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신규 26

[사건과 논쟁으로 돌아보는 한국 문화정책⑤]- 1996년, 한국 문화향유정책의 기원 2

편집자 주: “사건과 논쟁으로 돌아보는 한국 문화정책” 기획연재를 시작합니다. 이번 연재는 한국 문화정책의 지형을 두텁게 그려보고자 마련되었습니다. 사건과 논쟁에 대한 입체적 복기를 통해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현재의 기원을 살피고자 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 드립니다. ① 시작하며- 기원을 입체적으로 복기하기_ 염신규 ② “이른바” 3S정책1: 유신이 억압하고 있던 것들_ 염신규 ③ “이른바” 3S정책2: 개방과 강력한 통제의 공존_ 염신규 ④ 1996년, 한국 문화향유정책의 기원 1_ 염신규 지난 호에서 문민정부가 1996년을 기점으로 문화복지, 문화향유정책을 본격화하려 했던 시대적 정황과 맥락, 그리고 당시 정책 방향과 제기되었던 세부과제들을 간략하게 다루어보았다. 모든 내용을 복기할 수..

기획연재 2024.04.08

[칼럼] 전망 부재, 다시 집요한 질문을 만들어야 할 때

언제인지 정확하게 가늠하기 어렵지만 한국에서 문화정책 관련 일을 하는 이들 중에 뭔가 새로운 의제 설정이 어렵다는 얘기를 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뭐 남 얘기가 아니다. 실은 필자 자신이 심각하게 느끼고 있는 부분이다. 최소한 2010년대 중반 이후로 새로운 문화정책 과제를 만들려고 할 때마다 겪곤 하는 어려움이다. 평소에 일상적으로 존재하는 현안 과제 관련 연구나 자문 등의 작업을 할 때는 그런 면이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하지만 올해처럼 총선과 같은 선거철을 맞거나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 새로운 정책 방향이나 과제를 제안해야 하는 경우에는 상당한 어려움을 겪곤 한다. 분명 현장에서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기도 하고 사회적인 변화에 따라 제기되는 것들이 존재하기는 한데 그것들을 몇 가지 축을 중심으로 엮..

칼럼 2024.02.02

[기획연재: 사건과 논쟁으로 돌아보는 한국 문화정책②] “이른바” 3S정책1: 유신이 억압하고 있던 것들

편집자 주: “사건과 논쟁으로 돌아보는 한국 문화정책” 기획연재를 시작합니다. 이번 연재는 한국 문화정책의 지형을 두텁게 그려보고자 마련되었습니다. 사건과 논쟁에 대한 입체적 복기를 통해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현재의 기원을 살피고자 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박정희 대통령이 사망한 시점인 1979년 10월부터 1980년 5월 사이 전두환은 12.12사태 등의 군사정변을 통해 권력을 장악하고 제5공화국을 출범시켰다. 2023년 현재를 사는 이들에게는 이 과정이 매우 낯선 상황일 것이다. 하지만 40, 50년 전 한국은 지금과 매우 다른 나라였다. 1948년에 정부 수립이 이루어졌지만 불과 2년 만에 한국전쟁이 벌어졌고 1953년에나 전쟁이 멈췄다. 가뜩이나 신생 국가라는 한계가 뚜렷했..

기획연재 2023.08.03

[칼럼] 한국 예술지원조직의 오랜 문제들 ②

관련 글 (33호) [칼럼]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파국, 호선제 복원 첫 위원장에 정치인 선출_ 김소연 (34호) [칼럼]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개혁의 실패 혹은 덧없음 _ 김상철 (35호) [칼럼] 아르코의 ‘쓸모’를 증명하기 위한 과제들_ 김상철 (35호) [칼럼] 한국 예술지원조직의 오랜 문제들 ①_ 염신규 정책이나 제도는 그 자체가 현실의 변화를 만드는 계기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론 역사적 산물이기도 하다. 시대적 흐름과 현실의 배경은 정책과 제도의 성패를 가름하는 중요한 동인이 되기도 하고 어떤 정책을 강제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지난 글에서 언급한, 문예진흥원에서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이하 아르코)로의 전환은 시대적 과제에서 비롯된 것이었지만 현재까지는 성공적인 결과로 입증되지는 못하고 있다. 그 이..

