 것만 같습니다. 이 시간이 지나면 우리의 삶은 어떻게 달라져 있을까요. [문화정책리뷰]는 지난 7월 1주년 기념호(13호)를 발간하고 잠시 휴식을 가졌습니다. 4월부터 발행해온 ‘판데믹과 문화정책’ 특집과 호외에 대한 숨 고르기가 필요했습니다. 처음 이 기획을 시작할 당시만 하더..

에디토리얼 2020.09.10

[EDITORIAL 13] 특집 판데믹과 문화정책 ④ "우리의 위기는 무엇인가2"

이것은 새로운 일상인가. 얼마 전 코로나19 전염병으로 달라진 공연장 풍경을 ‘뉴 노멀’이라고 전하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판데믹 이후 극장이 닫히고 공연이 줄줄이 취소되어왔던 상황에서 어렵게 재개하는 공연계에 대한 기사였습니다. 백석 규모의 공연장에서 객석을 30석만 오픈한다거나 오케스트라 공연에서 악기 편성을 줄인다거나 관객들은 문진표를 작성하고 체온을 재고 공연 중 마스크를 벗지 않고 함성을 지르지 않는 등 코로나19 시대의 공연장 풍경을 전합니다. 기사는 관객 30명 공연이 가능한 것이 기획사와 예술가가 단기간의 금전적 이익에 매몰되지 않아서라고 적습니다. 30명 관객을 위해 8명의 아티스트가 ‘재능기부’를 했기에 가능한 공연이었다는 제작사의 인터뷰가 이어집니다. 기사를 이를 두고 코로나19 사태 ..

에디토리얼 2020.07.02

[EDITORIAL 12] 특집 판데믹과 문화정책③ "우리의 위기는 무엇인가1"

전염병의 위력이 대단합니다. 이미 나라 밖 상황에서 익히 보았던 것이지만, 우리 역시 상황이 간단치 않습니다. 지난 4월 ‘사회적 거리두기’의 와중에 총선을 치렀지만 전염병 확산 추이에 큰 변화가 생기지 않으면서 5월부터는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되었고 초중고 등교가 시작되었습니다. 여전히 일상은 마스크를 쓰고 생활하는 것이지만 전염병의 위기와 함께 일상의 회복을 위한 기대와 노력입니다. 하지만 간단치 않은 것이, 여전히 집단감염의 위기가 터져나오고 있는 것입니다. 지난 1월 말 일제히 문을 닫았던 공공문화예술시설들이 5월 초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되면서 문을 열었지만 집단감염 위기에서 다시 문을 닫았습니다. 공공예산이 투여되는 사업들에 대해서도 예산 집행을 중단하거나 온라인으로 사업 발표를 대..

에디토리얼 2020.06.08

[EDITORIAL 11] 특집 “판데믹과 문화정책②”

코로나19 위기단계가 ‘심각’에서 ‘경계’로 바뀐다고 합니다. 전염병의 위험이 완화된다는 것은 아닙니다. 전염병의 양상이 달라졌으니 대응이 달라진다는 것입니다. 제한되었던 사회 경제 활동을 재개하되 아프면 휴식, 손씻기, 기침예절, 거리두기 등의 방역수칙은 그대로 유지된다고 합니다. 지난 호에 이어 [문화정책리뷰] 11호는 특집 “판데믹과 문화정책”을 이어갑니다. 이번 호에서는 전염병 시대 문화정책의 대응을 살펴봤습니다. 염신규 “예술지원정책의 기저질환”은 제목처럼 문화정책, 예술정책의 기저를 이루고 있는 경향성에 대해 분석합니다. 현재 발표되고 진행되고 있는 긴급대책들과 현장의 간극이 어디에서 기인하는지 살펴볼 수 있습니다. 김민규 “조급한 마음을 읽어보는 위기의 데이터”는 위기에 대응하는 정책이 어디..

에디토리얼 2020.05.06

[EDITORIAL 10] 특집 “판데믹과 문화정책”

안녕하십니까. 잘 지내시는지요. 이 평범한 인사말을 건네기도 조심스러운 시절입니다. 나라 밖에서 들려오는 소식을 보면 이만큼이라도 위기가 관리되고 있다는 것에 안도하지만, 이만큼의 위기 관리를 위해 많은 이들의 노고와 희생이 뒤따르고 있습니다. 지금의 상황이 언제쯤 회복될지, 이만큼이나마 유지할 수 있을지, 더 나빠지지는 않을지, 위기의 끝은 언제 어떤 모습일지 모든 것이 불확실한 나날입니다. 전염병의 시절 문화예술분야의 위기는 큽니다. 문화예술분야에 대한 공적 지원이 확대되었다고 하지만, 정작 위기가 오고 보니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이 얼마나 불안정한 것인지가 확연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상황의 급박함을 감안하더라도, 현실에 밀려드는 어려움에 비하면 정책의 대응은 더디기만 합니다. 다행히 이번 호를..

