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교육지역화인터뷰⑦] 생태교육부터 꿈터까지- 국혜원 제주문화예술재단 예술교육팀장 (안태호)

 

편집자 주: 문화예술교육 예산 지역 이관 이후 지역특성화 문화예술교육과 꿈다락예술학교의 변화를 개괄한 기사(기사 보기)를 게재한 이후, 문화예술교육 지역화 이슈에 대해 보다 상세한 변화의 양상을 알고 싶다는 요청이 있었다. [문화정책리뷰]에서는 문화예술교육의 지역화 상황을 살피고자 전국 17개 광역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인터뷰를 연재한다.
    
1. 31개 기초센터 만들기라는 과제 앞에서- 황연정 경기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장
2. 사업이 아니라 정책을 전달하는 시기 -  김영경 인천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장
3. 사회적 의제와 결합하는 문화예술교육 - 이민석 경북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장
4. 파트너를 찾고, 협업을 통해 함께 성장한다 - 서하나 강원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장
5. 연대와 협력말고는 방법이 없다_ 서환희 광주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장
6. 자극을 제공하고 변화를 촉진하는 파트너 - 전남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강수정 센터장 (안태호)

 

 

 

제주는 다양한 측면에서 육지와는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다. 섬이라는 지리적 특성은 생태문화예술교육에 대한 요구를 불러일으키고, 혈족과 친인척을 넘어 지연, 학연을 모두 포괄하는 독특한 관계 양식인 괸당문화가 여전히 건재하다. 제주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는 어느 정도 기반이 잡혀있는 제주, 서귀포 권역은 물론, 상대적으로 인프라가 열악한 동부와 서부권역의 거점 지원사업을 통해 제주지역 전체의 문화예술교육 기반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 우도와 추자도 등 부속 섬에 대한 지원사업도 다른 지역과는 조금 구별되는 특성이다. 국혜원 팀장을 만나 지원사업의 개편 방향과 거점사업 운영, 장애인 문화예술교육, 네트워킹과 역량강화 사업, 꿈꾸는 예술터 운영 방향까지 전반적인 제주문화예술교육의 현황과 과제를 들어보았다

 

 

 

 

지역 현황에 맞는 재구조화 진행 중

 

안태호: 2023년 센터 지원 예산이 없어지면서 예산 이관이 본격화 됐다. 제주센터는 어떻게 판단하고 대응하고 있나.

국혜원: 급작스럽게 센터 운영비가 삭감되며 혼란이 있었다. 많은 지역에서 국비가 없으니 지방비 매칭이 불가하여 예산 삭감이 이뤄졌다. 제주도 마찬가지였다. 그나마 제주는 몇 해 전부터 센터 운영비에서 인건비 편성을 최소화하고 나머지 인원들을 정규직으로 배정해서 인건비 영향은 덜 받았다. 그래도 어쨌든 센터 운영비가 삭감되니 지원사업 평가 관리라든지 기획 사업 성과 공유 등 네트워킹과 역량 강화 프로그램이 어쩔 수 없이 위축되는 측면이 있었다.

 

안태호: 지방비 전환 이후 변화는 어떻게 체감하는가. 다른 지역에서는 지역의 재량이 늘어났다는 점을 짚기도 하더라. 기반 구축 사업에서 꿈다락이나 지역특성화 사업의 경우 사업명을 바꾸거나 사업 지침을 지역에서 만들며 교육 회차나 강사비 등을 조정하는 것이 수월해졌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국혜원: 광역 단위 사업에서 지역특성화 문화예술교육 사업과 꿈다락 토요문화학교가 메인 사업으로 그동안 진행되어 왔는데, 이제 좀 더 지역 현황에 맞게 사업 방향과 가이드를 조정하는 재구조화되는 작업들을 많이 진행하고 있다. 강사비의 경우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하 진흥원)을 기준으로 삼다 작년에 제주도인재개발원의 기준으로 맞추라는 요구가 있었는데, 오히려 인재개발원의 기준이 더 낮았다. 그래서 진흥원 기준의 강사료를 고수하고 있다.

