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을 입안, 실행, 평가하는 과정에서는 무수히 많은 이해당사자들과의 조정과정이 필요합니다. 그런 점에서 정책을 실행하는 과정은 일종의 사회적 합의라 할 것입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종종 마주치게 되는 개념과 용어임에도 그 정의가 자의적이거나 모호한 경우를 종종 마주치게 됩니다. 정책을 구성하는 언어들이 명징하지 않다는 것은 사회적 합의가 모호다는 것이고, 이는 정책의 실행과정에서 혼란을 야기하게 됩니다.
예술정책의 목표로 언급되는 “예술의 자생력”이 그렇습니다. 예술의 자생력이란 무엇일까요? 시장에서 살아남으라는 건지, 그렇다면 예술지원이 시장에서 살아남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는 건지, 그런데 살아남아야 할 ‘시장’이란 과연 무엇인지 등등에 대해 우리는 어떠한 사회적 합의를 가지고 있을까요? 혹은 각자의 이해가 제각각의 장에서 작동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이번 호 이슈 “정책의 난제들1 예술의 자생력”은 정책 목표로서 “예술의 자생력”이 실제 정책에서 어떻게 이해되고 쓰이고 있는지, 이에 대한 정책 주체들의 이해는 어떻게 다른지, 혹 서로 다른 이해에서 비롯되는 정책적 혼선은 없는지를 살펴봄으로써 이 개념의 모호성을 드러내고 논의를 시작하는 계기가 되고자 기획되었습니다.
염신규의 “한국 국가 문화정책에서의 문화예술 자생력은 어떻게 다루어졌나”는 80년대 이후 등장한 문화예술의 자생력이 시대의 변화 속에서 그 의미와 쟁점이 달라지고 있는 양상을 추적합니다. 문화예술의 자생력에 대한 통시적 점검이 흥미로운 한편 정책이 정치권력과 사회변화 속에서 접점을 모색하고 있는 양상이 흥미롭습니다. 김인설의 “당신의 정의(定意)는 무엇입니까?”는 정책을 입안하고 집행하는 공공기관에서의 이해와 예술현장에서의 이해의 간극을 살핍니다. 예술가들의 인터뷰 자료에서 그 생생한 모습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김소연의 “공적 지원과 예술시장”은 최근 벌어진 제주해비치아트페스티벌의 논란을 통해 공적 지원으로 운영되고 있는 아트마켓의 정책적 목표를 재점검하고 있습니다.
[문화정책리뷰]는 앞으로도 간과하고 있거나 모호한 채로 관습적으로 이해되고 실행되는 정책의 난제들을 하나 하나 살펴볼 예정입니다.
[데이터리뷰]에서 김민규는 “문화정책에서 데이터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전개합니다. 정책의 가장 기초적 영역인 데이터의 중요성을 환기하고 그 방법론을 찾기 위해 마련된 꼭지입니다. 일독을 권합니다.
[기획연재 _ 도시와문화정책] 두 번째 글은 김규원의 “먼길을 돌아 새로 짓는”입니다. 문화도시를 둘러싼 그간의 정책적 변화를 ‘지역문화’의 관점에서 살펴보고 있습니다. 이 역시 통시적 접근으로 현안에 대한 깊이 있는 정보를 제공할 것입니다.
창간호에 보내주신 깊은 관심에 책임의 무게를 느끼지만, 그에 짓눌리지 않고 하나하나의 이야기 장을 마련하고자 합니다. 함께 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김소연)
2호 목차(20190801)
[이슈: 정책의 난제들1 “예술의 자생력”] 한국 국가 문화정책에서 문화예술 자생력은 어떻게 다루어졌나 _ 염신규
[이슈: 정책의 난제들1 “예술의 자생력”] 당신의 정의(定意)는 무엇입니까? _ 김인설
[이슈: 정책의 난제들1 “예술의 자생력”] 공적 지원과 예술시장 _ 김소연
[데이터리뷰] “문화정책 데이터란 무엇일까” _ 김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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