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업"

[협업‘행간行間’: 문화정책의 유행] 청년문화부터 지역문화 정책까지, ‘○○ 하는 사람’을 찾아

CP_NET 2023. 8. 3. 16:34
편집자 주: [문화정책리뷰]는 문화정책 현장의 다양한 연구진, 필진들의 작업을 소개하는 '협업'을 운영합니다. '협업'은 참여하는 연구진, 필진들이 독립적으로 기획 진행하고, [문화정책리뷰]는 발표를 돕습니다. 앞으로 문화예술 현장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다양한 담론 작업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이번 기획은 문화정책연구모임 ‘행간行間’의 [문화정책의 유행]입니다. 특정 개념 및 분야가 유행하며 문화정책 장에서 중심을 차지하는 현상에 관한 비판적 논의를 펼칩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① [협업‘행간行間’: 문화정책의 유행] 두 번째 작업을 시작하며- 문화정책을 ‘유행’이라 명명하기
② [협업‘행간行間’: 문화정책의 유행] 정책 키워드 별 예산 추이와 사회적 영향의 상관관계에 대하여_ 나보리
③ [협업‘행간行間’: 문화정책의 유행] ‘현장’이라는 유행에 대한 예비적 고찰_ 채태준
④ [협업‘행간行間’: 문화정책의 유행] 담론이자 전략으로서의 공공성_ 권수빈
⑤ [협업‘행간行間’: 문화정책의 유행] 거버넌스, 수평적·민주적 조직문화에 대한 갈망_ 성연주
⑥ [협업‘행간行間’: 문화정책의 유행] 청년문화부터 지역문화 정책까지, ‘○○ 하는 사람’을 찾아서_ 김태윤
 

 

 

"역사 곳곳에서 비슷한 의견을 가진 사람들의 기록을 여럿 찾아낼 수 있다.

비록 대부분의 때와 장소에서 기록하기에 보잘것없는 의견이라고

치부되는 사유가 수두룩한 세태에도.”1) 

 - 데이비드 그레이버- 

 

2022년 무렵부터 정책 언저리에서 청년문화라는 말을 유독 자주 접하고 있다. 국책연구기관에서 청년문화를 골자로 한 보고서가 나와 시민사회에서 토론이 이어졌고, 서울시에서는 지역문화와 청년예술 범주를 접목하는 움직임들을 가져왔다. 관련하여 직접 글을 쓰거나 자료조사를 할 때에도 청년은 주요 화두로 빼놓을 수 없었다. ‘청년지원’, ‘청년예술에 이어 청년문화가 서울은 물론 각지에서 정책 화두로 점점 떠오르고 있다고 느꼈는데, 청년문화를 한 마디로 속 시원히 표현하기는 어려웠다. 따라서 이 글은 문화정책과 청년문화, 두 가지를 나란히 놓고 보기 위한 초보적인 시도다.

 

그렇게 두 가지를 나란히 보려 시도하면서 나는 크게 세 가지 결을 마주하게 되었다. 첫 번째는 문화정책에서 청년이 수혜자가 되는 것을 회의하는 관점, 두 번째는 현장과 자료 곳곳에서 불현듯 등장했다가 이내 스쳐 가 버리는 ○○ 하는 사람이라는 표현, 세 번째로는 앞의 두 가지를 아우르는 거시적인 지역문화정책의 흐름이다. 각각은 서로 동떨어져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때와 장소가 다르더라도 비슷한 기록을 찾아낼 수 있다는 데이비드 그레이버의 격언에 힘입어, 산만하게나마 세 가지 결을 넘나들며 자료와 경험들을 엮어보고자 한다. 그림 외 본문의 모든 강조와 밑줄 등은 필자가 직접 한 것이다.

