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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OTT 환경과 문화산업] 넷플릭스 전에도 OTT는 있었지만

CP_NET 2021. 1. 6. 10:14

10년이면 강산이 바뀐다는 말은 이제 바꿔야 할 상황이 된 것 같다. 20161월부터 본격적으로 한국 서비스를 시작한 다국적 OTT인 넷플릭스가 세상을 이렇게나 바뀔 줄 누가 알았을까.1)  OTT라는 개념은 넷플릭스가 서비스를 시작하기 이전에도 서서히 한국에 유입되었던 개념이었지만, 그때만 해도 문화계의 반응은 상대적으로 미적지근한 편이었다. (사실 한국에서는 본래 OTT라는 말보다, 한국에서 만들었던 기술 신조어인 ‘N스크린이라는 말을 더 사용해왔었다.) 하지만 2020년 지금 한국의 영상산업이 OTT를 대하는 모습은 뜨겁다 못해 콸콸 넘칠 지경이 되었다.

 

 

지금은 뜨겁지만

 

왜 처음 한국에서는 OTT의 유행에 대해서 뜨뜻미지근하게 반응했던 것일까. 앞서 말했던 것처럼 한국에 본격적인 OTT 플랫폼 모델이 처음으로 들어온 것은 넷플릭스가 한국에 진출한 2016년부터이다. 사전 검열 폐지 이후로도 여전히 과거의 중앙통제적·권위적 성격을 놓지 못하는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의무적인 사전 등급 분류 요구는 이미 2010년대 초반부터 지금의 형태를 갖춘 넷플릭스나 훌루(Hulu),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와 같은 OTT의 한국 서비스를 한동안 망설이게 만들었다. 그나마 지상파 방송사를 뭉친 ’(pooq), CJ ENM이 직접 자신이 보유한 콘텐츠로 만든 티빙’(tving), 그리고 SK텔레콤이 자신의 모바일 IPTV 서비스를 OTT 유행에 맞춰 바꿨던 옥수수’(oksusu)와 같은 서비스가 있었지만 기존의 지난 방송 다시보기를 넘지 못하는 수준이었다. 동시에 한국의 영상 시장 상황에서 OTT 서비스의 도입이 성공할 것이라는 기대가 크지 않았던 것도 있다. 이미 2000년대 중반 지상파 방송사들이 연합한 통합 VOD 다운로드 서비스콘팅’(conting)이나, SK텔레콤이 삼성전자가 2000년대 후반 발매한 본격적인 스마트폰이었던 갤럭시S’의 발매에 맞춰 융합적인 서비스로 개시한 호핀’(hoppin)을 야심차게 개시했지만 별다른 화제가 되지 않았던 것도 컸다.

 

애시당초 OTT가 북미를 중심으로 성립이 가능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넷플릭스나 훌루로 대표되는 OTT의 성공은 역설적으로 북미의 유료 방송 산업이 무척이나 비대했던 상황과도 연결된다. 소위 캐치온을 비롯한 영화 전문 채널이나 성인 전문 채널이 아닌 이상 한국에서는 내가 좋아하는 채널을 보기 위해 기본료가 아닌 별도의 채널당 과금을 부담하는 것이 이해가 가는 일은 아니지만, 일본이나 북미를 비롯해 케이블·위성방송이 한국 이상으로 발달한 국가에서는 당연한 것이다. 기본 요금제만 가입해도 볼 수 있는 채널들이 적지 않지만, 조금이라도 그럴듯한 영상콘텐츠를 서비스하는 채널을 보기 위해서는 결국 별도 채널 서비스 가입을 해야 한다. 한국에서 <왕좌의 게임> 등으로 잘 알려진 워너브러더스 계열의 HBO는 물론, 대다수의 스포츠 채널이 그렇다. 이러한 문화의 확립은 방송사들에게는 안정적인 수입을 보장한다는 차원에서 도움이 되지만,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많은 돈을 써야 하니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런 이들에게 OTT 서비스는 큰 매력이 되었다. 실시간으로 콘텐츠를 볼 수 없다는 점은 한계지만, 이미 VOD 서비스가 보편화된 상황에서 조금만 참으면 내가 원하던 콘텐츠는 VOD로 언제든지 볼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OTT는 과감하게 실시간 방송 서비스를 자르고, 기존의 유료 방송보다 압도적으로 싸며, 별도의 추가 과금이 없이 월 단위로 정기결제만 하면 수많은 프로그램을 볼 수 있다는 점으로 북미의 시청자들을 유혹했다. 게다가 요금제에 따라서 계정 하나로 여러 사람들이 함께 볼 수 있는 것도 메리트가 되었다. 이런 현상은 2010년대 초부터 북미지역의 사회 현상이 되었고, (OTT를 보기 위해) 기존 케이블·위성TV 계약을 해지한다는 뜻의 코드 커팅’(Cord Cutting)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였다.2)