칼럼 2023.04.17

[칼럼] 한국 예술지원조직의 오랜 문제들 ①

관련 글 (33호) [칼럼]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파국, 호선제 복원 첫 위원장에 정치인 선출_ 김소연 (34호) [칼럼]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개혁의 실패 혹은 덧없음 _ 김상철 (35호) [칼럼] 아르코의 ‘쓸모’를 증명하기 위한 과제들_ 김상철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이하 아르코)가 최근 새로운 위원들과 위원장을 뽑았다. 다양한 인상평과 예측이 있지만 일단 잘하기를 기대해 본다.. 그 누구를 위해서가 아니라 한 번도 어렵지 않은 적이 없었던 한국 예술계의 구성원들을 위해서 말이다. 무엇보다 아르코가 왜, 어떤 방식으로 존재하는 것이 이 사회에 유의미한 것인지에 대해 활동을 통해 정체성을 입증해 주길 기대한다. 50년 전, ‘민간 자율’ ‘기금 안정’ 아르코의 전신인 한국문화예술진흥원(이하 문예진흥원)은 1973..

칼럼 2023.03.13

[EDITORIAL 30] ‘K컬처’와 ‘문화도시’, 한국 문화정책이 쌓은 두 개의 거탑

두 차례의 전국 선거가 끝났습니다. 선거가 끝나면 당선자와 낙선자가 갈립니다. 그 결과를 받아들이는 것이 우리 사회가 선택한 민주주의 제도입니다. 그러나 과연 선거는 당선자와 낙선자를 가르는 것만일까요. 당선자는 자신을 지지한 구성원들만이 아니라 자신을 지지하지 않은 아니 자신을 반대한 구성원들까지 자신이 표방하는 정치적 비전과 그 실행에 대해 설득하는 임무가 주어지는 것 아닐까요? 그 때문에 설혹 1표 차이의 당선이더라도 그것을 사회가 인정하는 것 아닐까요? 그러한 과정이 곧 통합이고 정치가 아닐지요. 새정부의 인선을 두고 여러 비판이 나오는 것도 당선자의 당연한 임무인 설득에 대한 책임을 요구하는 것이겠습니다. 이제 문화분야의 인선도 계속 이어질터인데 어떠한 비전과 원칙을 보여줄 수 있을까요. 사실 ..

에디토리얼 2022.06.20

[칼럼] ‘K컬처’와 ‘문화도시’, 한국 문화정책이 쌓은 두 개의 거탑과 윤석열 정부 문화정책 전망

최근 정부의 문화정책공약과 전망에 관한 두 개의 짧은 원고를 의뢰받고 썼다. 어차피 같은 주제이고 청탁받은 분량도 엇비슷하여서 어쩔 수 없이 겹치는 내용도 있었지만 똑같은 원고는 아니었다. 같은 원고를 두 군데에 줄 수 없다는 윤리적인 부분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두 원고가 쓰였던 시기가 달랐기 때문이다. 첫 원고가 새 정부 출범 이전에 쓰여졌던 것이라 주로 윤석열 당선인의 대선 당시 공약과 국정과제의 내용을 중심으로 썼다면 두 번째 원고는 새 정부 출범 직후였기 때문에 조금 더 통시적인 관점에서의 분석과 지향점에 대한 요구가 포함되어 있었다. 그 내용을 그대로 옮기는 것은 역시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는 일이니 간단하게, 그리고 좀 더 솔직하게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한국 문화정책의 흐름은 21세기 이후, ..

칼럼 2022.06.14

[대선특집: 문화정책과 국가주의 ⑥] 대선특집을 마치며- 생산적 논쟁을 위한 조건

[대선특집: 문화정책과 국가주의 ①] 권력을 위한 보기 좋은 포장지가 되지 않으려면 [대선특집: 문화정책과 국가주의 ②] 1992년 14대 대선- 정책선거와 문화공약의 시작 [대선특집: 문화정책과 국가주의 ③] 1997년 15대 대선 – IMF, 세계화, 그리고 문화예산 1% [대선특집: 문화정책과 국가주의 ④] 제16, 17대 대선- 문화정책 격변, 전진과 후퇴의 시대에 대한 회고 [대선특집: 문화정책과 국가주의 ⑤] 제18대 대선 그리고 이후, 문화정책의 퇴행과 담론장의 침체 약 사반세기 정도의 역대 대통령 선거공약을 통해 문화정책의 흐름을 되짚어보는 소소한 작업을 지난 몇 달간 진행했다. 제20대 대선을 목전에 둔 상황에서, 당면한 선거공약을 분석하는 대신 되돌아보기를 했던 것이 누군가에는 한가하거..