 

 

청년, 정책 수혜자에서 사회구성원으로

 

국책연구기관의 보고서 청년문화의 현황과 정책 과제에서 저자는 연구 목적이 대안문화 혹은 반문화가 아니라 문화예술, 문화관광, 문화산업, 지역문화, 문화여가, 문화복지등에 있어서 청년 주체 및 대상 정책(노수경 외, 2021: 18)이라고 명시하였다. <청년기본법>을 근거로 한 청년정책이 고용 중심으로 치우쳐 왔다고 보아, 청년들의 문화적 욕구와 정책수요를 확인하려는 점에서 청년문화로 방점이 더 옮겨 왔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기존 문화정책을 기준으로 청년 주체 및 대상의 폭을 넓히겠다는 의도로 이해된다.

 

이 보고서는 당시 1차 청년정책 기본계획(’21’25) 2021년 시행계획(문화체육관광부, 2021)을 가리켜 법률에서 제시한 청년정책의 고려사항이 종합적으로 고려되지 못한 채 문화향유에 한정된 한계를 지닌다.”(노수경 외, 위의 글: 32)고 진단하였는데, 곧이어 시민사회계에서 역시 대체로 기존에 하던 것들”(신민준, 2022.7.19.)과 중복된다며 마찬가지로 회의적으로 보았다. 회의적 진단을 뒤로한 채 남은 화두는 점차 정책에서 청년들의 주체화로 좁혀져 간다. 이미 각종 청년정책들이 작동해 왔는데, 공통적으로 청년이 정책 수혜자로 한정되는 상황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발견할 수 있다.

 

[그림 1] 문화체육관광부 2021년 청년정책 시행계획의 방향과 전략과제

출처: 문화체육관광부(2021), 1차 청년정책 기본계획(’21’25) 2021(2021.2.); 노수경 외(2021: 35)에서 재인용.
 
 
[그림 2] 발표자료 현 청년문화정책에 대한 비판적 검토

출처: 신민준(2022.7.19. 발표자료 8번째 슬라이드)

 

2017년 무렵 서울시의 경우 청년예술인창작지원내에서 청년예술가들의 참여의 폭, 생활지원, 창작지원을 모두 아우르려는 의지를 보였으나, 오히려 청년예술을 폐기하라”(성연주, 2020)는 주장으로 이어졌다. 전통적인 예술 장 바깥에서도 이미 청년세대는 예술가적 라이프스타일을 강구하고 있고 청년예술인창작지원은 이를 전폭 지원하였지만 정책 기준에 구애받지 않고 청년들이 사회적으로 예술가로 자리매김해 담론을 형성하는 시대가 와야 한다는, 아직은 그에 미치지 못한다는 역설적인 주장이었다.

 

유사한 주장을 거듭 발견할 수 있다. 위의 시민사회계에서 청년문화정책 향방을 진단하기에 앞서 복지정책 패러다임으로부터 시사점을 도출한 데에서다. 복지정책은 정상성(normality)과 비정상성(abnormality) 중에서 비정상성을 수혜자로 간주하여 사회구성원 삶의 질 증진을 목적으로 한다고 보아, 비정상성이 새로운 정상으로 대체되기 위해 청년정책의 경우 청년이 사회/경제/문화/정치적으로 구성원의 지위를 갖는”(김선기, 2022.7.19.) 지점이 중요하다고 지적하였다.

 

[그림 3] 발표자료 복지의 역설
출처: 김선기(2022.7.19. 발표자료 12번째 슬라이드)

 

2010년대 중후반 서울시 청년예술정책, 비교적 최근 복지정책에서의 시사점까지 공통적인 논조에 주목해 볼 수 있다. 바로 청년(예술가)들이 사회구성원으로서 정책 담론을 형성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당위적으로 청년세대는 게토에 격리된 주민이 아니라 그밖에 사회구성원들과 차이가 없어야 하거나, 적어도 좁혀가야 한다. 당위적으로 정책이 가리켜야 할 지점은 제한된 청년보다도 더 거시적인 사회이며, 그러한 가운데 청년세대가 정책에 개입할 수 있어야 한다.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 하는 사람’, 대중적 표현에서 정책 표어로

 

