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리뷰

[데이터리뷰] 매체와 공간 이용 데이터로 보는 지역문화예술활동

CP_NET 2021. 12. 16. 05:00

지난 호에서 국민들의 문화예술향유가 지역별로 큰 격차없이 균형적일까? 라는 단순한 질문에서 출발하여 문화예술문화예술행사의 관람률과 관람횟수의 평균 수치에 근거하여 지역별(17개 광역시도) 문화예술활동의 격차를 개략적으로 살펴보았다. (지역문화예술활동을 데이터로 읽는다면)문화예술 향유 정책이 오랫동안 진행되어 왔기 때문에 지역별로 큰 편차가 없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지역별 격차를 데이터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한편 년도 별 추이에서는 특정 지역의 동향을 확정하기는 어렵지만, 읍면 지역이 상대적으로 많은 광역 지역이 전반적으로 평균 수치가 낮았다.

 

한편 지역별 격차가 있다면, 년도 별로 그 격차는 줄어들고 있을까? 관람률 1순위와 17순위의 차이가 점차로 줄어들고 있거나 전체 평균과 17순위의 차이가 줄어들고 있다면, 지역별 문화예술향유의 편차가 감소하고 있고 이는 그동안의 문화예술향유정책에 의한 효과라고도 볼 수 있지 않을까? <1>은 이러한 차이를 년도별로 정리한 것이다. 1순위와 17순위의 평균 관람률 차이는 약 20%대 중반 이상이고, 전체 평균과 17순위의 차이는 약 10%대 중반 이상이다. 년도 별 추이로 보면 차이가 커지거나 작아지는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다만 2019년도가 이전 년도들에 비해 다소 낮고, 2020년에는 코로나 팬데믹 상황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코로나 팬데믹 상황이 끝나고 이전 환경이 조성된다면 그 차이가 줄어들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해본다.

 

<1> 년도별 1순위/전체 평균과 17순위의 관람률 차이 추이(2014~2020)

% 2014 2016 2018 2019 2020
1위와 17위 차이 26.7 37.6 27.3 19.6 24.8
평균과 17위 차이 19.1 26.6 16.6 12.2 16.7

 

지난 호와 마찬가지로 2014, 2016, 2018, 2019, 2020 문화예술활동 조사 보고서를 분석했다. (2014년 조사부터 17개 광역시도가 변수로 설정. 2018년까지는 문화향수실태조사로, 2019년부터는 국민문화예술활동조사로 조사명이 변경됨)

 

팬데믹 이후 매체 이용 도리어 감소

 

이번 호에서는 지역별 매체와 공간 이용에 대한 조사결과를 통해 지역의 문화예술활동에 대해 한번 더 살펴본다. 매체 환경의 전반적인 발전으로 매체를 통한 문화예술행사 관람이 일상화될 수도 있다. 특히 매체 이용은 물리적 거리와 시간으로 인한 제한을 극복할 수 있어서 관람 의도만 있다면 문화예술행사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줄 수 있다. 이처럼 지역성 한계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점에서 매체 이용은 지역별로 큰 격차가 있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해 볼 수 있다. <2>의 매체를 통한 전체 평균과 17개 지역의 관람률 추이를 보면, 거의 모든 지역에서 약 90% 이상을 보여준다.

 

 

그런데 2020년이 코로나 팬데믹 상황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코로나 팬데믹 상황 이전 년도에 비해 매체를 통한 문화예술행사 관람률이 더 많거나 아니면 비숫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는데, 데이터 상으로는 오히려 더 낮다. 제주를 제외하고 나머지 지역에서 전년도인 2019년에 비해 낫다. 물론 큰 차이가 아닐 수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감소했다. 코로나 팬데믹은 오프라인 활동뿐만 아니라 온라인 활동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일까? 일상생활에서 전반적으로 위축되는 것일까? 국민여가활동조사결과를 보면 여가활동에서는 코로나 팬데믹 이전과 이후 시기에 전반적으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판데믹에서 문화예술활동은 어떠한 변화가 있나” 참조)

 

팬데믹은 우리의 문화에술활동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일까? 대전은 전년도(2019)에 비해 약 20% 정도 감소했고, 동년(2020)에서도 다른 지역에 비해 약 15% 정도 낮다. 매체 이용의 격차를 특정 지역과 연계하여 생각하기가 일반적으로 어렵다는 점을 생각하면 다소 의아한 수치라고 하겠다. 이용된 매체의 대부분이 ‘TV/라디오’(중복응답 87.3%, 2순위 스마트기기’ 37.8%. <2020 국민문화예술활동조사> 90)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관람률과 공간이용률의 상관관계는?

