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6년 동안 맡았던 사회적협동조합 자바르떼의 이사장직을 내려놓으면서 쉬는, 그리고 재충전하는 시간을 가지고 싶었다. 대표가 3번째 바뀌는 건강한 조직이 될 것이고 조합원들이 조합의 일을 나누어하면 신임 이사장에 책임이 집중되지 않는 상황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문제는 다른 곳에 있었다. 우리 조직에 문화기획자가 몇 없다. 그 몇 없는 기획자 중 하나가 나였다. 이후 몇 개월은 쉬었지만 조합의 일을 같이 기획하고 몇몇 사업은 주도적으로 진행하게 되었다. 연말에 보니 내가 이사장으로 있으면서 했던 일의 양과 비교했을 때 차이가 없었다. 일을 쉬면서 새로운 일을 상상하는 순간은 있었지만 꿈꾸었던, 휴식과 공부가 있는, 그런 시간은 없었다. 일을 나누고 함께할 기획자들은 어디로 갔을까? 나 같은 문화기획자는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