특집 2022.04.05

[대선특집: 문화정책과 국가주의 ⑤] 제18대 대선 그리고 이후, 문화정책의 퇴행과 담론장의 침체

[대선특집: 문화정책과 국가주의 ①] 권력을 위한 보기 좋은 포장지가 되지 않으려면 [대선특집: 문화정책과 국가주의 ②] 1992년 14대 대선- 정책선거와 문화공약의 시작 [대선특집: 문화정책과 국가주의 ③] 1997년 15대 대선 – IMF, 세계화, 그리고 문화예산 1% [대선특집: 문화정책과 국가주의 ④] 제16, 17대 대선- 문화정책 격변, 전진과 후퇴의 시대에 대한 회고 이명박 정부는 실용을 앞세웠지만 결국은 경제활성화라는 명분으로 지나칠 정도의 친기업적 정책과 4대강 사업으로 대표되는 대규모 토목사업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노동, 인권이 악화되고 환경에 대한 훼손이 심각하게 이루어졌다. 물론 대규모 토목공사 등의 경기부양책이 단기적인 효과가 아주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특집 2022.03.07

[대선특집: 문화정책과 국가주의 ③] 1997년 15대 대선 – IMF, 세계화, 그리고 문화예산 1%

[대선특집: 문화정책과 국가주의 ①] 권력을 위한 보기 좋은 포장지가 되지 않으려면 [대선특집: 문화정책과 국가주의 ②] 1992년 14대 대선- 정책선거와 문화공약의 시작 1997년 제15대 대통령 선거는 외환위기, 이른바 IMF사태 직후에 치러졌다. 한국 현대역사에서 IMF가 어떤 의미였고 그것이 끼친 영향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여전히 입장의 차이에 따른 다양한, 때로는 서로 상반된 견해들이 존재한다. 외부로부터 밀어닥친 일시적인 경제 위기였고 그것을 잘 극복해냈다고 보는 이들이 있는 반면에, 한국 사회에 신자유주의적 사회 개편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시작한 시점으로 보기도 한다. 여하간 외환위기 상황은 국가 부도 사태로 표현될 정도로 한국 경제에 위기 국면을 몰고 왔던 것은 분명했다. 그 와중에 군부세..

특집 2022.02.11

[대선특집: 문화정책과 국가주의 ①] 권력을 위한 보기 좋은 포장지가 되지 않으려면

블랙리스트 사태가 우리 사회에 준 교훈을 새삼스럽게 떠올려본다. 블랙리스트 사태는 박근혜 정부가 허무하게 무너졌던 사유 중 하나다. 문화예술에 대하여 국가권력이 개입하는 것이 얼마나 사회 공동체를 병들게 하는지를 보여줬다는 것은 너무도 지당한 이야기이다. 그런데 정치에 대한 문화적 통제가 반민주적, 반역사적인 것이 지당한 얘기임에도 불구하고 한편으론 최근 얼마간, 길게 잡아서 1987년 민주화 이후 30여 년을 제외하고는 늘 당연한 현실이기도 했다. 봉권 왕조시대나 식민지 시대에는 말할 것도 없고 민주공화국을 선포한 대한민국 개국 이래에도 늘 문화는 국가가 통제하는 범주였다. 지배 이데올로기에 반하는 문화는 검열과 탄압의 대상이었고 ‘보편적 국민 정서’는 문화예술의 다른 취향을 가로막는 만능 키와 같은 ..

특집 2021.11.04

[특집: 창간 2주년 기념 좌담] 판데믹 이후, 전환을 위한 의제

편집자 주: [문화정책리뷰]는 지난 해 4월부터 “판데믹과 문화정책”을 주제로 판데믹 이후 현장를 기록하고 판데믹으로 드러나는 문화정책의 문제적 지점에 대한 분석을 지속적으로 기획해왔습니다. 이번 좌담에서는 여전히 판데믹의 한 복판에 놓여 있는 현실에서 그간의 논의를 중간 점검해보고자 했습니다. 판데믹 이후, 문화정책 현장과 담론의 변화를 살펴보고 지금 우리가 주목해야 할 의제들을 함께 생각해보고자 합니다. 일시: 2021년 7월 7일 (수) 오전 10시 장소: 줌미팅 ○ 사회: 김소연(사회, [문화정책리뷰] 편집장) ○ 양혜원(문화관광정책연구원 예술정책연구실장) 김성하(경기연구원 연구위원) 김상철([문화정책리뷰] 편집위원) 염신규([문화정책리뷰] 편집위원) ○ 참관 김민규([문화정책리뷰] 편집위원, 아..