지난해에 한 수도권 광역시 문화재단의 청년문화팀 연구용역에 참여하게 되어 첫 회의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었다. 그 팀의 한 주임이, 아마 무심코 한 말 같은데 스스로를 음악 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하였고, 이때 나는 이 표현을 그다지 대수롭게 여기지는 않았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예술가의 방 예술가의 도구(홍예지 편, 2020)라는 2019‘N개의 서울사업 성과물 중 하나를 뒤늦게 펼쳐보았을 때에도 청년예술가들은 스스로를 ○○ 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하여, 비로소 이 표현을 이번 글에서 주요 축으로 삼기로 했다. 이 책은 단체 및 개인의 인터뷰 8편을 수록하고 있는데, 순서대로 표현을 몇 가지만 나열해보면 유쾌하게, 극단에 서는 사람들”, “내 곁의 인연과 함께, 세상 속으로 들어가는 사람”, “섬세하게, 소리를 어루만지는 사람등이다. 비록 10명 내외의 소수지만 청년들은 스스로를 ○○ 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하고 있었다.

 

[그림 4] 인스타그램 “#운동하는검색화면

출처: 직접 촬영(2023.6.28.)

 

이 표현은 ‘#운동하는직장인처럼 콘텐츠 해시태그로도 많이 쓰여서 2021 트렌드 노트(정유라 외, 2020)라는 도서에서는 그 해 트렌드의 한 사례로 소개하기도 했다. 그러나 사실 이는 청년세대의 전유물도 아니며, 또한 완전히 새로운 트렌드로 보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2021년에는 해시태그(SNS)라는 특징·환경을 눈여겨볼 수 있으나, <시 쓰는 사람>(심보선, 2018.11.21.)이라는 칼럼 제목에서 보듯 대중지면에서도 쓰여 왔으며 더 빠른 시점도 물론 찾아낼 수 있다. 2 )  칼럼에 따르면 저자는 이미 등단도 마쳤고 대학에서 강의도 하는 경력자이며, 청년기본법“19세 이상 34세 이하기준에도 해당하지 않아 보인다. 이처럼 ○○ 하는 사람은 청년의 전유물도, 새로운 트렌드도 아니다. 그러나 오히려, 그러므로 2021 트렌드 노트<시 쓰는 사람> 모두에 걸친 공통 의미에 더욱 시선이 맺힌다.

 

해시태그는 자신의 취향, 선호, 활동을 한 번에 보여주는 동시에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연대할 수 있게 해 준다. (중략) 자신을 어떤 사람이라고 선언하는 것은 개인의 이상향을 밝히는 것과 같다(정유라, 2020).

 

누구나 시를 쓸 수 있음 좋겠다. 누구나 시에 대해 이야기했음 좋겠다. (중략) 나는 시가 직업이기에 앞서 하나의 독특한 언어활동, 언어적 쓸모와 경험을 확장하는 소통 양식이라는 것을 확인한다. (중략) 시인은 없어져도 시 쓰는 사람은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심보선, 2018.11.21.).

 

연대소통 양식’, ‘이상향언어적 쓸모와 경험은 어쩌면 기존 문화정책 및 청년정책에서 언급되는 각종 기준의 교집합으로는 포착하기 어려운 집단적 양식, 의미일지도 모른다. ‘○○ 하는 사람들 중에는 청년(예술가)부터 기성 시인, 그리고 누구나에 이르는 구성원들이 계속 있을 것이다. 여기서 청년세대는 더이상 게토로 내몰리지 않는다.

 

위 칼럼 인용문에서, 누구나 시를 쓰고 이야기했으면 한다는 지향은 마치 누구나 예술가(최혜자 외, 2019에서 재인용)라는 생활문화정책 표어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이 지점에서 대중적으로 쓰이던 표현이 문화정책 표어 중 하나로 본격 대두하였다고 보는데 3), 표어의 주체는 누구나이지만 가변항 ○○예술을 콕 집어 표방하였다. 따라서 생활문화정책에 생활인으로서 예술인에 대한 고민”(권수빈, 2022: 245)이 뒤따른 것은 어느 정도 불가피해 보인다. 그러나 생활문화정책 관련해 이 글의 방점은 청년문화가 그다지 부각되지 않았다는 데에 있다. 청년이 사회구성원에 포함되어야 한다는 당위에서는 생활인, 예술인, 누구나 등 어디에도 포함될 수 있겠지만 그 안에 여러 담론과 체계에서 청년문화가 눈에 띄지는 않는다.