 

매체 이용이 물리적 거리와 시간의 제한을 극복할 수 있는 관람행위라면, 물리적 거리와 시간의 제한이 큰 영향을 미치는 관람행위는 물리적인 문화예술활동 공간 이용이라고 하겠다. 조사 대상인 문화예술활동 공간은 총 14개로 시군구민회관, 문예회관, 복지회관, 청소년회관, 문화원, 도서관, 박물관, 문학관, 생활문화센터, 문화의집, 대학교 부설 사회문화교실, 사설문화센터, 주민자치센터, 민간공연장 등이다. (문화예술활동 공간의 정의와 범주는 아래 참고 참조) <3>은 년도 별 공간 이용률과 이용횟수 평균치를 정리한 것이다. 전체 공간 이용률과 횟수를 보면 2019년까지 다소 증가하는 데이터를 보여준다. 2020년에 큰 차이로 감소한 것은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이라고 하겠다. 그럼에도 몇몇 지역은 2019년 전체 평균보다 높거나(대구, 광주, 세종, 충남), 전년도 동지역 평균보다 높다(대구, 광주, 세종). 그런데 17개 지역별로 보면 년도 별 추이에 따라 어떤 경향(지속적으로 증가하거나 감소하거나)을 보인다고 하기 어렵다. 연도 별로 편차를 보이고 있다.

 

 

그런데 문화예술행사 관람률에서 년도별 추이에서 지속적으로 하위권에 있었던 전북, 전남이 공간 이용률에서는 지속적으로 상위권에 있다는 점이 하나의 경향이라고 볼 수 있다. (“지역문화예술활동을 데이터로 읽는다면참고 )데이터는 특정 지역이 문화예술행사 관람률은 낮으나, 문화예술행사가 진행되는 공간 이용률은 높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문화예술공간 이용행위가 문화예술 관람행위를 직접적으로 설명하지 못하는 것이라 할 수 있는데, 문화예술공간 이용은 관람만이 아니라 교육도 있기 때문이 아닌가 추정해 본다. 만약 그렇다면 문화예술공간에 따라 관람과 교육의 비중에서 차이가 있고, 이러한 차이가 특정 지역에서의 관람률의 차이를 보이는 요인 중 하나일 수도 있지 않을까? 도서관의 경우 문화예술 중 문학 체험과 관련한 문화예술공간이라고 볼 수 있지만, 실제 도서관 이용의 대부분은 문학 체험과의 직접 관련성이 없지 않을까? 그러면 도서관 이용률은 문화예술행사 관람률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할 수 있다. 14개 문화예술활동 공간의 정의를 보면, 문화예술 향유활동을 주요한 기능이 아닌 것으로 정의한 시설물이 있다. 복지회관, 대학교 부설 사회문화교실, 사설문화센터 등이 그렇다.

 

 

공공시설, 민간시설의 이용률 차이와 관람률의 상관관계는?

 

문화예술활동 공간에서 공공 시설과 민간 시설의 이용은 차이가 있을까? 그 차이가 관람률 차이에 영향을 미칠까? 그것이 지역별 문화예술활동의 격차에 영향을 미칠까? 이런 질문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다소 간단하지 않은 데이터 모델을 구성해야 한다. 우선은 공공과 민간 시설을 구분하고, 그 중에서도 관람률에 영향을 미치는 직접적인 요인을 추출하고, 이를 지역별로 규모와 거리에 근거하여 정리하는 모델을 구성하면 어느 정도의 대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렇기 위해서는 세밀하게 분류되고 정리된 데이터가 있어야 하는데, 상당히 무거운 작업과정을 거쳐야 하고 현재로서는 용이하지 않다. 그래서 주요한 공간의 이용률 비교해 본다. 비록 단순 비교라는 한계가 명확하긴 한데 문화예술활동에 대한 질문을 생성할 수는 있지 않을까 싶다.

