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성연구사례 4

[이슈: 지역성연구사례3] 지역문화정책, 지역 혐오와 착취를 절단하는 힘

#. 1 지역이란 무엇인가. 나는 지역에서 태어나, 지역에서 공부하고, 지역에서 창간한 비평잡지를 통해 문필 활동을 시작하여, 지금은 그 문예지를 만드는 일을 하며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지역문화연구와 지역문화정책의 새로운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감이 든다. 아니, 정말로 그런 것이 존재할 수 있기는 한 것인지, 지역문화 현장을 톺아볼 기회가 있을 때마다 무력감에 휩싸이곤 한다. 오해하지 말 것은, 지역에 ‘문화’라 부를 수 있는 역사와 전통, 웅숭깊은 생활양식이 없다거나, 지역문화에 대한 정책과 연구가 부재한다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지역학’은 융성하고 있다. 내가 살고있는 부산의 대학과 민·관 기관에는 십수 년의 연구 성과가 축적되어 있는 지역학연구센터와 사업단이 있으며, 생활문화와 예술문화 현장에서..

이슈 2020.02.03

[이슈: 지역성연구사례3] 돈키호테식 지역연구-순천도큐멘타

‘순천형’, ‘순천다움’, 작년부터 내가 살고 있는 이 지역에서 자주 접하게 되는 담론이다. 순천다운 것은 무엇인가? 좋게 말하자면, 지역의 여건과 특성을 고려해 사업을 계획하고 그 결과가 ‘메이드 인 순천’처럼 순천모델, 순천스타일로서 하나의 브랜드 가치를 만들어보자는 취지로 해석된다. 다시 말해 순천다움이란 곧 ‘순천’ 자체가 브랜드가 될 수 있음을 말하는 것이리라. 그럴 듯하게 보이지만 이것을 어떤 사업에 가져다 붙이든 간에 그것이 왜 순천형/순천다움이어야 하는지, 순천다움일 수밖에 없는 이유가 무엇인지, 순천다움의 근거는 무엇인지를 설득력 있게 밝혀야 할 것이다. 단순히 순천에서 하는 모든 사업에 ‘순천형’을 붙인다 해서 차별화 될 것이라는 생각은 섣부른 말장난에 불과할 것이다. 지역에 최적화된 ..

이슈 2020.02.03

[이슈: 지역성연구사례2] 축제와 공간으로 읽다

‘지역문화의 힘’. 이런 말을 처음 접한 지 10년이 훌쩍 지났다. 그 당시 그 말이 적힌 회색 티셔츠를 받아 입고 만났던 분에게 2019년 다시 지역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사실 나는 소위 지역성이라는 것이 가장 희미하다고 소문이 난 대전에 살고 있다. 지역성이 희미하다면, 도대체 지역성이 무엇이기에 난 그것을 희미하다고 생각했을까? 가볍게 생각해보면, 그 지역만이 가진 특성을 지역성이라 할 것이다. 기차역이나 터미널에 내렸을 때, 내가 사는 곳과 다른 기분을 주는 곳. 우선 옆에서 들리는 그곳만의 사투리, 오랜 전통이나 역사를 가진 곳을 지역성이 뚜렷하다고 볼 것이다. 최근 교통과 통신의 발달로 작은 나라 한국은 더 가까워졌고 지역성에 대한 구분이 점점 희미해지고 좋은 건 함께하려는 성질(?)과 변화..

이슈 2019.12.30

[이슈: 지역성연구사례] 사람을 만나고, 그 사람의 일을 알고, 사람들이 살아가는 지역을 이해하고

광진구에서 눈을 뜨고 광진구로 출퇴근해 광진구에서 잠드는 삶을 살아 간지 어언 4년. 나의 동네이자 전투지이기도 한 광진구를 ‘지역문화’라는 사업으로 바라본지는 3년 가까이 되어가고 있다. 나는 서울문화재단에서 진행한 ‘2017 지역문화 진흥사업–자치구 지원사업’(현재는 지역문화 네트워크 지원사업–N개의 서울)을 통해 처음으로 지역 들여다보기를 시작했다. 서울문화재단에서는 ‘다양한 지역 주체의 참여로 만드는 자치구별 문화 자치와 문화적 정체성 형성 지원’이라는 사업 목적 아래 지역문화 네트워크 및 지역문화 협의체 구축을 중점으로 하는 자치구별 사업들을 지원하고 있다. 나는 이 지원사업의 광진문화재단 담당자로서 2017년부터 나의 지역을 발견하고 이해하고 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3년이라는 시간동안..

이슈 2019.1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