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기영 3

[칼럼] 사회를 변화시키고자 하는 예술가들의 안내자 - 표신중을 추모하며

“실패 자체는 문제가 아니다. 실패의 원인을 가리고 원래의 목적을 실현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보다는 새로운 정책 아이템을 만드는 데에 골몰하는 것이 진짜 문제이다. 공공미술이 그렇게 흘러갔다. ‘문전성시(재래시장 활성화)’ 사업은 문화 영역을 떠났고, 문화예술교육 정책도 전과 같지 않을 것이다. 시류에 따라 문화정책에서도 문화복지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대학원 전공을 예술경영에서 복지나 문화복지로 바꾼 눈치 빠른 공무원도 있을 정도다. 특별한 계기가 없다면 커뮤니티 아트도 흘러간 유행가 꼴이 될 가능성이 높다. 제대로 소개된 적도 없는데 말이다.” (표신중) 이 글은 2011년 경기문화재단에서 발간한 주제비평에 실린 표신중의 "미국 커뮤니티 아트의 전개와 한국의 현실"에 실린 한 대목이다. 1997년 ..

칼럼 2021.12.16

[이슈: 온라인 영상 콘텐츠 정책] 한국판 디지털 뉴딜과 온라인 예술지원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한국판 뉴딜’을 추진하기 위하여 총 160조의 예산을 투입하겠다.” 지난 28일, 정부가 발표한 내용이다. 한국은 최근 OECD 디지털 정부’ 평가에서 종합 1위에 오르면서 디지털 강국으로서의 이미지를 세계적으로 자랑하고 있는데, 이런 분위기에 힘입어 이번 뉴딜정책에서도 ‘디지털’에만 7조 9000억 원을 편성했다. 우리나라 디지털 이동통신기술은 무엇보다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빛을 발휘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이 기술을 활용해서 확진자의 동선을 빠른 속도로 파악했고 또 접촉자도 찾아내서 검사받도록 조치했다. K방역에서 디지털 기술은 진가가 드러났다. 전염병의 확산 속도보다 빠른 정부의 대책이 전염병을 억제하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정부가 발표한 ‘한국판 ..

이슈 2020.11.05

[특집: 판데믹과 문화정책 ③] 위기의 '일상'

풍경 하나, 어느 미술관 여느 때 같으면 가족 단위 관람객으로 북적거렸을 6월 어느 날의 오후 미술관은 한산하다. 미술관 입구엔 “코로나19 예방과 확산방지를 위해 모든 시설이 약 2주 동안 임시 휴관을 한다”는 문구가 관람객의 발길을 가로막는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내린 공공 및 다중이용시설의 임시 사용중단 조치에 따라 올해 들어 두 번째로 취해진 조치다. 더 많은 관람객을 주문받던 미술관에서 관람을 제한하거나 폐쇄해야 하는 낯선 풍경이 벌어졌다. 미술관이 만든 전시는 개점휴업 상태이거나 관람객을 마주할 일이 없이 철수될 위기에 놓였다. 큐레이터는 개막일정에 맞추어 전시를 준비하지만, 언제 관람객에게 선보일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때문에 전시들은 전보다 더 인터넷과 가상공간을 떠돌아다닌다. 사실, ..

특집 2020.0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