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토리얼

[EDITORIAL 27] 봄비가 불을 끄고

CP_NET 2022. 3. 14. 17:00

지난해 11월 각 당의 대통령 후보들이 결정되고 선거가 본격화되던 때 시작한 "대선특집: 국가주의와 문화정책"이 지난주 다섯 번째 글을 마지막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14대 대통령 선거부터 18대 대통령 선거까지 대통령 후보들의 문화공약과 집권 후 문화정책을 살펴보면서 다시 한번 확인하는 것은 선거 기간 발표되는 공약이 그저 빈 약속인 것만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탄핵으로 물러난 박근혜 후보는 집권 후 자신이 아닌 다른 정치 세력을 지지하거나 세월호 특별법을 지지했던 예술가 명단으로 블랙리스트를 실행했지만, 후보 시절의 공약은 "문화가 있는 삶"을 내걸고 문화정책 분야 전 영역에 걸쳐 비교적 체계적인 공약을 발표했었습니다. 공약과 집권 후 실행의 넓은 간극이 있었습니다. 심지어 그 간극은 위헌, 위법한 범죄에까지 이르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빈 약속, 지켜지지 않은 약속, 약속과 실행의 간극에서도 어떤 흐름을 발견할 수 있었던 것이 이번 기획에서 눈여겨볼 점이 아닌가 합니다. 필자는 집권 세력의 변화 속에서도 지속되는 경향성을, 문화정책담론장의 위축 때문이라 분석합니다. 이번 기획은 18대 대선에서 일단 마무리하지만 이 문제의식은 앞으로도 계속 진전시켜보고자 합니다.

선거 전 대선특집을 마무리하느라, 이번 호는 두 번에 걸쳐 발행합니다. 이미 발행된 두 편의 대선특집은, 혹 놓치셨다면 꼭 읽어봐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김상철 "[이슈: 공공미술프로젝트⑦] 간주곡: 공공미술이라는 제도화된 정책 시장의 등장, '도시갤러리'에서 '서울은 미술관'까지 - 서울시 공공미술 제도화 탐구"는 지난 호에서 살펴본 마을미술프로젝트에 이어 서울시 공공미술 사업과 정책을 살핍니다. 코로나19 문화뉴딜의 일환으로 시작된 공공미술프로젝트를 분석하는 이번 기획에서 두 편의 '간주곡'은 이 사업의 기원과 전개를 살피면서 예술정책과 그 구현으로서의 사업의 실행에 얽혀있는 여러 쟁점들, 재원, 실행구조, 담론과 실행의 인적 네트워크 등에 대한 여러 문제의식도 함께 살펴볼 수 있습니다.

홍태림 "8기 예술위의 과제"는 7기 예술위 위원인 필자가 7기 활동을 되돌아보고 이제 새정부에서 선임될 8기 위원들의 과제를 제안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7기 활동에서 복원된 위원장 호선제가 제대로 자리잡기 위해 8기 위원 선임 절차에 대한 개선과 현장의 관심을 당부하고 있습니다.

안태호 "'이 벽화를 지워도 되겠습니까?'가 남긴 것- 영도 공공미술 공론장 후기"는 지난 2월 19일 영도문화도시센터에서 개최한 공공미술 공론장 현장을 전하고 있습니다. '이 벽화를 지워도 되겠습니까?'가 발표된 후 있었던 여러 의견들과 더불어 그날 현장에서 있었던 쟁점들을 정리했습니다.

대통령 선거 기간 내내 불타던 산불이 오늘 봄비로 진화되었다고 합니다. 지금은 까맣게 불타버렸지만, 다시 새싹이 돋을 겁니다.

김소연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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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염신규 "[대선특집: 문화정책과 국가주의 ④] 제16, 17대 대선- 문화정책 격변, 전진과 후퇴의 시대에 대한 회고"

염신규 "[대선특집: 문화정책과 국가주의 ⑤] 제18대 대선 그리고 이후, 문화정책의 퇴행과 담론장의 침체"

김상철 "[이슈: 공공미술프로젝트⑦] 간주곡: 공공미술이라는 제도화된 정책 시장의 등장, '도시갤러리'에서 '서울은 미술관'까지 - 서울시 공공미술 제도화 탐구"

홍태림 "8기 예술위의 과제"

안태호 "'이 벽화를 지워도 되겠습니까?'가 남긴 것- 영도 공공미술 공론장 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