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부가 들어선지 8개월을 지나고 있습니다. 너무 많은 일들이 있어서 8개월밖에 안 되었다고? 갸웃 하는 분들도 계실 것 같습니다. 그런데 문화예술분야로 한정해서 보자면 새정부가 들어서긴 한 것인가 싶기도 합니다. 물론 ‘윤석열차’ 수상작 선정에 대한 문체부의 대응이나 ‘부마민주항쟁기념재단 국가기념식’에서 행안부의 이랑 <늑대가 온다> 교체 지시 등 검열사건들이 공분을 자아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한편 새정부가 들어섰다는데 대체 이 정부는 어떤 비전과 목표를 가지고 있는지 알 길이 없습니다. 정책은 없고 사건들만 불거지고 있는 어수선한 현실입니다. 그래서 더욱 멀리 보고 더욱 찬찬히 보고 더 깊게 보는 시선이 필요한 때인 것 같습니다.
2023년 첫 호에는 두 편의 이슈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김민규 “[이슈] 상충하는 과제, 모호한 가치- ‘2023년 문화체육관광부 업무계획’ 뜯어보기”는 제목처럼 2023 문화체육관광부 업무계획 리뷰입니다. 새정부는 지난 해 2022년 7월 업무계획을 발표한 바 있지만 당시의 업무계획은 이전 정부인 2021년 확정된 예산을 바탕으로 한 것으로 이번 발표가 새정부 문화정책의 구체적 방향성을 보여주는 첫 해라 할 수 있습니다. 필자에 따르면 ‘상충하는 과제’는 무엇인지 ‘모호한 가치’는 무엇인지 직접 확인해 보기시 바랍니다.
김상철 “[이슈] 제도는 선의로 작동하지 않는다- <광주광역시 예술인권리보장조례>를 중심으로”는 지난 12일 열렸던 ‘광주광역시 예술인권리보장조례’ 토론회에 대한 리뷰입니다. 필자는 포괄적인 보장 범위를 담고 있다는 점, 중앙정부 법령의 한계를 보완하는 중요한 사례라는 점 등과 함께 작동과정의 구체성에서의 한계를 짚고 있습니다. 중앙정부 법령인 <예술인권리보장법>과 지방조례가 어떻게 서로를 보완하면서 실질적으로 작동할 수 있을지 함께 고민해 보았으면 합니다.
김소연 “[칼럼]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파국, 호선제 복원 첫 위원장에 정치인 선출”은 지난 1월 9일 구성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8기 위원 구성과 호선제 복원 첫 위원장에 정병국 전 국회의원이 선출된 사건을 다룹니다. 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진행된 8기 위원 구성과 복원된 호선제의 결과가 왜 정치인을 위원장에 선출에 이르렀는지, 이러한 결과의 의미는 무엇인지 분석하고 있습니다. 과연 이러한 파국적 결과는 어디에서 비롯되는 것일까요.
김민규 “[정책시선: 읽다] 기억하고 다르게 판단하고 행위하기- 『미키 7』”은 오랜만에 발행하는 서평입니다. [정책시선: 읽다]는 다양한 분야의 책을 문화정책의 관점으로 읽고 소개하는 기획입니다. SF추리소설에서 문화정책과 관련한 어떠한 문제의식을 발견하고 있는지 일독을 권합니다.
설 연휴입니다. 새해의 부산스러움에 이렇게 잠시 쉬어가는 시간이 주어집니다. 쉼표 찍고 새해 기운차게 열길 바랍니다. 올해도 독자 여러분의 애정 부탁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김소연 편집장
목차
[이슈] 상충하는 과제, 모호한 가치, ‘2023년 문화체육관광부 업무계획’ 뜯어보기 _ 김민규
[이슈] 제도는 선의로 작동하지 않는다, <광주광역시 예술인권리보장조례>를 중심으로 _ 김상철
[칼럼]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파국, 호선제 복원 첫 위원장에 정치인 선출 _ 김소연
[정책시선: 읽다] 기억하고 다르게 판단하고 행위하기, 『미키 7』 _ 김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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