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리뷰

[데이터리뷰] 판데믹에서 문화예술활동은 어떠한 변화가 있나

CP_NET 2021. 4. 5. 12:32

 

 

1년 넘게 판데믹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백신 접종에 대한 기대가 있지만 희망하는 상황이 오기까지는 아직도 긴 힘든 시간을 버터야 할 것 같다. 갑작스레 직면하게 된 코로나19는 사회 전 영역에 걸쳐 큰 영향을 미쳤다. 코로나19는 우리의 일상성에서 대면 활동이 얼마나 큰 토대가 되고 있는지를 상기시켰다. 판데믹이 개인의 삶을 구성하고 유지하는 데 있어서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은 여러 기사, 증언, 기록 등을 통해서 알 수 있다. 또한 코로나 우울증이란 신조어가 생겼고,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통해 코로나 우울증에 대처하겠다는 정책 사업도 있는 것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판데믹은 우리 삶의 일상성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관람률 감소, 만족도 유지

 

문화예술분야도 예외가 될 수 없다. 지난해 기획하고 준비하던 많은 문화예술활동이 멈출 수밖에 없었다. 그 결과 문화예술시장이 급속하게 축소되었다. 시장의 축소는 문화예술작품에 대한 소비의 감소로 나타났다. <2020년 국민문화예술활동 조사보고서>를 보면, 판데믹 첫 해인 지난해 문화예술행사 관람률은 60.5%, 201981.8%에 비해 20% 이상 감소되었다. 이는 2003년 수준인 62.4%보다도 낮다.(문화예술행사는 문학행사, 미술전시회, 서양음악, 전통예술, 연극, 뮤지컬, 무용, 영화, 대중음악/연예 포함) 순수예술 분야만 보면, 관람률이 2020.0%1937.1%보다 낮고, 200621.1%보다도 낮다. 관람률 수치로 보면 문화예술 소비활동이 근 15년 전으로 후퇴한 것이다.

 

소비자의 문화예술활동은 여가활동의 일환으로 선택하는 활동이다. 여가활동에는 문화예술활동 이외에도 휴식, TV시청, 스포츠, 사교활동 등이 포함되고 있기는 하지만 20년 코로나로 인한 문화예술활동의 감소는 여가활동의 위축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여가활동 위축에 영향을 미쳤다면 여가활동에 대한 만족도는 그만큼 낮아지지 않았을까? 지난해에 이어 지금까지도 문화예술활동에 대한 요구가 많은데, 이러한 요구들은 문화예술활동이 여가활동과 만족도에서 의미 있는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은 않을까?

 

여가활동 만족도는 52.5%1956.5%보다는 다소 낮지만, 1847.5%보다는 많이 높다. 2012년 이후 50% 이상이고, 2010년 이전은 30% 수준이다. 문화예술관람활동은 근 15년 전 수준으로 감소했지만, 여가활동의 만족도는 코로나상황 이전의 최근년과 큰 차이가 없다. 여가비용에서도 월평균 156,000원으로 20년과 19년이 동일하다. 참여한 여가활동 유형에서는 1순위에서 5순위 합계를 보면, 사회 및 기타활동, 문화예술관람, 스포츠관람만 낮아졌고, 휴식, 취미 및 오락활동 등은 유사했고, 스포츠 참여활동은 오히려 더 증가 하였다.

 

조사된 데이터로 보면, 계속되는 코로나로 인해 많은 부문에서 많은 사람들이 어렵다고 했는데, 개인의 여가활동과 만족도에서는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여가활동 수치만 보면, 20년이 코로나 상황이었는지 짐작도 되지 않는다. 코로나 상황에서 문화예술시장은 급격한 감소를 했지만 개인의 여가활동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는 개인의 여가활동과 만족도에서 문화예술활동이 차지하는 의미가 크지 않다는 것이라고 하겠다. 문화예술활동이 개인의 여가활동에서 의미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현황이 아니라 희망인 것인가?

 

그런데 1순위만 보면 스포츠참여활동(4.5% ), 문화예술관람활동(2.3% ), 관광활동(0.8% )19년에 비해 20년에 증가를 했다. 코로나로 대면활동이 어려운 시기에 비록 비중은 낮아도 대면활동을 전제로 하는 여가활동이 증가했다는 것은 코로나 영향이 크지 않다고 봐야 할까? 코로나 이전 시기에는 매년 여가활동 1순위에서 문화예술관람할동이 차지하는 비중은 1% 내외였다. 코로나로 문화예술 관람 기회가 축소되었는데 활동은 증가한 것이다. 문화예술활동이 여가활동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적고, 영향이 크지 않지만, 문화예술활동은 소수의 적극적 소비자를 토대로 하는 것일까? 그렇다면 문화예술활동은 소수의 소비자에게만 의미 있는 여가활동일까? 개인의 삶에서 문화예술활동의 의미에 대해 다시 생각해봐야 할까?

