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토리얼

[EDITORIAL 03] “예술인고용보험”

CP_NET 2019. 9. 2. 12:59

 

 

예술인고용보험 제도는 2011년 예술인복지법 제정 당시부터 제기되었던 예술인복지정책의 중요한 이슈의 하나입니다. 예술인복지법 제정 당시 산재보험과 고용보험을 함께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산재보험은 시행된 반면, “제도 설계의 정밀함이 요구되는고용보험은 도입을 미루게 됩니다. 이후 논의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박근혜 정부에서도 문화융성과제의 하나로 예술인고용보험 적용을 꼽았고, 2016년 조훈현 의원이 예술인복지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습다. 그리고 문재인 정부 역시 예술인고용보험 도입을 주요 문화예술정책의 주요 공약으로 삼고 정부가 들어선 후 논의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예술인고용보험에 특별히 제도설계의 정밀함이 요구된다는 것은, 그만큼 법제도가 미비하고 이해가 얽혀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예술인고용보험이 대상으로 하는 예술인은 누구인지, 고용보험의 대상이 되는 예술활동은 무엇인지, 예술인의 예술활동에 대한 보험이라는 방식은 어떻게 설계해야 하는지 등등에 대한 여러 논의가 필요합니다.

 

이러한 논의의 과정은 예술인고용보험이라는 제도의 도입에만 한정되지 않고 우리 사회에서 예술인, 예술활동, 창작활동에 대한 법적 제도적 지위와 권리에 대한 논의를 포함합니다. 그렇습니다. 예술인에 대한 법적 제도적 지위와 권리에 대한 법적 제도적 논의와 합의는 이제 시작하고 있는 셈입니다. 국내법 상 예술인에 대한 지위와 권리를 법률로 정하고 있는 것은 예술인복지법이 유일합니다. 그래서 예술인고용보험에 대한 논의는 한편으로는 우리 사회 복지의 사각지대를 살피는 것이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예술활동의 주체인 예술인을 법제도와 정책 대상으로 다시 발견하는 과정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물론, 예술인고용보험이 좋은 제도로 안착하는 것이 첫 번째 목표이지요.

 

이번 호 이슈 예술인고용보험은 문재인 정부 이후 현재까지 주요 쟁점을 살피고 있습니다. 김상철과 하장호의 글은, 앞서 말씀드렸듯이 제도 설계와 시행에 관련된 쟁점만이 아니라 예술정책, 예술인정책의 주요 이슈들을 함께 살펴볼 수 있을 것입니다. 현린의 글은 문재인 정부 이후 제도 설계 과정에서 이해 당사자인 예술인들이 연대를 통해 쟁점을 발굴하고 조정하는 과정이 꼼꼼히 기록되어 있습니다. 제도의 정밀한 설계에 당사자의 참여가 왜 중요한가를 생각해보게 됩니다.

 

이번 호 [데이터리뷰]도 재미있는 주제를 다룹니다. 문화정책 분야에서도 정기적으로 실시되는 실태조사 데이터들이 있습니다. 벌써 20년 이상 데이터들이 축적되고 있습니다. 이 데이터들은 어떻게 쓰여야 할까요? 필자의 제안을 직접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도시와 문화정책]은 젠트리피케이션 현장을 꾸준히 기록하고 있는 정용택 감독의 글을 게재합니다. 현장에서 직접 취재하면서 느낀 도시정책, 문화정책의 문제를 뜨겁게 전합니다.

 

더위가 물러가고 가을입니다. 이제 전국 방방곡곡에서 많은 문화행사, 예술행사들이 시작됩니다. 어떻게 현장이 더 풍요로와질 수 있을지 함께 토론하고 길을 찾아갔으면 합니다. (김소연)

 

 

 

3호 목차(20190901)

 

[이슈: 예술인고용보험] 쟁점1. 시혜가 아닌 권리 _ 김상철

[이슈: 예술인고용보험] 쟁점2. 생태계의 새로운 주체들 _ 하장호

[이슈: 예술인고용보험] 정책 생산에 개입하기 _ 현린

[데이터리뷰] 축적된 데이터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기획연재_ 도시와 문화정책] 도시재생이냐, 도시강탈이냐 현장에서 바라본 도시재생의 명암 _ 정용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