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계의 주요한 생산물 중 하나는 연구, 소위 논문이다. 연구를 시작할 때 가장 먼저 하는 작업은 연구의 주요 주제인 특정 개념에 대한 정의로부터 시작한다. 이러한 작업은 매우 당연하고 기초적으로 들릴 수 있지만, 실상 관련된 선행연구들을 짚어가다 보면 이것이 그리 만만치 않은 작업임을 금세 알 수 있다. 이 과정은 또한 대단히 중요하게 여겨지는데, 그 이유는 논의를 위한 정확한 의사소통을 위해서는 연구자가 사용하는 주요 주제어에 대한 상호합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물론 학술적 정의와는 별개로 그 단어가 가지고 있는 은유적 힘이나 뉘앙스에 의해 무한한 확장가능성을 가진 단어들도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문화’란 단어가 그렇다. 동네 체육관, 복지시설, 유치원, 학교, 심지어 사우나, 미용실, 병원, 분식집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