 

[그림 5] “누구나 예술가
출처: 최혜자 외(2018), 서울특별시 생활문화활성화 사업 평가 및 모니터링 연구, p.14 재구성; 최혜자 외(2019: 46)에서 재인용.

 

그 다음 ○○ 하는 사람청년문화의 자취를 찾는 방향으로 서울문화재단 지역문화사업 N개의 서울을 가리킬 수 있지 않을까? 이름에서 주체는 서울, 가변항 ○○N개라는 미지수로 남겨두면서 지역‘문화’정책 테두리 안에서 ‘청년’예술과의 접점을 적극 모색한 것으로 보인다. 주지하듯 예술가의 방 예술가의 도구또한 2019년 이 사업의 일환이었다. 특히 2019~20213개년 간의 사업을 통해 도시 속 예술X시도 중(2021a)·도시현장형 청년예술인 지원사업 성과 및 지역문화X청년예술 정책 방향(2021b)을 발간하며 각각 담론과 정책방향을 정리하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여 왔다. 담론집에서 지역문화 정책가 및 청년예술가 양측의 시선을 교차해 당시의 역동성을 유추해 보면 다음과 같다.

 

(2015~2016) 이러한 사업들을 통해 확인한 예술의 새로운(혹은 가장 오래된), 활발해지고 있는 현장으로서 도시와 지역에 대해, 청년예술인, 특히 예술계에 진입하는 청년예술인들의 인지 정도나 활동의 기회에 대한 접근성 면에서 다소 불균형이 있다고 보았다. 기회가 된다면 이러한 지점은 사업이 편성될 만한 지점이라고 보았다(김진환, 2021a: 13).

 

나는 틀에 박힌 선례들이 가득한 낯선 방법론의 세계에 뚝 떨어진 채로 7개월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어떠한 대단한 특색을 스스로 찾아내서 멋진 작업을 완성해야 한다는, 자칫 휩쓸려가기 딱 좋은 환경에 놓여 있었다. 제 발로 걸어 들어올 때는 가늠도 하지 못했었다. 내가 걸어 들어가는 곳의 이 혼란을. (중략) 다시 지역 예술을 만들 것인가 물어본다면 답은 그렇다’(이시마, 2021a: 58~59).

 

 

지역·인구·콘텐츠, 청년문화는 과연 어디에?

 

누구나 예술가라 했던 생활문화정책에서보다 ‘N개의 서울등 지역문화정책 내에서 청년예술 담론은 더욱 풍부하게 축적되어 왔다. 이 차이를 어느 시점, 찰나의 유행으로 간주할 수 있을까? 위의 두 인용문 사이 간극처럼 과도기적 긴장감이 엿보이는 건 사실이지만 우선 더 지켜볼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복지·문화를 망라해 청년세대 및 계층에게 공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진단이 불행히도 계속 이어져 왔다면, 지역문화정책은 비록 사회 전반에 미치지는 못하더라도 청년예술가들이 개입할 수 있는 정책 영역을 일정 정도 자임하고자 했다고 보인다.