 

하지만 한국은 북미와는 전혀 다른 방송 환경을 지니고 있었다. 한국 역시 북미만큼이나 케이블이나 위성방송을 비롯한 유료방송이 보편화된 상황이지만, KBSMBC와 같은 지상파 방송 사업자 정도를 제외하면 딱히 유료방송을 중심으로 이렇다 할 힘을 가진 기업들이 많지 않았다. 1995년 케이블 방송이 전격적으로 허가가 날 때는 두산, 대우, 오리온 등을 비롯한 재벌 기업들이 연달아 진출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찾아온 IMF 경제위기는 케이블 방송에 도전한 다수의 재벌 기업들에게 찬물을 끼얹었다. 수많은 대기업들이 케이블 방송 산업을 정리하는 사이, 그나마 tvN이나 OCN 등을 소유한 CJ ENM 정도만이 유의미한 성장세를 이어나가고 있었을 따름이다. 소비가 전반적으로 침체된 상황에서, 해외와 같은 전면적인 유료 방송 서비스를 시작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지상파 방송사가 지니는 우월적 지위는 한동안 계속될 것처럼 보였다.

 

 

관 주도 진흥정책과 맞물린 변화들

 

그러나 이러한 타이밍에서 한국 정부 특유의 관주도 문화 산업 진흥 정책이 겹치면서 영상 환경은 극적인 변화를 맞이했다. 물론 눈앞에 아른거리는 수익과 이상향만을 생각하는 움직임이었기에 여러모로 문제적인 움직임이었다. 이미 정부는 지난 1991년 방송 산업 육성을 이유로 방송프로그램 의무외주비율 고시정책이나 1998년 문화관광부의 주도로 방송영상산업 진흥대책을 수립하며 영세한 외주제작사를 대량 양산하고, 수직적인 관계의 영상 하도급 구조를 만든 전례가 있었다.3) 그리고 그로부터 약 10년 후, 아직 OTT라는 단어도, N스크린이라는 한국발 신조어도 잘 알려지지 않던 시기인 2009년 이명박 정부와 집권 여당인 한나라당은 날치기까지 동원하면서 1980년대 전두환 정권의 언론통폐합 이후 약 30여 년 만에 신문업과 방송업의 겸업을 허용하는 골자의 통칭 미디어법’(신문법, 방송법, IPTV법 등 관련법 개정)을 통과시켰다. 그리고 그 결과 이제는 한국 미디어 산업에서 절대로 빼놓을 수 없는 존재가 된 JTBCTV조선 등을 비롯한 신문사 산하의 종합편성채널들이 2011121일 동시에 개국하게 되었다.

 

그러나 많은 이들이 우려하던 것처럼 방송 채널이 늘어난다고 하여 미디어 산업에 흐르는 자본의 총량에 극적인 변화가 생긴 것은 아니었다. JTBC 정도만이 모기업인 중앙일보가 1980년 언론통폐합으로 KBS에 강제로 헌납한 TBC(동양방송)의 원대한 야망을 다시 추진하기 위해서인지 매년 막대한 규모의 적자를 감수하며 대대적인 콘텐츠 제작 계획을 시행했지만 4) 한동안 MBN이나 TV조선, 채널A를 비롯한 다른 종합편성채널들은 상대적으로 제작비는 싸면서도 시청자들의 이목은 끌어모을 수 있는 집단 게스트 토크쇼나 사소한 사실도 크게 부풀리는 뉴스속보류의 콘텐츠를 양산하기에 바빴다.