 

안태호: 강사료는 동결했다는 이야기인가? 강사들이 제일 불만이 많은 지점인데, 어려움이 있었겠다.

 

국혜원: 이런 부분이 어쩔 수 없는 점인 것 같다. 도에서는 인재개발원 강사비를 따르라고 계속 이야기하는데, 재단에서는 강사료 인상은 못하더라도 낮출 수는 없다는 생각에 진흥원 기준을 따라야 한다고 방어했다. 그나마 나은 것은 진흥원 지침을 따르고 진흥원에서 좀 부족했던 건 지역 지침을 따라서 취사선택하고 있다.

 

안태호: 지자체와는 협력이 잘 되는지 궁금하다. 전에는 광역시도가 예산 매칭의 통로 역할만 했는데, 지방비로 편성되니 지자체에서 정책적 요구들이 들어오는 경우가 있다고 들었다.

 

국혜원: 담당 공무원의 성향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다. 지자체에서 관리 감독을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도에서 요구사항은 많아졌는데 개선이 필요한 지점에서는 좀 미온적인 것 같아 아쉽다.

 

 

행정시 체계에서 광역 센터의 역할

 

안태호: 꿈다락과 지역특성화를 포함한 지원사업의 개편 방향은 어떻게 진행되었나.

 

국혜원: 지역 현황에 맞춰 대상 맞춤, 거점 지원, 연구 지원 등 세 가지 트랙으로 개편했다. 대상 맞춤형은 생애주기 형과 교육 대상에 따른 사업이다. 유아 문화예술교육과 꿈다락 문화예술학교, 20 플러스라는 이름의 성인 대상 사업, 장애인 문화예술교육이 포함되어 있다. 대상 맞춤형이 참여자에 따른 사업이라면, 거점 지원형은 지역이나 공간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신설했다. 문화예술 교육 거점 지원사업과 어디서나 문화예술 교육 지원사업 등이 여기에 속한다.

 

안태호: 거점사업은 아르떼에서 진행했던 기초 거점사업과도 유사한 방식이겠다. 확실히 광역에서는 기초와의 연계와 협력이 중요한 이슈라는 걸 생각하게 된다.

 

국혜원: 그렇다. 제주도의 경우 제주시와 서귀포시가 있지만, 행정시 체계고 자치단체가 아닌 시스템이어서 조금 다른 조건이라는 특성도 있다. 현재 도정에선 기초자치단체 부활을 추진 중인데, 기초자치단체가 부활한다고 해도 기초 단위의 문화재단들이 생길지는 먼 미래의 일이다 보니 제주재단은 광역이면서 기초재단의 역할을 감당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안태호: 그렇다. 제주문화예술재단은 다른 광역과는 조금 다른 포지션이다. 그래서 지역 거점에는 어떻게 접근하고 있나.

 

국혜원: 보통 제주를 한라산 기준으로 산북과 산남으로 나누는데, 제주시와 서귀포시는 어느 정도 인프라가 갖춰져 있는 편이다. 그런데, 제주를 네 개 권역으로 나눴을 때 동부권과 서부권의 경우 인프라나 자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그래서 민간에서 역할을 할 단체들을 동부권과 서부권에서 한 곳씩 선정하려 했다.

 

안태호: 제주에 대해 잘 알지 못하면 확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보통은 제주시에 비해 서귀포시가 열악하다고 생각하기 마련이니까.

 

국혜원: 맞다. 그런데, 생각한 대로 되지는 않았다. 문화예술교육 지원사업은 보통 15회 차시 내외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방식인데, 거점의 경우 지역을 연구하고 자원을 네트워킹하고, 연결된 인력들이 함께 프로그램을 개발해서 실행하는 것을 2년 과정으로 설계했다. 동부권역에서는 1개 단체가 선정되어 사업을 진행 중이다. 그런데 서부권에서는 이런 사업이 처음이다 보니 거점 지원에 대한 이해가 좀 부족했는지 단체들이 본인들이 하고 싶은 프로그램을 가지고 와서 선정을 못했다. 25년에는 서부권을 선정해서 균형을 맞춰보려고 한다.