 

20년 대면활동에 대한 제한으로 많은 문화예술공연물이 소비자와 대면하지 못했다. 공연예술계의 어려움에 대해 비대면지원이 대안으로 제시되었다.(사실상 유일한 대안) 그렇다면 비대면 관람활동은 증가했을까? 여가활동 중 비대면 문화예술관람활동은 대면에 비해 비중이 많을까?

 

<2020년 국민여가활동 조사보고서>에는 스마트기기 활용에 대한 내용이 있다. 코로나 상황이 아니더라도 스마트기기 활용은 이미 일상활동이 되었기에 스마트기기 활용시간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20년 스마트기기 활용시간은 평일 2시간, 휴일 2.3시간 이다. 스마트기기를 활용한 여가활동 유형을 보면, 웹서핑이 26.2%, 모바일메신저 19.9%, SNS 12.9%로 상위 1, 2,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상위 10개 중 문화예술관람활동에 해당하는 것은 7위에 2.9%를 차지한 드라마/영화 이다. (10위는 TV시청 2.2%) 스마트기기를 활용한 공연예술관람활동은 상위 10위 내에는 없다. 여가활동의 측면에서 비대면 문화예술관람활동은 전반적으로 아직은 매우 미흡하다고 하겠다.

 

한편 <2020년 국민문화예술활동 조사보고서>에는 매체를 활용한 문화예술관람에 대한 내용이 있다. 매체 활용 경험은 90.1%인데, 거의 대부분 영화와 대중음악에 집중되어 있다. 연극을 포함한 공연예술 분야는 1~4% 사이(연극 1.7%9개 유형 중 9. 복수응답)이다. 활용 매체로는 TV/라디오, PC/노트북, 스마트기기, 비디오/DVD/CD로 구분되는데, TV/라디오가 2/3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OTT 경험은 별도로 되어 있는데 38.8%가 활용 경험이 있다고 했다. 만족도 관련해서는 대부분 70% 이상(연극 79.7%)이다. 문화예술관람활동에서 매체 활용은 적지 않고, 만족도도 높은 수준이라고 할 수 있지만, 특정 장르에 한정되어 있다. 20년도 조사결과에는 20년 비대면지원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을 수 있어, 비대면 문화예술관람이 어느 정도의 대안 효과가 있을지는 아직 파악하기 어렵다.

 

 

소득 별 격차 커

 

판데믹상황에서도 개인의 여가생활 만족도는 큰 변화가 없다. 만족도는 기대치에 대한 상대적 반응일 수 있다. 그러면 판데믹상황에서 보여주고 있는 여가생활 만족도는 문화예술활동 측면에서 어떤 해석을 해야 할까? 2020년만이 아니라 이전부터 문화예술활동은 여가생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 못하고 있다. 비중이 작기 때문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 그렇다고 문화예술이 갖는 사회적 가치가 없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소수의 소비자만을 위한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런데 데이터는 그것이 아직은 희망이라고 말하는 것 같다. 앞으로 희망일 뿐이 되지 않으려면 되새김을 해야 하지 않을까?

 

하나 더 추가하면, 소득이 문화예술활동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이미 인지하고 있는데, 코로나 상황에서 소득별로 미치는 영향에서 차이가 있을까? 가구소득별 문화예술행사관람률을 보면, 전체 소득 구간에서 19년에 비해 20년에 감소를 하였다. 그런데 월 가구소득 400만원 이상에서는 1990% 수준에서 70% 수준으로 감소한 것에 비해, 월 소득 200만원 이하에서는 50~60% 수준에서 20~30% 수준으로 감소되어 차이가 컸다. 특히 월 소득 100만원 이하에서는 1951.7%에서 2023.9%로 감속폭이 매우 컸다. 이는 코로나상황에서 저소득층의 문화예술활동은 더 많이 위축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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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규. () 한국문화정책연구소 이사. 아주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대학 시절 연극이 좋아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문화운동과 조우하였다. 90년대 초반 석사 과정 시절 국내 최초로 노동자를 대상으로 하는 문화생활실태조사를 했다. 2000년대 초 인디문화 관련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게임산업 진흥기관에서 정책, 기획 업무를 총괄하고 문화산업과 예술 분야 정책 및 법제도 개선에 참여했다. 지금의 관심은 예술과 문화산업에서의 공정 환경, 문화예술 분야의 노동 환경, 디지털시대의 문화운동은 무엇일까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