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학이나 정치학 이론의 관점에서 보면 전통적인 거번먼트는 관료체계를 통한 효율과 효과를 정당성의 자원으로 삼는다. 하지만 사회가 복잡해지고 다양한 국가의 문제–재정문제나 정당성의 한계 등-로 인해 정당성의 위기가 발생하고 당연히 알아서 할 것이라 생각했던 정부 기구의 기능이 문제를 일으킨다. 블랙리스트의 작동에 대해서도 그것이 가지고 있는 본원적인 반헌법적 불법행위라는 관점보다는 오히려 다양한 합법의 영역에서 작동된 ‘정상적이라 생각한 바로 그 기능’의 결과로서 고려할 때 더 많은 사실들을 드러낸다. 이를테면 공적 재원인 재정을 통해서 예술인들의 창작을 지원한다고 할 때, ‘어떤 기준에 의해 지원할 것인가’라는 분배의 원칙을 필요로 한다. 재원이 한정되어 있으므로 누구는 지원을 받고 누구는 지원을 받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