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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내일의 기획자 어워드 수상 후보 인터뷰 1. 김종필 (극단 장자번덕 대표)

CP_NET 2024. 3. 4. 20:42

 

 

1. 3회 내일의 기획자 어워드수상 후보 4인으로 선정되신 것을 우선 축하드립니다. 선정 소식을 듣고 어떤 생각이 드셨는지 먼저 들어보고 싶네요.

 

노를 놓치니 비로소 넓은 물을 돌아다보며 그동안의 보람과 앞으로의 방향을 정리하는 기회

 

정말 고마운 일이었지만 문화기획자라는 직함이 제가 활동하는 방향과 맞는지 고민도 되고 부담도 되었습니다. 우리 지역에서 나온 수상자를 옆에서 지켜보았을 때, 저는 예술 기획자로서 활동에 집중해 온 것 같았고 나의 활동이 지역 주민들에게 얼마나 영향을 줄 수 있는지 반추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기도 했습니다. ‘노를 젓다가 노를 놓쳐버렸다. 비로소 넓은 물을 돌아다보았다는 말처럼 그동안의 보람을 만나며, 앞으로의 방향에 정리가 되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2. 후보자, 당신을 잘 모르는 분들에게 간단한 자기소개와 지금까지의 활동을 간략하게 소개 부탁드려요.

 

연극이 지역과 관객의 행복을 만드는 도구가 되길 바라는 사람. 김종필

 

지역 연극계 선배님들이 기회를 주신 덕분에 어릴 때부터 연극계에서 크고 작은 일을 맡아 활동할 수 있었습니다. 2020년 부터 경남융복합협업축제 사무국장을 맡아왔으며, 40회 대한민국연극제 밀양 기획행정실장, 2022-2023년 경남문화예술교육축제 운영위원장, 그리고 2017년부터 통영연극예술축제 기획사무팀장 등을 맡아 오다가 2020년에는 한국연극협회 사천시지부에서 최연소 지부장에 선출이 되었고 올해부터는 극단 장자번덕의 대표를 맡게 되었습니다. 앞선 선배들이 많이 밀어주고 도와주셔서 기획 활동에 자신을 가지고 지금까지 활동을 해올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연극이 지역과 관객의 행복의 도구가 되길 희망하며, 많은 사업들을 운영해 왔습니다.. 지역 기반 문화예술축제 브랜드인 사천배기를 만들어 지역문화 가치확산과 이를 위한 공공성과 연속성을 강화하고자 문화예술 인프라를 구축하고 개발하는데 노력하였으며, 작품 창작을 통해 사회문제나 이슈들을 관객들과 함께 공유하고 논의하며 활기찬 전망을 함께 이야기해볼 수 있는 자리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특히 2023년에는 별주부전의 원류인 사천 비토섬을 모티브로 황금만능주의와 생명경시 등 작금의 대한민국의 풍경을 수궁가의 풍자와 해학의 정신을 살려 풀어낸 연극 을 연출하기도 했는데 올해 연극제에 출품할 예정입니다.

 

또한, 문화예술교육 기초거점구축 담쟁이 프로젝트 운영 등 지역 내 창의인력 육성 및 환경 조성을 위해 문화예술교육 활성화에 크게 노력하고 있으며, 저변인구 확대를 위해 시민 배우 육성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제가 연극을 시작하게 된 것은 고등학교 연극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부터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라는 말을 좋아했고 대안학교인 태봉고등학교에서는 토끼를 깨워서 가는 함께 가는 거북이가 되어야 합니다.’라는 신영복 선생님의 말씀을 중요하게 여겼습니다. 이런 환경 속에서 공동체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관이 형성되었습니다. 그러다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연극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사회 문제를 친구들과 함께 고민하고 의논하며 고생해서 1시간짜리 연극 공연을 올리게 되었고 서로의 생각을 나의 목소리가 아닌 배역의 목소리로 전달하고 관객들이 감동받고 박수를 쳐주는 것에서 즐거움을 느꼈습니다.

 

본래, 연극은 저에게 좋아하고 잘하고 싶은 일이었는데 전역 후엔 오래 하고 싶은 일로 변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받았던 연극의 효능을 많은 사람들에게도 전달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자연스럽게 기획에 한발 다가가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단체에서 연극을 만들기 위한 사업서를 쓰면서 기획과 행정을 배우게 되었고 그런 과정에서 실제로 연극이 관객과 만났을 때 일어나는 시너지를 체감하게 되었고, 큰 감동과 보람을 만나게 되었고 저에게는 지속적인 동기가 되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책인 그리스인 조르바에는 나는 살면서 죽기 전에 되도록 많은 땅과 바다와 하늘을 보고 만지고 싶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아름다운 자연 속 다양한 인연과 경험들로 인생을 채워나가고 싶고 연극을 통해 사람들에게 신선한 경험과 풍요로운 삶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3. 내일의 기획자는 지역에서 활동하는 문화기획자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스스로에게 지역이란 어떤 의미를 갖는지 이야기해주세요.