 

이런 상황에서 조금씩 무르익던 OTT 서비스가 한국에도 진출할 기미를 보이기 시작했다. 도저히 한국 시장 내부에서는 채울 수 없는 자본을 충당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되었다. 그러나 처음부터 방송이나 영화 영역의 자본들이 해외에서 물 건너온 OTT에 호의적이었던 것은 아니었다. 이미 2014년 지상파 방송사 3사와 종합편성채널 4, 그리고 CJ ENM은 구글의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유튜브에 대한 보이콧을 선언하고, 대신 자신들의 콘텐츠를 네이버 TV캐스트(, 네이버TV)에 독점 공급할 것을 선언하는 일이 있었다.5) 문제의 핵심은 콘텐츠에 부착되는 광고의 수익 배분 갈등이었지만, 이를 다시 풀어 말하면 콘텐츠에 대한 저작권을 비롯한 온갖 권리를 독점적으로 지닌 한국의 방송사들과 유튜브를 비롯한 온라인 플랫폼 홀더 사이의 주도권 경쟁이 생겼다고도 볼 수 있다. 방송사들은 온라인으로 제공되는 프로그램에 자신들이 제작에 관여한 공을 주장하며 광고 수익 배분에 더 많은 몫을 요구했지만, 유튜브는 그러한 요구에 적극적이지 않았다. 2016년 넷플릭스가 한국 서비스를 시작할 때에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넷플릭스가 한국 서비스를 시작하고 나서도 한동안 대다수의 방송사나 영화 배급사들은 적극적으로 자신들이 지닌 콘텐츠를 공급하기를 꺼려했다. 극히 일부의 예외를 제외하면, 넷플릭스는 콘텐츠를 통해 발생하는 수익을 조회수로 배분하는 것이 아니라 단매’(單買, 편당 구매)를 고수하고 있어 이해가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6)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러한 초기의 갈등들은 한국 영상 업계가 놓인 딜레마와도 연결되어 있었다. 왜 방송사들은 지상파, 종합편성채널, 케이블 할 것 없이 온라인으로 공개하면서 발생하는 광고 수익에 목을 매었을까. 이미 오래 전에 TV 광고 매출이 정체기를 맞이한 것은 물론, 점차 하락 국면에 놓이는 상황에서 종합편성채널의 출범은 채널이 가지는 광고 수익의 평균값도 낮추는 것에 큰 기여를 했다. 역설적으로 오프라인 채널 이외에 다른 수익이 계속 절실했고, 방송사들은 온라인에 모든 것을 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이 되고 만 것이다. 그러면서도 방송사들, 그리고 영화사들 역시 온라인 수익의 배분에 있어서 자신들이 우위에 서길 원했다. 그래야 좀 더 콘텐츠 자본들이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수익 배분을 받는 동시에, 점차 혼미해지고 있는 수익구조에 안정감을 더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10년대 중반에 발생한 OTT 플랫폼과 기존 한국 영상 자본의 충돌은 위기감의 발로였다고 봐도 과언은 아니었다.

 

그러나 이 갈등의 결과는 너무나도 뻔할 것이 예정된 싸움이었다. 한국 내에서는 계속 주도권을 다퉜지만, 정작 해외 서비스에서는 방송사, 영화 배급사 할 것 없이 모든 영상 자본들이 어떻게든 글로벌 OTT 플랫폼과 함께 하기 위해 계속 고군분투했기 때문이다. 모든 자본들이 대개 그러하듯이, 한국 영상 자본 역시 자신들이 위치한 국적내에서 주도권을 쥐고 싶어했지만 한국의 영상 자본은 이미 IMF 경제 위기 이후 오랫동안 지속되는 장기 불황, 최저임금 인상에도 극적인 변화를 보이지 않는 가처분소득, 그리고 이러한 요인들로 인한 산업 전반의 자본 유통의 감소로 인해서 한계는 너무나도 빠르게 수면 위로 드러나고 말았다.

