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토리얼

[EDITORIAL 37] 엉킨 실타래의 실마리를 찾아서

CP_NET 2023. 6. 14. 12:32

 

 

윤석열정부 1년이 지났습니다. 돌아보면 너무 많은 일들이 일어났지만 한편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대선, 지선을 거치면서 정치권력의 교체가 일어나고 무수히 많은 일들, 거버넌스조직이 붕괴되고 기관 통폐합이 일어나고 이런저런 부적절한 인사와 큰 반발을 불러일으켰던 검열 사건들이 있었습니다. 그 많은 일들은 꼭 윤석열정부에서만의 일도 아닙니다. 그러나 한편 아무 일도 없는 것 같은 정체감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윤석열정부의 국정과제나 문화체육관광부의 업무계획은 모호하고 상충하는 가치들로 어지럽습니다. 그래서 어떤 이는 차라리 이 정부가 일을 열심히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푸념을 하기도 합니다.

 

지난해 이즈음 [문화정책리뷰]특집: 새정부 문화정책 과제를 묻다- 100인의 제안을 진행했습니다. 이후 키워드를 분석하고 의제를 정돈하는 기획을 지속해오고 있습니다. 어려움은 어느 하나 따로 떨어져 있는 것이 없다는 것입니다. 제안의 출발점과 지향은 다르지만 결국 다음과 같은 질문을 공유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안정적인 창작활동을 할 수 있고 그걸로 삶을 꾸릴 수 있는 환경을 어떻게 만들어갈 것이며, 창작활동이 사회-시민과 어떻게 연결될 것인가.” 그리고 이렇게 연결된 전체가 지향하는 사회는 무엇인가라는 것입니다.([특집: 창간 3주년 기념 좌담] 얽혀 있는 의제, 맴도는 담론, 따로 떨어져 있는 주체- "100인의 제안" 읽기)

 

이렇게 복잡하게 얽혀 있는 정책현장에서 무슨 일을 어디에서부터 해야 할지 막막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다시 기원으로 거슬러 오르고자 합니다. 현재의 막막함이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지, 엉킨 실타래 같은 현실의 싹뚝 잘라낼 수 없다면 엉킨 실타래의 실마리를 찾아 더듬어보고자 합니다.

 

“[기획연재: 사건과 논쟁으로 돌아보는 한국 문화정책] 시작하며: 기원을 입체적으로 복기하기”(염신규)는 문화정책에 대한 장기적 시선을 제안하는 기획입니다. 그러나 어떤 하나의 기원을 찾고자 하는 것은 아닙니다. 사건과 논쟁을 다루고자 하는 것은 현재를 구성하는 분절적이고 다층적인 현실을 거슬러 오르고자 합니다. 특히 이번 기획에서는 문화정책의 사회적 맥락에 대해 주목하고자 합니다. 이에 대해 필자는 세 가지 관점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직접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김상철, “[이슈] 왜 예비예술인 지원사업은 예술대학 지원사업이 되었나예비예술인 지원사업을 분석합니다. ‘예비예술인 지원사업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지난 5월 초 공모결과를 발표한 신규사업입니다. 이글은 공모결과에 대한 질문에서 시작해서 이 사업이 입안되는 과정을 추적합니다. 예술대학의 문제, 예술인생애주기별지원, 청년예술 등등의 의제가 그 과정에서 교차합니다. 필자는 이러한 의제들이 공모사업으로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어떻게 굴절되고 있는지를 분석하고 있습니다. 비단 이 사업만이 아니라 정책의제가 사업으로 만들어지는 과정을 생각해보게 합니다.

 

안태호, “[리뷰] 문화예술교육 지역 이관 이후 지특’ ‘꿈다락의 변화에서는 지역문화예술교육센터의 모색을 정리했습니다. 지역특성화문화예술교육과 꿈다락문화예술학교는 오랫동안 지역문화예술교육의 중심축을 형성해 온 사업입니다. 그만큼 지역 이관 이후 각 지역문화예술교육센터의 모색을 살필 수 있는 주요사업입니다. 찬찬한 모색 중의 시도들을 보여줍니다.

 

김정원, “[리뷰] “윤석열 정부 출범 1년 문화정책 평가 국회 토론회는 지난 53일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개최된 토론회 리뷰입니다. 윤석열정부 1년 문화정책의 퇴행과 과잉, 그리고 예술인권리보장법의 과제에 대한 발제와 토론을 전합니다.

 

이번 호에는 문화정책연구모임 행간行間과의 협업 문화정책의 유행을 게재합니다. ‘행간行間은 이번 기획에서 특정 개념 및 분야가 유행하며 문화정책 장에서 중심을 차지하는 현상에 관한 비판적 논의를 진행합니다.

 

“[협업행간行間’: 문화정책의 유행] 두 번째 작업을 시작하며- 문화정책을 유행이라 명명하기는 이번 기획에 대한 문제의식을 담고 있습니다. 담론이라는 렌즈로 문화정책을 살피는 이 기획에서는 누가 무엇을 위해서 특정한 대상을 특정한 방식으로 호출하는가라는 질문으로 문화정책의 주체, 대상, 개념, 전략을 분석할 예정입니다. “[협업행간行間’: 문화정책의 유행] 정책 키워드 별 예산 추이와 사회적 영향의 상관관계에 대하여”(나보리) “[협업행간行間’: 문화정책의 유행] ‘현장이라는 유행에 대한 예비적 고찰”(채태준)으로 이어지는 글은 이러한 문제의식을 새로운 방법론과 시선으로 구체적 논의를 전개하고 있습니다.

 

문화정책연구모임 행간行間과는 두 번째 협업입니다. 다시 함께 할 수 있어서 기쁩니다. 독자 여러분께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협업은 문화정책현장의 다양한 연구진, 필자들의 작업을 소개하는 꼭지입니다. '협업'은 참여하는 연구진, 필진들이 독립적으로 기획 진행하고, [문화정책리뷰]는 발표를 돕습니다. 문화정책 담론을 고민하는 분들께 열려있습니다.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김소연 편집장

 

 

 


목차

 

[기획연재: 사건과 논쟁으로 돌아보는 한국 문화정책] 시작하며: 기원을 입체적으로 복기하기_ 염신규

[이슈] 왜 예비예술인 지원사업은 예술대학 지원사업이 되었나_ 김상철

[리뷰] 문화예술교육 지역 이관 이후 지특’ ‘꿈다락의 변화_ 안태호

[리뷰] “윤석열 정부 출범 1년 문화정책 평가 국회 토론회” _ 김정원

[협업행간行間’: 문화정책의 유행] 두 번째 작업을 시작하며- 문화정책을 유행이라 명명하기

[협업행간行間’: 문화정책의 유행] 정책 키워드 별 예산 추이와 사회적 영향의 상관관계에 대하여_ 나보리

[협업행간行間’: 문화정책의 유행] ‘현장이라는 유행에 대한 예비적 고찰_ 채태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