 

지역은 나의 성장을 지켜보며 성장의 자원이 되어주는 종합선물세트

 

사천이라는 지역은 저에게 종합선물세트입니다. 남일대 바다의 윤슬, 실안의 낙조, 비토섬 바다, 궁지동 넓은 들판에 우두커니 있던 연습실까지 모두 제게 응원과 위로가 되는 공간들이었습니다. 또한, 지역은 아무것도 가진 것 없이 어렸던 제 삶을 함께 하며 연극의 효능을 알게 해 주었고 지역의 아름다움을 보며 계단식으로 찬찬히 하지만 확실하게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연극이라는 이름의 의자가 되어 제가 느낀 지역을 주민들에게 선물하고 싶었습니다.

 

기획을 할 때 지역은 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특정 지역을 바라보았을 때, 어떤 관점으로 바라볼 것인지를 제공하는 것 같습니다. 어느 날, 남일대 바다의 윤슬을 바라보다가 해 때문에 윤슬이 아름다운가?’, ‘바다 때문에 윤슬이 아름다운가?’ ‘내가 아름답게 보기 때문에 아름다운 것은 아닐까?’ 이런 생각들을 하게 된 적이 있습니다. 이런 생각을 시작으로 콘텐츠를 만들고 사람들에게 서로의 관점을 묻고 생각하게 만드는 기획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런 사천의 아름다움과 다양성을 느끼며 지역에서 연극만 해서는 안되고 다양한 예술들을 융복합하여 프로그램들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지역 아이들이 지역의 곳곳에 추억들을 만들 수 있게 도와주고 그들이 공부나 취업을 위해 다른 지역을 가더라도 추억과 흔적들로 다시 사천으로 돌아올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사천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문화예술교육 기획을 해오고 있습니다.

 

처음에 고등학교 2학년 때 오직 연극만을 하기 위해서 사천에 왔을 때, 아는 사람 하나 없어 작은 지원 하나 받기도 쉽지 않았지만 꾸준히 열심히 한 결과 인맥, 학연, 지연을 넘어서 능력으로만 협조와 지원을 끌어내고 있습니다. 지역의 모두는 제가 이 지역에서, 장자번덕에서 성장하는 과정을 지켜봐 왔기에 이제서는 지역에서 어느 정도 인정받을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4. 후보자, 당신이 활동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무엇인가요?

 

모두가 다정함을 건네며 평화를 이야기할 수 있는 마음의 부자가 되기를

 

저는 마음의 부자가 되기를 꿈꿉니다. 그중에서도 관용이라는 개념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협력이 필수적인 곳에서는 관용이 정보와 물질을 앞선다고 생각하며 그 가치를 증명하기 위해서 이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개인적으로는 다정한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어느 책에서 인간의 본성에는 다정함과 공격성 둘 다 있는데 다정함 때문에 살아남았다는 구절을 보았습니다. 집단 내에서는 다정하지만 집단 밖을 향해서는 공격성이 커진다는데 현대에는 더더욱 공격성의 범위와 정도가 더욱 극심해지고 있기에 다정함을 더 키워서 세계의 평화를 함께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우스운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제가 가지고 있는 다정함의 그릇이 커질수록 지역이라는 범위로 선을 긋는 것이 아니라 세계의 평화를 이야기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서로의 관용이 커져 세계의 평화를 이야기하고 마음의 부자가 되기를 꿈꿉니다.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은 협력이 있어야 하고 모든 이들의 관용이 있었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예술로서 기획자로서 방향과 가치도 중요하고 그 가치를 지키기 위해 극단의 존재도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극단이 있어야 기회와 관용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죠. 마음이 좋은 사람들이 만든 연극을 보면 작품 자체도 좋습니다. 연극은 협력과 관용이 중요하기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마음 자세가 중요합니다. 이 것을 연극이나 기획 활동을 통해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습니다.

 

또한, 사업적인 측면에서 지원사업을 통해 돈을 번다고 생각하지 않고 더욱 큰 가치가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자신하고 있고 쉽게 꺾이지 않는 제가 자랑스럽기도 합니다.

 

5. 앞으로의 활동 계획에 대한 지향점을 이야기해 주세요.

 

연극이라는 이름의 의자가 되어주며 후배들에게 까지 이어지는 물결을 만드는 것

 

평화로운 세상을 함께 꿈꾸고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그것을 공연이나 기획 활동으로서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역 문화는 지역의 정체성이자 이름이라고 생각합니다. 지역 문화를 살리고 예술의 장점을 통해 왜 예술이 세상에 존재해야 하는지 끊임없이 이야기하며 후배들이 이 일에 큰 자부심과 자긍심을 느끼며 이어갈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극단 장자번덕의 설립자 이자 전 대표이신 이훈호 대표님이 첫 물결이라면 저는 뒷 물결을 탔다고 할 수 있습니다. 뒷 물결을 탔기 때문에 저는 한발 더 멀리까지 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몇 번째 물결이 그 목표에 닿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후배들 역시 잘 이어갈 수 있게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꾸준히 정진하고자 합니다. 활기찬 문화예술 활동은 지역사회를 생동하게 하며 함께한 기적의 흔적은 삶을 풍요롭게 하는 우리라는 이름의 씨앗을 나누는 과정이라 생각하며, 소용돌이 같은 세상 속에서도 문화예술의 가치는 굳건히 자리를 지킬 것이라 확신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제가 사는 시대와 세상에 저 나름대로 저의 방식으로 증명하는 것을 꿈꿉니다.. 생각하고 말하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며 스스로의 가치를 다짐하고 잊지 않으려고 대비할 것입니다.

 

 

 

 

* 이 인터뷰는 내일의 기획자 어워드에서 진행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