 

안태호: 거점 사업에 대한 평가는 어땠는지도 궁금하다.

 

국혜원: 처음 해 보는 방식의 사업이어서 단체가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 동부권과 서부권 모두 단체나 공간이 있어도 운영하는 사람들은 제주시나 서귀포시내권에서 출퇴근하는 방식이 대부분이다. 지역에 밀착하는데 일정 정도 한계가 있다. 거점사업에는 인력을 포함한 자원을 발굴하고 인터뷰 등 지역 리서치와 네트워킹이 포함되어 있다. 지역 주민들의 니즈를 확인하고 프로그램까지 운영하는 내용이다. 사업 심의할 때부터 심의위원들이 4천만 원 예산에 과업이 많다는 이야기를 할 정도였는데, 재단 입장에서는 권역별로 종합적인 접근을 하는 파트너를 만들고 싶다는 지향이 컸다.

 

안태호: 어디서나 문화예술교육 지원사업은 찾아가는 프로그램의 형식인가?

 

국혜원: 맞다. 특히 제주에는 우도나 추자도 같은 부속 섬들이 있다. 동부와 서부 이야기를 했지만, 부속 섬은 인프라가 더 열악하다. 지역 격차 해소를 이야기하며 지원사업을 통해서 읍면 지역 활동을 요청하지만, 사실상 부속 섬까지 미치지 못한다. 그래서 별도 트랙을 만들어 부속 섬 대상 프로그램 운영을 우대하는 것으로 설계했다. 찾아가는 프로그램이다 보니 긴 회차로 갈 수는 없지만 짧게는 2회에서 44회 차 정도 수업을 진행한다. 지역의 경로당이나 초등학교 등을 찾아 짧지만 의미 있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도록 했다.

 

안태호: 확실히 다른 지역과는 문화적 차이도 있지만, 지리적인 차이도 두드러지는 것 같다.

 

국혜원: 부속 섬에는 우리가 흔하게 보는 미술학원이나 태권도학원도 없다. 만성적인 인력 부족에도 시달린다. 일례로 추자도 어린이집에서 2024년 초 선생님을 구하지 못해 폐원 위기를 맞기도 했었다. 이러한 열악한 상황이 안타까워 유아 문화예술교육 예산으로 추자초등학교 병설유치원과 우도초등학교 병설유치원, 어린이집에 짧은 프로그램을 지원하기도 했다. 2025년에는 일주일 정도의 아트캠프를 추진하면 어떨까 생각 중이다..

 

 

첫 문화예술교육 지원사업 만족도 높아

 

안태호: 연구 지원 트랙에 대한 설명도 부탁한다.

 

국혜원: 연구 지원형 트랙은 첫 문화예술교육 활동 지원사업과 주제 연구 활동 지원사업으로 나뉜다. 첫 문화예술교육 활동 지원사업은 문화예술 교육의 사업에 참여한 경험이 없는 예술가나 기획자들이 문화예술교육 영역으로 확장하도록 거드는 사업이다. 참여자 선정 이후 인큐베이팅 과정을 거치고 실제 프로그램을 기획해서 실행해 보는 과정으로 운영하고 있다. 주제 연구는 기존의 프로그램을 좀 더 발전시키거나 문화예술 교육 정책 연구를 지원하고 있다.

안태호: 첫 문화예술교육 지원사업 이름이 좋다. 참여자들의 성장이 잘 보이는지 궁금하다.

국혜원: 첫 문화예술교육 지원사업은 2021년에 만들어졌다. 기존의 문화예술교육 지원사업은 개인으로는 신청이 안 되는데, 첫 문화예술교육 지원사업은 개인도 신청할 수 있다. 문화예술교육 실행에 관심이 있는 개인이나 단체가 사업을 운영하는데 필요한 역량이나 과정들을 익히고 실제 프로그램을 간단하게 운영해 보는 것까지 설계했다. 이 과정을 거친 팀들이 이후에 공모사업 등에 참여하게 되면서 만족도도 높고, 성과도 거두고 있다고 생각한다.

 

안태호: 주제 연구는 다채롭게 들어오는지도 궁금하다.