 

그럼에도 유행 관점을 계속 고수해보자면, 정책 개입의 폭이 더 많은 청년(예술가)들의 참여와 균형을 맞출수록 정당성을 확보해갈 것이다. 나아가 이 지점은 지역문화정책 전반의 맥락에 따라 중앙정부 및 수도 서울을 넘어선 구상·설계와도 맞닿을 수 있다. 지역문화정책은 중앙집중적구조와 자치분권”(이상 염신규, 2019: 34) 지향 사이에서 추동되어 지역문화진흥법제정 등 주요 계기를 맞아온 고유한 배경을 갖는다. 부산, 수원, 인천, 제주도 등 지역 및 공공 문화(예술)재단 중심으로도 청년예술’, ‘청년문화정책 사례는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4)

 

앞서 소개한 청년문화의 현황과 정책 과제보고서 이후 이듬해 발간된 또 다른 국책연구기관 보고서 대학과 지역문화 연계 방향 연구(김규원 외, 2022)생활인구 5) 개념을 감안해 지역인구를 거시적 의제로 제시하면서, 지역대학을 위시한 청년세대에 주목하고, 지역문화로도 시선을 넓힌다. 후자 보고서가 전자와 달리 청년문화를 직접 표방하지는 않는다 해도 청년세대 및 지역문화 관점이 바탕이 된 점에서 전자와 나란히 놓고 둘 사이에서 정책이 심화하였다는 의미를 한번 부여해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거칠게는 [그림 1]에서 [그림 2]를 거쳐 [그림 6]으로 나아가는 식이다.

 

[그림 6] 2020-2021년도 전국 4년제 대학 등록률

출처: 한국대학교교육협의회 제출자료 재구성;
서동용 의원실(2021), 2021 대한민국 격차지도 - 지방소멸의 위기와 지역격차, 정책자료집 2021.10.20.;
김규원 외(2022: 5)에서 재인용.

 

과연 서울을 넘어서도 청년(예술가)들은 지역문화정책 안에 공고히 자리매김해 갈 것인가. 혹은 예컨대 온라인·콘텐츠·SNS 등 그밖에 영역이 더 큰 정당성을 갖고 지역문화와 경합할 것인가. 2020년대에 ○○ 하는 사람은 해시태그에서 돋보이는 가운데, 동시에 [그림 6]의 지도 안 어딘가에도 여전히 분명 없지 않을 것이다. ○○ 하는 사람중에 물론 청년이 있을 것이다.

 

글을 마무리하며 예술가의 방 예술가의 도구를 마지막으로 다시 보면, 독특한 점 한 가지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여타 음악 하는 사람”, “시 쓰는 사람표현이 단순히 특정 예술장르를 내세운 것과 달리 이 인터뷰집에서 청년예술가들은 유쾌하게, 극단에 서는 사람들, 내 곁의 인연과 함께, 세상 속으로 들어가는 사람, 섬세하게, 소리를 어루만지는 사람처럼 각양각색 수사를 보태 표현을 더 정교하게 제시하였다는 점이다.

 

과연 이 특징은 어떤 시사적인 관점 또는 발견일 수 있을까? 조심스레 몇 가지 추측을 보태보건대, 이미 예술가 정체성을 확립한 청년들에게 무언가 다음 패러다임이 필요한 건 아니었을까? 혹은 이 무렵 지역문화정책과 절충하기 위한 흔적으로 보는 게 더 타당할까? 결국 이를 청년예술에서 청년문화로 이어지는 흐름·방향으로 진단하기에는 아직 섣부를까? 분명 수사가 훨씬 더 정교하나, 막상 직관적으로 와닿는 느낌은 조금 덜한 것 같기도 하다. 더 많은 ○○ 하는 사람들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그림 7] “섬세하게, 소리를 어루만지는 사람
출처: 홍예지 편(2020: 50~51)

 

--- 각 주 -----

1) 원문: “One can find records of people making similar arguments throughout history, despite the fact there is every reason to believe that in most times and places, such opinions were the ones least likely to be written down.”(Graeber, David, 2004: 3~4)

 2) 경향신문, 2009.12.18. 참조.

 3) 부평은창조대학, 성북은대학, 구로는예술대학 2010년대 초중반 무렵 사회적경제, 문화예술교육, 도시재생, 지역문화 등 영역에 폭넓게 걸쳐 ○○은 대학 표어가 발견되는 가운데, 사단법인 ○○은대학연구소와 여러 공공 문화재단 등의 협력 건들이 축적되며 표어가 확산하였다.