 

 

주도권 갈등 접고 글로벌 시장을 얻다

 

결국 갈등은 빠르게 마무리 되었다. 상대적으로 잃을 것이 없었던’ CJ ENM과 롯데엔터테인먼트, JTBC가 발빠르게 넷플릭스와 손을 잡았다. 한국 이외의 서비스 지역에 자신들이 소유한 영상물을 독점적으로 공급하는 대신에, 이들 영상 자본들은 그에 대한 대가로 넷플릭스에게 제공받았다. ‘단매라는 조건이 변하지는 않았지만, 그러한 조건을 잠시 갈등하다가 결국 수용한 것은 어찌되었든 단매라도 돈을 받는 것이 상대적으로 불안정한 실질적으로 발생하는 수익 배분보다는 상대적으로 용이할 것이라 생각한 덕분이었으리라. 이들 기업들이 뚫은 물꼬는 어느새 점차 커져 거의 모든 영상 자본들이 글로벌 OTT 플랫폼에 자신들의 콘텐츠를 의탁하는 상황을 만들게 되었다. 여기에 JTBC<이태원 클라쓰>, CJ ENM tvN<사랑의 불시착>과 같은 국제적인 성공사례와 함께 넷플릭스가 자체적으로 투자, 제작한 봉준호의 영화 <옥자>, 드라마 <킹덤> 시리즈나 <보건교사 안은영> 등의 성공은 이제 더욱 많은 영상 자본과 제작사로 하여금 글로벌 OTT와 끈끈한 관계를 만들도록 하게 이끌었다. 게다가 2020년 전세계를 강타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여전히 극장 의존도가 높은 영화를 직격으로 강타하며, 영화로 하여금 상대적으로 물리적인 공간에서 자유로운 OTT 의존도를 높이게 하고 있다. 이제 더 이상 방송사나 영화사, 언론에서 OTT에 대한 비판이나 갈등적 양상은 찾기 어렵게 되었다.

 

그러니 이제 영상 문화에는 넷플릭스를 비롯해 곧 한국 정식 서비스가 점쳐지는 애플티비플러스’(Apple TV+), ‘디즈니 플러스’(Disney Plus),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Amazon Prime Video)와 같은 서비스와 끈끈한 관계를 가져 성공하는 길만 남은 것일까. 하지만 앞서도 말했듯이 한국 영상 자본의 극적인 변화는 결국 한국 시장에서 더이상 수익을 창출, 재생산하기 어려운 상황과 관계되어 있다. 영화의 경우, 2000년대 초부터 이어진 정부의 영화 자본 육성 정책과 이를 틈타 CJ ENM이 방송과 함께 영화에서도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며 오리온 계열의 쇼박스나 롯데엔터테인먼트 등과 함께 과점적인 지위를 행사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 더이상 한국에서 수익을 내기 어렵다고 판단한모습은 많은 시사점을 낳는다. 방송은 물론 영화 역시 최대한 거대 자본이 수익을 잠식할 수 있도록 구조가 형성된지 오래임에도, 비대해진 자본은 더이상 한국 내에 머물러 있어서는 재생산이 어려운 상황이 된 것이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 영상 자본들은 자신들의 주도권을 잠시 양보하고 글로벌 OTT와 함께하는 길을 열었다. (물론 지상파 방송사는 여전히 자신들이 이미 지닌 권위를 도저히 놓기 어려워서, 기존에 운영하던 OTT 서비스인 SK텔레콤의 옥수수와 합쳐가며 새로운 OTT 서비스 웨이브’(wavve)를 만들어 계속 자신들이 일정한 주도권을 지니기를 원한다.) 그러나 언제까지 이러한 기묘한 동거가 통할 수 있을까. 역설적으로 OTT에 대한 붐이 커지든, 수그러들든 간에 다시 갈등은 예정된 상황이다. 마치 스마트폰의 등장과 함께 보편화된 애플의 앱스토어’(App Store)나 구글의 플레이 스토어’(Play Store)와 같은 어플리케이션 스토어’(Application Store)가 등장 초기만 하더라도 플랫폼이 수익의 30%만 가져간다고 호평했지만, 차츰 이 질서가 익숙해지자 ‘30% 배분도 너무 많다며 이율배반이 일어나는 상황인 것처럼 지금의 상황도 여전히 속으로는 매우 유동적이다. 이미 북미의 경우에는, 앞서 언급한 디즈니 플러스를 비롯해 워너브러더스, 파라마운트와 같은 할리우드의 거대 자본들이 넷플릭스나 아마존과 같은 기존 OTT 플랫폼과의 연을 끊고 자신들의 콘텐츠를 집중적으로 서비스하며,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수익이 배분될 수 있도록 하는 전용 OTT’가 속속 등장하는 상황이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성공의 길만 남은 것일까