 

14개 문화예술활동 공간의 이용률 순위를 보면, 주민자치센터와 민간공연장의 이용률이 상위 1위와 2위 이다. (2020년은 도서관이 2, 민간공연장이 3위인데, 이는 코로나 팬데믹 영향으로 보임). <4>를 보면, 1위인 주민자치센터와 2위인 민간공연장의 이용 비중이 50% 이상이고, 1위와 2위의 이용률 차이는 약 5% 정도이다. 2020년에 주민자치센터와 민간공연장 이용률 모두 이전 년도에 비해 감소했고, 특히 민간공연장 감소가 큰 것은 코로나 팬데믹 영향이라 하겠다. 주민자치센터는 공공 시설 중에서 가장 많이 이용하는 공간이고 또한 거주지 근접성이 높다. 민간공연장은 민간 시설 중에서 가장 많이 이용하는 공간이다. 이 두 공간이 공공과 민간의 주요 문화예술활동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고 보고 두 공간의 이용 추이를 살펴본다.

 

 

2020년이 특별한 상황이고 2018, 20192개년도에 근거하여 어떤 흐름이나 경향을 말하기는 어렵다. 전체 평균에서도 주민자치센터가 민간공연장에 비해 약 5% 정도 이용률이 높은데, 지역에서도 전반적으로 주민자치센터의 이용이 민간공연장 보다 더 많다. 민간공연장이 더 많은 지역은 2018년에 5(서울, 광주, 정북, 경남, 제주), 2019년에 4(서울, 대전, 경기, 경북) 이다. 한편 주민자치센터와 민간공연장 이용률 차이가 전체 평균과 비교해서 차이가 매우 큰 지역이 있다. 주민자치센터가 이용이 민간공연장 이용에 비해 약 10%를 훨씬 넘을 정도의 큰 차이가 나는 지역으로 2018년에 대구, 대전, 울산, 경북, 2019년에 부산, 울산, 전남, 경남 이다. 코로나 팬데믹 시기인 2020년에는 공공 시설물로서의 주민자치센터의 역할을 생각해 볼 수 있는 수치를 보여준다. 몇몇 지역은 주민자치센터 이용률이 매우 높을 것을 알 수 있다(세종, 충남, 광주, 대구). 비교하는 연도의 숫자가 적기도 하지만 보여주는 데이터에서는 지역별 경향을 보기가 어렵다.

 

민간공연장은 관람 기능만 있다고 보면, 민간공연장 이용률이 관람률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하는 질문을 떠올릴 수 있다. 물론 지역 내의 민간공연장의 규모라는 한계가 있기는 하다. <5>를 보면, 2018년에 5개 지역 중 서울만 관람률이 상위권이고, 나머지 4개 지역은 하위권이다. 2019년에 4개 지역 중 3개 지역은 관람률이 상위권이고, 경북만 하위권이다. 이를 보면 민간공연장 이용률이 문화예술행사 관람률에 영향을 미친다고 확정하기는 아직 부족하다.

 

<5> 민간공연장 이용률이 더 높은 지역의 관람률 순위 (2018~2019)

  민간공연장 이용률이 더 높은 지역의 관람률 순위
2018 서울(2) 광주(14) 전북(15) 경남(9) 제주(13)
2019 서울(2) 대전(4) 경기(3) 경북(16)

 

 

그럼 주민자치센터 이용을 함께 고려해 보면 어떨까? <6>은 년도별로 관람률 최상위 지역과 최하위 지역과 주민자치센터, 민간공연장 이용 최상위권과 최하위권을 비교 정리한 표이다.