에디토리얼 2020.04.06

[EDITORIAL 09] “위원회 위원 대표성과 역할”

지난 해 11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 선임 절차가 장관 임명만을 남겨둔 상태에서 백지화된 후, 현재 문화체육관광부는 위원추천위원 후보자 모집부터 선임 절차를 다시 시작하고 있습니다. 이에 앞서서는 절차 개선을 위한 3차례의 토론회를 개최했습니다. 토론회에서 나왔던 쟁점을 바탕으로 몇 가지 개선안을 마련했는데, 예를 들어 위원추천위원 후보자 추천을 법인단체에 한정했던 데에서 개인 등으로 넓히는 등이 있습니다. 2배수 위원 후보가 공개되고 16명 후보 전원이 ‘남성’들로 구성된 선정결과는, 현재의 절차가 법의 준수마저도 보장하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러나 성비를 어긴 데에서 시작된 이번 논란은 성비 준수를 위한 절차 개선의 문제만이 아니라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 대표성과 역할에 대한 여러 쟁점을..

에디토리얼 2020.03.06

[EDITORIAL 08] “지역성 연구사례3”

이번 호에도 ‘지역성 연구사례’를 이어갑니다. 이번 호에서는 박형준, 이명훈 두 필자의 글을 소개합니다. 박형준 “지역문화정책, 지역 혐오와 착취를 절단하는 힘”은 ‘지역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서 시작됩니다. 네. 이 기획이 시작된 질문도 바로 이것입니다. 박형준은 우리 사회의 일상언어에서 스스럼 없이 지역은 유배의 장소이자 낙후된 공간으로 각인되어 있다고 합니다. 필자는 이를 지역혐오라고 분석합니다. 그렇다면 지역문화운동은 어떨까요? “지역문화의 실천적 역동성을 확보”하는 일이 “지역사회 구성원 스스로 지역의 문화적 인적자원을 착취”하는 상황인 것은 아닌지요. 지역 담론에서 혐오와 착취가 동전의 양면처럼 달라붙어 있는 현실입니다. 이명훈 “돈키호테식 지역연구-순천도큐멘타”는 순천에서 운영하고 있는 예..

에디토리얼 2020.02.03

[EDITORIAL 07] “지역성 연구사례2”

[이슈: 지역성 연구사례]는 지역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서 시작된 기획입니다. 예를 들어 지역문화정책에서 ‘지역’은 무엇일까요? 지역문화정책의 강력한 모티브를 분권이라 할 때, 이때 지역은 자원을 분배하는 효율적 단위로서의 시도군면동 행정구역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정작 문화가 배태되는 삶은 행정구역으로 구획되어 있지 않습니다. ‘지역이란 무엇인가’는 곧 행정구역으로 포획되지 않는 삶의 장소로서의 지역을 어떻게 발견하고 이해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질문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문화정책에서 자원의 고른 배분을 위한 전달체계로서의 지역이 아닌 삶의 장소로서의 지역을 어떻게 발견하고 이해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기도 합니다. 이 질문의 답을 구하기 위해, 지금 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문화기획, 문화활동을 ..

에디토리얼 2019.12.30

[EDITORIAL 06] “지역성 연구사례”

지역은 분권, 즉 권력의 분산에서 호명됩니다. 세종시,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 등등이 여러 문제와 저항에도 불구하고, 수도 이전이 헌법 불합치 판정을 받을 만큼의 저항에도 불구하고, 추진되어왔던 데에는 비대한 서울과 공동화되는 그외 지역의 문제가 현재의 삶은 물론 미래의 삶까지 위협하고 있다는 광범위한 공동인식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한 공통인식을 바탕으로 지역문화정책은 국토균형화전략, 지역분권의 문화버전으로 실행됩니다. 이때 지역은 행정구역으로 이해되고 지역문화정책은 시도군면동으로 자원을 분배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분권이라는 정책 목표를 잠시 옆에 두고 보면, 지역은 삶이 전개되고 삶에서 비롯되는 문화가 형성되는 구체적인 장소입니다. 개개의 삶이 전개되는 모든 장소가 지역이라 할 때 중앙과 지역이라는 ..

에디토리얼 2019.12.02

[EDITORIAL 05] “문화정책과 민주주의”

지난 호 이슈 “정책의 난제들2-협치”를 다루면서 필자들은 이구동성 민주주의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협치”라는 새로운 기술적 프로세스를 고안하면 민주주의가 증대되는 것이 아니라 민주주의를 부단히 증대하는 과정이 곧 협치라는 것입니다. 필자들의 글을 읽으면서 우리가 과연 문화정책에서 민주주의의 문제에 대해 이야기해본 적이 있던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의 문화정책은 문화와 예술이 혹은 문화예술정책이 민주주의의에 기여한다고 말하지 문화정책에서 어떻게 민주주의를 증대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어떠한 논의가 있었던가요. 이번 호 이슈 “문화정책과 민주주의”는 바로 이러한 질문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문화정책은 과연 민주주의에 기여하는지, 문화정책은 어떻게 민주주의에 기여하는지, 혹은 문화정책이 민주주의에 기여해야..

에디토리얼 2019.1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