 

국혜원: 주제 연구 지원사업은 두 트랙으로 나눠서 진행한다. 연구형은 교육 대상이나 주제 등에 대한 연구 과정을 지원하고, 실험형은 사회 이슈에 대응하는 프로그램의 개발과 실행을 지원한다. 생각만큼 많은 팀들의 지원이 있지는 않았다. 사회 이슈에 대응하는 문화예술교육이 좀 어렵게 느껴진다는 의견들이 있어서 2025년부터는 생태, 기후 위기, 다양성 이 세 가지를 중심으로 정리하려고 한다.

안태호: 지금 상황에서는 민주주의를 주제로 제시해야 하는 거 아닌가.

 

국혜원: 시대에서 요구하는 사항을 반영해야 하니 그 말도 맞다. 일단은 사업공고가 나간 상태라서 지원이 얼마나 들어올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안태호: 인력양성이나 역량강화, 네트워크와 관련해서는 어떻게 일을 진행하고 있나.

 

국혜원: 기본적으로는 문화예술교육 단체를 대상으로 역량 강화 워크숍이나 네트워킹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2024년에는 네트워킹 프로그램을 여러 차례 운영하며 만남을 통해 시너지가 생기기를 바랬다. 예를 들면 문화예술교육사 현장역량 강화사업이 있지만, 지금까지 문화예술교육사분들만을 대상으로 재단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했던 적이 없더라. 그래서 문화예술교육사와 예비 문화예술교육사, 그 외 관심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네트워킹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교사들과 예술단체가 만나는 네트워킹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했다. <밋-업데이>라고 앞으로 한해 44회 차 정도는 다양한 주체들이 만날 수 있게 진행하려 한다. 역량 강화 워크숍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지원사업 선정 단체 대상 워크숍 이외에 교원 연수 프로그램도 계속 진행해 왔는데, 아직까지 인지도가 그렇게 높지는 못한 상황이다. 사람들이 재단의 역량강화 사업에 대해 인식하고 어느 시기에는 그것이 진행된다는 것을 예상할 수 있도록 정례화를 추진 중이다.

안태호: 꿈꾸는 예술터는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 2025년 개관이라고 들었다.

 

국혜원: 2025년이면 춘천과 제주가 마지막으로 개관해서 전국적 꿈꾸는 예술터 12개가 운영된다. 광역재단에서는 제주가 유일하게 운영하는 케이스다. 나머지는 기초재단이나 민간이 운영하고 있다. 꿈꾸는 예술터가 제주 문화예술교육의 거점 역할을 해야 하지만, 중문 지역에 개소하는 만큼 현재로서는 서귀포의 거점 역할을 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안태호: 리모델링을 했을 텐데, 원래 건물은 어떤 용도였나

 

국혜원: 옛 중문 119소방센터 건물을 리모델링해서 다른 지역에 비해서 규모는 크지 않은 편이다.

 

안태호 : 꿈꾸는 예술터의 활동 방향이나 지향은 어떻게 잡고 있나

국혜원: 리모델링 공간은 공간이 가져왔던 역사성이나 정체성을 담는 경우가 많다. 시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소방서 공간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정서적인 안정이나 치유 쪽에 방향을 둔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생태문화예술교육과 괸당문화 그리고 더 넓은 참여

 

안태호: 제주는 다른 지역과는 많이 구별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섬, 바다, 한라산 등 자연환경을 비롯해 육지와 떨어져 만들어진 전통적인 문화양식들이 그렇다. 제주의 문화예술교육에서는 그런 특성들이 어떻게 드러나거나 연결되고 있나.

 

국혜원: 참 어려운 질문이다. 결국 사람 사는 건 비슷하다. 그래도 제주만의 어떤 특징을 생각했을 때는 생태적인 감수성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모든 지역의 생태환경이 아름답고 소중하지만, 제주에서 나고 자란 분들은 제주의 자연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모르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제주 토박이들 대상으로 생태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하면 만족도가 아주 높게 나타난다. 제주 문화예술교육의 대표 사업이라면 아무래도 생태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으로 꼽아야 할 것 같다. 대전의 아티언스 사업처럼 제주의 생태를 충분히 활용한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잘 정리해서 브랜드화시키고 싶은 생각이 있다. 실제 지원사업에서도 매년 신청이나 선정된 프로그램들을 살펴보면 생태 문화예술교육은 항상 일정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또 하나 이야기하자면 괸당문화가 있다. 지역에서 프로그램을 운영할 때는 주민의 참여가 아주 중요한데, 마을 분들과의 관계에 따라서 이게 좌우된다.