 

 

2018년을 보면, 주민자치센터와 민간공연장 이용의 최상위권 지역들 거의 대부분이 관람률에서는 최하위권이다. 특히 전북과 전남은 관람률 순위와 민간공연장 이용률 순위가 극단적인 양상을 보이고 있다. 2019년도 주민자치센터와 민간공연장 이용의 최상위권 지역들 거의 대부분이 관람률에서는 최하위권이다. 특히 전북과 경북 그리고 전남은 관람률 순위와 민간공연장 이용률 순위, 주민자치센터 이용률 순위가 극단적인 양상을 보이고 있다. 반면 서울과 경기는 관람률은 최상위권인데 주민자치센타 이용률은 최하위권이다.

 

이러한 데이터 비교를 통해 문화예술행사 관람률과 문화예술활동 공간 이용률과는 반비례 관계가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그러한 모습처럼 보인다고 하더라도 그렇게 단정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아니면 문화예술행사 관람률과 문화예술활동 공간 이용률과는 관람률 상향에는 영향이 없지만, 관람률 하향에는 영향을 미친다고 말할 수 있을까? 2018년 경북, 2020년 강원, 충북의 경우를 보면 그럴 수도 있겠다고 생각될 수도 있다. 그렇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럼 문화예술행사 관람률과 문화예술활동 공간 이용률과는 영향을 미치는 관계가 없다고 말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문화예술활동 공간과 시설물을 확충하는 본래적 의미가 없다는 것이 된다. 그래서 이 역시도 쉽게 단정할 수 없다.

 

지역의 문화예술활동에 대한 접근에서 무엇을 주요하게 고려해 봐야 할까? 특정한 한두 개의 요인이 지역민의 문화예술활동에 주요한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이전보다 더 다양한 요인에 대한 고려를 해야 할 수도 있다. 아니면 지역과 지역민의 문화예술활동은 문화예술영역이 아닌 다른 영역에 더 많은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일까?

 

참고 : 문화예술활동 공간의 정의(범주)

구분 정의(범주)
시군구민회관 지방자치단체에서 회의, 공연, 집회의 목적으로 지은 시설
문화예술회관 예술 작품의 전시 공연을 목적으로 지은 시설
복지회관 지역 사회 주민의 복지향상을 위해 설치된 시설
청소년회관 청소년 대상의 다양한 문화활동을 위해 설치된 시설
문화원 일정한 시설을 갖추고 향토 문화 또는 특정 국가의 문화를 전달하기 위해 문화 및 사회교육 사업을 실시하는 비영리시설
도서관
(학교도서관 제외)
온갖 종류의 도서, 문서, 기록, 출판물 따위의 자료를 모아 두고 볼 수 있도록 한 시설
박물관
(미술관 포함)
고고학 자료, 미술품, 인문, 자연, 과학 등에 관한 학술적 자료를 수집, 보존, 진열하여 일반에 전시하는 시설
문화의 집 지역 청소년들의 자유로운 문화예술 체험의 공간을 마련해주기 위해 문화관광부의 예산 지원으로 설치된 시설
대학교 부설 사회문화교실 대학교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강좌 등을 개설하는 시설
사설문화센터
(백화점, 신문사, 방송사 등)
개인 또는 기업체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강좌 등을 개설한 시설
주민자치센터 지역 주민을 위해 읍, , 동 단위로 운영하는 자치센터로 행정업무, 문화, 복지, 편익 시설을 제공함
민간공연장
(공공에 포함되지 않은 공연장)
민간에서 설치한 예술 작품의 전시, 공연을 목적으로 지은 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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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규. () 한국문화정책연구소 이사. 아주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대학 시절 연극이 좋아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문화운동과 조우하였다. 90년대 초반 석사 과정 시절 국내 최초로 노동자를 대상으로 하는 문화생활실태조사를 했다. 2000년대 초 인디문화 관련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게임산업 진흥기관에서 정책, 기획 업무를 총괄하고 문화산업과 예술 분야 정책 및 법제도 개선에 참여했다. 지금의 관심은 예술과 문화산업에서의 공정 환경, 문화예술 분야의 노동 환경, 디지털시대의 문화운동은 무엇일까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