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적인 상황이 갑자기 깨지고 변화하는 것은 대부분의 경우에 매우 힘들게 다가온다. 아무리 평소에 우리가 자신의 일상을 지긋지긋하게 여기고 있다고 하더라도 실상 그 관성적인 반복에 상당히 익숙해져있으며 편안함을 느끼기 때문이다. 갑작스러운 변화가 닥치면 그 변화의 방향이나 내용이 어떻든 간에 일단 적응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이 따른다. 그런데 그 힘듦을 어느 정도 견뎌낼 수 있다면 새로운 상황에 대한 적응력이 생긴다. 뿐만 아니라 그 전까지 익숙함 때문에 무심하게 지나쳤던 일상의 어떤 미세한 부분들을 갑자기 발견하게 된다. 관성이 주는 지루한 편안함, 혹은 무의식적 노력에 의해 지켜지는 삶의 일상적 감각에 균열이 가고 강요된 낯설게 보기는 삶에 새로운 시각을 부여한다. 그런 면에서 코로나19가 가져온 판데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