특집 2021.08.24

[특집: 판데믹 이후, 전환을 위한 의제⑩] 도착하지 않은 편지에 대하여

일상적인 상황이 갑자기 깨지고 변화하는 것은 대부분의 경우에 매우 힘들게 다가온다. 아무리 평소에 우리가 자신의 일상을 지긋지긋하게 여기고 있다고 하더라도 실상 그 관성적인 반복에 상당히 익숙해져있으며 편안함을 느끼기 때문이다. 갑작스러운 변화가 닥치면 그 변화의 방향이나 내용이 어떻든 간에 일단 적응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이 따른다. 그런데 그 힘듦을 어느 정도 견뎌낼 수 있다면 새로운 상황에 대한 적응력이 생긴다. 뿐만 아니라 그 전까지 익숙함 때문에 무심하게 지나쳤던 일상의 어떤 미세한 부분들을 갑자기 발견하게 된다. 관성이 주는 지루한 편안함, 혹은 무의식적 노력에 의해 지켜지는 삶의 일상적 감각에 균열이 가고 강요된 낯설게 보기는 삶에 새로운 시각을 부여한다. 그런 면에서 코로나19가 가져온 판데믹..

특집 2021.06.06

[도시와 문화정책 ⑮] 세 번째 쓰는 기획의 변: 부동산 신성국가에서의 도시, 그리고 문화

문화 분야 혹은 문화 업계에서는 문화도시니, 쇠퇴지역 문화적 재생이니, 지역문화니 하며 담론적 상상의 나래를 펴고 있는 동안 누군가들은 농지를 구입하여 왕버드나무를 심고 있었다. 그리고 그 농지들은 X기 신도시로 예정되거나, 신도시 배후지가 되면서 내일 지구가 망하건 말건 일단 땅을 사서 버드나무를 심었던 양반들은 엄청난 이익을 남겼다. 정보를 빼먹을 수 있는 정치인들이, 해당 분야 관료들이, 공공 주택 공급을 위해 존재하는 공기업 직원들이 그랬다. 위로부터 아랫까지, 너나할 것 없이 모두 그런 것은 아니지만 정말 광범위하게 그랬다고 한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집중적으로 비판을 받고 있지만 LH만 그런 것도 아니며, 현 정부가 집중적으로 욕을 먹고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지만 현 정부 시기에 유독 그런..

기획연재 2021.04.05

[특집 : 판데믹 이후, 전환을 위한 의제⑤] 길을 따라가는 문화정책, 그 이후

그 어느 해보다 다사다난했던 2020년도 어느덧 마지막 장까지 왔다. 수 차례 이 지면에서 언급해왔지만 판데믹이라는 상황은 우리 사회, 나아가서는 전 세계적으로도 유래없는, 여지껏 경험해보지 못한 사회적 활동의 제약을 던져줬다. 세계가 일시에 멈춰버리는 듯한 체감을 던져준 올 한해의 경험들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며 앞으로 우리 사회를 어떤 방식으로 변화시킬지 아직 짐작하기 어려운 상황에 머물러있다. 이런 지독하게 낯선 현실 세계의 체험은 대면상황에서의 상호체험을 통한 관계형성과 감각과 심상의 공유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문화예술계 전반에 있어 당장 매우 큰 어려움을 던져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이런 매우 예외적인, 낯선 상황은 우리가 그동안 지당한 것으로 여기며 살아왔던 문화와 예술의 사회..

특집 2020.12.03

[특집: 판데믹 이후, 전환을 위한 의제 ③] 예술의 공공의존성

판데믹을 장기간 겪고 있는 문화예술계의 위기국면은 그간 별로 주목하지 않았거나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급한 문제가 아니라고 여기며 간과해왔던 문화정책의 몇가지 불편한 부분을 되돌아보게 만든다. 무엇보다 국제적으로도 매우 발빠르고 적극적으로 코로나 위기 상황에 대처한 한국 정부 행정조직의 모습은 문화예술 분야에 있어서도 예외없이 발빠른 조치들을 들고 나오는 모습을 보여줬다. 한편으로 이런 조치들이 적지않은 정부 예산의 긴급한 투입을 요하는 것이고 평소와는 다른 행정의 긴급성을 갖고 행해지는 것이라는 점에서 다이나믹하고 즉각적인 솔루션을 들고나오는 모습은 과연 한국 관료조직이 기민하다는 감탄을 토하게 하는 한편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의 반응이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다는 것은 이 나라의 문화정책, 문화행정이 ..