 

허나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1990년대의 섵부른 외주 프로그램 육성 정책, ‘권언유착이라는 소리를 들어도 할 말이 없었던 2009년의 미디어법 날치기에 이어 다시 산업 육성이라는 틀에 집착하는 상황이다. 지난 62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중심으로 기획재정부, 문화체육관광부, 방송통신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금융위원회, 고용노동부가 함께 발표한 디지털 미디어 생태계 발전방안에는 OTT에 대한 강력한 육성 정책과 규제 철폐를 통해 국내 미디어 시장규모 10조 원, 콘텐츠 수출액 134.2억 불, 글로벌 (OTT) 플랫폼 기업 최소 5라는 구호를 제시했다.

 

이미 할리우드라는 막강한 대형 영상 자본이 다시 OTT에서도 맹위를 발휘하려는 가운데 이러한 구호가 정말 실현 가능할지도 의문이지만, 이러한 구호는 여전히 정부가 영상 영역은 물론 문화 전반을 바라보는 시선이 여전히 변한 게 없음을 다시 스스로 입증하고 말았다. 모두가 글로벌수익에 눈이 먼 가운데 여성주의/페미니즘 작품과 독립·예술영화 중심의 OTT 서비스를 모색하는 퍼플레이’(https://purplay.co.kr)등의 대안적인 OTT에 대한 주목도, OTT 서비스는 계속 증가하지만 정작 이들 프로그램을 만드는 노동자의 권리는 아직도 미비하며, 문화 영역의 왜곡된 작동방식에 대한 접근도 부재하다. 자본도, 정부도 어떻게든 이 시국한탕을 하고 싶다는 욕망만이 가득 차 있을 뿐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영상산업은 정말 발전진흥을 맞이할 수 있을까. 누군가는 돌림노래처럼 봉준호의 <기생충>과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같은 신한류를 부르겠지만, 이미 지난 20년간 그랬던 것처럼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작품을 만드는 것이 문화 활동의 목표는 결코 아니며, 그럴 수도 없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각주>

1) Over the Top. 케이블이나 위성방송의 셋톱박스(set-‘top’ box)를 넘어 다양한 기기에서 미디어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는 서비스를 총칭한다.

2) 케이블TV 해지 급증..TV로 이동?, 연합뉴스, 20101114.

3) 외주정책 산정기준과 의무편성비율 종합개선방안 연구, 방송통신위원회·한국전파진흥원, 200812.

4) 작년 실적에 미소짓는 JTBC MBN, 고민하는 지상파, 기자협회보, 2018328,

5) 네이버 품에 안긴 방송사 윈윈(win-win) 할까?, PD저널, 20141111

6) 콘텐츠 공룡, 국내 활보 본격화, 동아일보, 2016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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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상민. 문화평론가,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기획차장. 합정만화연구학회 회원. 서울과학기술대학교 IT정책전문대학원 디지털문화정책전공 석사과정 휴학 중이다. 아직 중학생이던 시절, 어떻게 하다보니 만화웹진 []의 객원 필진이 되면서 생각지도 않게 문화에 대한 글을 쓰게 되었다. 이후 [바이러스]의 문화부 기자로 활동하면서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해, 10년 넘는 시간 동안 만화나 영화를 비롯해 다양한 문화 영역에 대한 비평과 칼럼을 작성하고 있다. 2016년부터는 모두를위한극장 공정영화협동조합 조합원이 되어 인문상상시네마’, 영화진흥위원회 연구 <공공상영관 개념화를 위한 기초연구> 등의 작업을 함께 했으며, 2019년부터는 방송 노동 인권을 위한 단체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에서 상근 활동가로, 그리고 함께 만화를 고민하는 동료 연구자와 함께 합정만화연구학회를 만들어 만화와 페미니즘 사이의 관계성을 고민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저서로는 지금, 독립만화(2019, 한국만화영상진흥원)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