 

안태호: 지역 주민과의 소통이나 관계라고 하면 어느 지역에서나 보편적으로 필요한 건데, 괸당은 아주 특수한 문화여서 밖에서는 알기 어려운 지점이 있는 것 같다.

 

국혜원: 물론 모든 지역에서 소통이 중요하지만, 미묘하게 다른 지점이 있다. 어떤 경계를 넘어 안으로 편입만 되면 완전히 내 편이 되어 자기 일처럼 나서고 적극적인 지지를 해 주는 문화가 뚜렷하다.

 

안태호: 제주는 장애인 문화예술교육 사업을 선도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 대해서도 설명을 부탁한다. 재단에서 장애인 문화예술교육을 본격적으로 진행하며 달라진 점이 있는지 궁금하다.

 

국혜원: 지금까지는 사업 신청 단체들이 주로 장애인 시설이나 단체, 기관 등이었다. 장애인 복지관이나 장애인협회 등이 주가 되어 사업을 진행하다 보니 기존에 진행하는 다른 사업들과 크게 차이가 없어 보이는 측면이 있었다. 사회복지사들이 주축이 되어 조금은 단순해 보이는 체험프로그램 위주였다고 할까. 그래서 프로그램의 질을 높이기 위해 문화예술교육 단체와의 컨소시엄을 신청의 조건으로 삼았다. 또, 유형을 분리해 장애인 시설이나 단체만이 아니라 문화예술교육 단체가 시설이나 단체에 소속된 이들이 아니라 일반 모집을 통해 실행하는 프로그램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참여자가 많이 늘어났고, 프로그램의 질도 서서히 높아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밖에도 별도의 기획사업으로 장애예술축제를 진행한다. 예술지원팀과 협력해서 장애인들이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에도 참여하고 장애예술가들의 공연이나 전시도 병행하는 방식으로 2년을 진행해 왔고, 현장 반응도 좋은 편이다.

 

안태호: 마지막 질문이다. 좀 포괄적이긴 하지만, 지역 중심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상을 어떻게 그리고 있나.

 

국혜원: 그동안 제주 문화예술교육의 플랫폼 역할을 하겠다고 했지만, 현실적으로는 말뿐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사업들은 많은데, 일련의 과정들이 체계적으로 정리되어 있지 않아 확장에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지원사업의 트랙을 정돈해서 유형화시키고, 역량 강화나 인력발굴에 대한 것도 구조화시키려는 노력을 해 왔다. 이런 시도들을 통해 교육사업에 참여하는 시민과 예술가들이 많아지도록 하는 게 1차 목표다. 좀 더 나가자면 이런 노력을 바탕으로 제주형 문화예술교육의 틀을 만드는 게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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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혜원. 제주문화예술재단 예술교육팀장

대학에서 사진을 전공하고 예고에서 교사로 근무하다가 제주 1년살이를 하려고 내려왔던 것이 10년째 살아가고 있다. 재단에서 근무하며 제주다움을 발견하고 이를 예술로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안태호. 본지 편집위원. (사)한국문화정책연구소 이사. (사)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회 활동가, <컬처뉴스> 편집장을 지냈고 부천문화재단, 제주문화예술재단에서 일했다. 함께 쓴 책으로 『나의 아름다운 철공소』, 『노년예술수업』, 『생애 전환 학교』 등이 있다. 스무 살 무렵 빼어난 재능들에 주눅 들어 창작에서 도망친 후, 예술 동네 근처에서 얼쩡거리며 문화 정책과 기획 관련 일을 해 왔다. 장르를 가리지 않는 왕성한 문화 소비자가 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