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황 2

[도시와 문화정책 ⑭] 권력과 도시건축

『건축은 무엇을 했는가: 발전국가 시기 한국 현대 건축』(박정현 저, 워크룸프레스, 2020))의 발전국가는 ‘Development Nation’의 번역어다. 개발도상국은 ‘Developing Country’의 번역어다. 사전적 정의로 개발은 발전의 의미를 일정 부분 내포하고 있다. 개발은 주로 사용되기 시작한 1960년대 중반부터 1990년대까지 용례로 볼 때 ‘토지나 천연자원 따위를 유용하게 만듦’의 의미로 현재를 말하고 있다면, 발전은 ‘더 낫고 좋은 상태나 더 높은 단계로 나아감’으로 미래 가치의 긍정적 변화를 의미한다. ‘Development Nation’이 인간 기본권을 제약하면서 산업·경제·도시 개발 중심으로 하는 경제적 성장과 정권 유지를 위해 활용된 점으로 볼 때, ‘발전국가’보다 ‘개발..

기획연재 2021.01.06

[기획연재_ 도시와 문화정책⑤] 한국의 도시는 주술로부터 해방되었는가

1933년 나치당의 선거 승리로 수상으로 취임한 히틀러는 1937년 건축가 알베르트 슈페어와 함께 제국수도 ‘게르마니아’를 구상한다. 슈페어는 32세의 젊은 나이로 “제국수도 건축 총감독관”에 임명되었고, 18만 명을 수용하는 국민대의회당, 파리 개선문에 10배가 큰 개선문을 포함해 제국 시민들을 위한 완벽한 도시를 구상했다. 나치는 개인의 이익보다 집단의 이익을 위해 강력한 국가(정치)권력으로 국민생활을 통제하기를 원했고, ‘게르마니아’는 이에 부합하는 도시였다. 2019년 한국에서 ‘히틀러와 슈페어’가 강제소환됐다. 이유는 군사쿠데타로 집권한 박정희와 함께 수도 서울을 건설한 건축가 김수근을 변론하기 위해서다. 김수근은 ‘한국종합기술개발공사’ 사장으로 5.16혁명광장이 있는 ‘여의도 개발’에서 독재정..

기획연재 2019.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