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어느 해보다 다사다난했던 2020년도 어느덧 마지막 장까지 왔다. 수 차례 이 지면에서 언급해왔지만 판데믹이라는 상황은 우리 사회, 나아가서는 전 세계적으로도 유래없는, 여지껏 경험해보지 못한 사회적 활동의 제약을 던져줬다. 세계가 일시에 멈춰버리는 듯한 체감을 던져준 올 한해의 경험들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며 앞으로 우리 사회를 어떤 방식으로 변화시킬지 아직 짐작하기 어려운 상황에 머물러있다. 이런 지독하게 낯선 현실 세계의 체험은 대면상황에서의 상호체험을 통한 관계형성과 감각과 심상의 공유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문화예술계 전반에 있어 당장 매우 큰 어려움을 던져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이런 매우 예외적인, 낯선 상황은 우리가 그동안 지당한 것으로 여기며 살아왔던 문화와 예술의 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