 4) 부산문화재단 웹사이트; 최지연(2018); 기호일보, 2022.10.18.; 텀블벅웹사이트 참조.
 5) 생활 인구() = 상주인구 + 초단기 유동인구 + 단기체류 + 중장기체류”(전대욱 외, 2021, 행정수요의 실질적 반영을 위한 새로운 인구개념 검토, 정책연구 2021-01, 한국지방행정연구원, p.2; 김규원 외, 2022: 231.에서 재인용.)
 
 

 * 이 글은 서울문화재단 예술연구활동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발행합니다.

 

참고문헌

○○은대학연구소, 기업소개서 2022.

경향신문, <루시드폴 나는 원래 음악하는 사람 충동 아닌 직관으로 선택한 길”>, 2009.12.18. https://bit.ly/3PAuuJk

권수빈(2022), <생활과 예술 사이를 확장하기>, 돌아보다 너머보다 생활문화의 경계에서, 서울문화재단, pp. 242~263.

기호일보, <[기호일보·인천문화재단 공동기획] 청년, 예술하다- 10.인천문화재단 청년문화팀 인터뷰[]>, 2022.10.18. https://bit.ly/3JvH7lk

김규원·김소연·변지혜(2022), 대학과 지역문화 연계 방향 연구, 한국문화관광연구원.

김선기, <세대론을 넘어서는 청년문화 정책>, 대안 문화정책 세미나, 문화정책의 전환을 위한 7가지 의제들, 발표자료, 2022.7.19.

김진환(2021a), <서울문화재단의 도시현장형 청년예술인 지원사업의 3년의 기록 (2019~2021)>, 도시 속 예술X시도 중, 서울문화재단, pp.12~21.

노수경·이경진·노영순·이상열(2021), 청년문화의 현황과 정책 과제,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부산문화재단 웹사이트

성연주, <‘청년예술을 폐기하라>, 서울청년예술인회의, 2020.8.13. https://bit.ly/3XrYN7a

신민준, <세대론을 넘어서는 청년문화 정책>, 대안 문화정책 세미나, 문화정책의 전환을 위한 7가지 의제들, 발표자료, 2022.7.19.

심보선, <시 쓰는 사람>, 시사인, 2018.11.21. https://bit.ly/3r4NWnc

염신규, <지방문화원인가, 지역문화원인가 자치분권시대 문화원이 나아갈 길>, 로컬 지향의 지역문화운동, 삶창, pp.33~40.

이시마(2021a), <지역과 예술의 교차와 충돌 전형성과 예술의 욕망 그 사이에서>, 도시 속 예술X시도 중, 서울문화재단, pp.56~59.

정유라(2020), <디지털 시대의 어휘력>, 2021 트렌드 노트, 북스톤.

제주문화예술재단·텀블벅, <맑은 날, 제주: 제주문화예술재단>, 텀블벅웹사이트, https://tumblbug.com/collections/jfac2019

최지연(2018), 지역 기반 청년문화활동 활성화를 위한 기초연구, 수원시정연구원.

최혜자·강윤주·백선혜·염신규·이현아(2019), 2019년 생활문화정책2.0 수립연구, 서울문화재단.

홍예지 편(2020), 예술가의 방 예술가의 도구, 아름다움.

Graeber, David(2004), Fragments of an Anarchist Anthropology, Prickly Paradigm Press.

청년기본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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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윤. 삐뚤빼뚤하게, ‘문화를 염두에 두려는 사람

 

문화정책연구모임 행간行間'. 문화정책을 함께 공부하고 있는 젊은 연구자들의 다학제적 연구모임이다. 문화정책씬 내의 연구 담론이 공론空論-논쟁과 응답의 부재- 시절에, 학술장의 유령으로 남지 않겠다며 공론公論-함께 논쟁을 통해 의미를 매개하기-을 시도한다. (권수빈, 김태윤, 나보리, 성연주, 채태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