특집 2020.10.06

[기획연재-도시와 문화정책 ⑩] 두 번째 쓰는 기획의 변 _ 대안적 도시문화운동을 향하여

문화도시가 어느덧 담론적 수사를 넘어 명시적인 국가 정책 개념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문화도시라는 말이 각종 정책 문서, 홍보물에 아주 흔하게 쓰이고 있고 전국의 지자체들이 정부의 문화도시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거의 매주 각지에서 문화도시에 관한 행사들이 열린다는 소식들이 들려온다. 꼭 문화부 문화도시 사업뿐만 아니라 국토부의 도시재생 뉴딜이나 농림축산부 등에서 하는 농촌 마을 관련 사업 등 각종 도시 및 지역 활성화 사업들에 있어서도 문화적 방법론은 필수적인 것으로 제시 된다. 바야흐로 이 땅의 시민들이 아주 문화적인 환경에서 살게 된 것일까? 그런데 이런 각종 국가 주도 문화정책 사업과 함께 들려오는 이야기들이 반드시 아름답거나 문화적인 이야기들만은 아니다. “도대체 문화도시를 왜 하는지 모르겠..

기획연재 2020.09.10

[창간1주년기념 편집위원 방담] “문화정책과 담론”

사회: 김소연 편집장 참석: 김민규, 김상철, 김정원, 안태호, 염신규 일시: 2020년 6월 22일 ~ 28일 (온라인) [문화정책리뷰]가 발행 1주년을 맞았다. 한 달에 한 번 다섯여섯 꼭지로 페이스북 페이지로만 배포되는 소박한 매체인 데다가‘문화정책’이라는 한정된 주제였지만 꾸준히 독자들에게 가 닿았던 것 같다. ‘할 수 있는 일’을 ‘최소한의 적정선’으로 발행해왔다. 이제 겨우 1년이지만 스스로 자축하면서, 함께 해준 독자들에게 감사하면서, 지난 1년과 앞으로의 과제에 대해 편집위원들이 이야기를 나누었다. 더 많은 이야기, 더 많은 논쟁, 더 다양한 필자 그리고 현장과 더 가까이 등등 ‘문화정책 담론 형성’이라는 목표를 향해 앞으로도 한 걸음 한 걸음 걸어가 보기로 다짐한다. 할 수 있는 일을 하..

특집 2020.07.01

[특집: 판데믹과 문화정책 ④] 환영받지 못하는 문화정책을 통과하는 고민들

코로나 바이러스 시대를 거치고 있는 동안 정부를 중심으로 한 통치 집단은 지속적으로 이에 대한 정책 수단을 꺼내놓고 있다. 초창기에는 방역 대책이 중점적으로 이루어졌고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긴급지원금 같은 사회정책이 만들어지고 경제정책이 등장하고 있다. 정부의 산업부처를 중심으로 포스트 코로나, 이른바 ‘코로나 이후’라는 이름이 붙어서 쏟아지고 있는, 그러나 포장만 살짝 바뀐 개발과 성장 중심의 정책들을 보고 있노라면 대략 두 가지 측면에서 답답증이 올라온다. 우선 첫 번째, 지금 우리의 단계가 ‘코로나 이후’의 세상을 쉽사리 떠들어댈 상황인가라는 의구심이고 두 번째는 그렇게 등장하는 정책들이 전환이나 녹색 같은 시대적 트렌드에 따른 포장을 쓰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기술 중심적이고 끝없는 성장을 전제하고 ..

특집 2020.06.30

[특집: 판데믹과 문화정책 ②] 예술지원정책의 기저질환

한 다리 건너 지인 중 민주시민교육 분야에서 일하시는 선생님이 있다. 그분은 촛불 이후, 소위 민주정부가 들어서고 지역자치, 거버넌스에 대한 강조가 다시 시작되면서 매우 바쁘게 이런저런 민주시민 교육 프로그램, 지역 거버넌스 프로그램을 정부와 지자체의 요구에 의해 진행해왔다. 그런데 그분이 최근 한통의 문자를 받았다. 신용카드 회사로부터 온 카드대금 연체 문자였다.. 바쁜 것만큼의 액수는 아니지만 이런저런 공공 프로그램을 기획 운영하며 받아오던 보조금이나 용역비가 코로나 사태 이후로 끊기다 보니 은행 잔고가 부족했던 것이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각종 교육이나 행사가 불가능해졌으니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봉급 생활자들에게는 다소 낯선 상황이겠지만 프리랜서들에게는 매우 흔한 일이다. 뭐 이처럼 춥고..

특집 2020.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