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커튼콜이 끝나고 객석을 일어서는데 마침 같은 공연을 보았던 지인이 다가와 작은 목소리로 소식을 전합니다. 사실 객석을 빠져나오는 관객들 틈에서 작은 목소리로 전하는 것이었기에 ‘한강’ ‘노벨상’ 두 단어만, 그것도 어렴풋이 들렸던 것 같습니다. 여전히 연극의 얼얼한 기운에 감싸여 있었으니까요. 극장을 나와 찬바람을 맞으며 연극의 기운이 좀 씻기고 나서야 근데 무슨 말이었지 싶어 핸드폰을 켭니다. 핸드폰 화면에 주르륵 뜨는 소식을 보고서야 어렴풋이 흘러갔던 단어가 문장으로 완성됩니다. “한강 노벨상 수상했어요.” 처음 이 문장이 뚜렷이 조합되었을 때도 이 소식이 무슨 소식인지 정확히 다가오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그리고 집으로 돌아와 다시 뉴스와 SNS 타임라인과 이런저런 채팅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