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문화정책리뷰], 한국문화정책연구소,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은 공동으로 예술/문화정책 집담회를 3차례 개최한다. 집담회는 예술/문화정책 진단과 의제 도출을 위한 자유로운 토론으로 진행된다. [문화정책리뷰]에서 주요 내용을 정리했다.
① 지역문화정책과 중간지원조직(광역/기초문화재단을 중심으로)
이번 집담회에서는 ‘경기도예술인기회소득’ ‘광주광역시 예술인권리보장조례’ ‘예술인고용보험’ ‘예술인산재보험’ 등 예술인정책으로 시행되고 있는 정책에 대한 현장의 이슈를 점검했다. 정책 대상으로서 예술과 예술인을 구분하고 있지만 정작 많은 예술인정책은 기존 예술정책의 방식을 답습한다. 그에서 비롯되는 여러 문제적 지점들이 적지 않다. 또한 과연 정책 대상으로서의 예술인은 어떻게 규정될 수 있는지, 어떻게 규정해야 하는지,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어떠한 대안이 필요한지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한편 예술인고용보험, 예술인산재보험은 예술인정책이면서 재원이 기존 기금에 두고있어 예술인정책과 사회보험정책이 교차하는 지점이다. 이에서 비롯되는 사회적 이슈 또한 함께 살펴봤다.
경기도 예술인기회소득
- 2018년 즈음부터 논의가 시작되었다. 처음에는 정책 상상토크 같은 식이었다. 안산에서 예술인들이 모여서 기본소득 전문가를 모시고 개념에 대한 강의도 듣고 예술인기본소득으로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 논의하면서 월 100만 원 예술가들에게 기본소득을 지급하자는 제안을 했었다. 대략 연 25억 원 정도의 예산이 필요한데, 시에서 감당할 수 있는 규모이니 가능하지 않을까 했다. 안산은 ‘예술인기본소득 추진위원회’를 예총 민예총이 같이 만들었다. 부천에서도 예술인기본소득 토론회를 열고 있었다. 그러던 중 2019년, 이재명 도지사 때인데, 경기도에서 권역별 기본소득 토론회를 추진하는데 예술인기본소득 섹션을 따로 넣을 테니 와서 토론을 해달라는 제안이 왔다. 경기도 권역별 기본소득 토론회에 다니면서 막 떠들기 시작했다. 2019년 가을 경기도에서 정책축제가 열리는데, 문화예술 분야 기획을 구자호 경기민예총 정책위원장이 맡으면서 주제를 예술인기본소득으로 삼았다. 2019년, 2020년 2년 연속 예술인기본소득으로 정책 축제마당에서 토론을 했다.
- 2019년 11월에는 경기도의회 문체위원인 최만식 의원과 경기민예총이 만나 도의회 차원에서 예술인기본소득을 추진해 보자는 제안을 했다. 최만식 의원이 언론 인터뷰도 하고, 경기도의회 문체위원장과 현장예술인들 간의 간담회도 열었다. 경기민예총은 예술인기본소득 조례 제정 촉구 온라인 피켓팅도 했다. 기본소득을 추진하려면 중앙정부의 관련 위원회를 거쳐야 하는데, 그게 좀 복잡해지면서 예술인 창작수당으로 바뀌어서 2021년 예술인창작수당 지급 조례가 통과되고 2022년도에 1번 시범적으로 지급했다. 창작수당으로 지급되었지만, 경기도에 주소를 두고 있는 예술인 모두에게 지급하는 기본소득 개념이다. 그런데 광역과 기초가 매칭하는 방식이어서 빠지는 기초단체가 있었다. 예산부족 또는 정치적 반대 등으로 거부하는 기초지자체도 있었다.
- 2022년 6월 김동연 지사 취임 후에도 이 사업이 계속 이어졌는데, ‘예술인기회소득’으로 다시 정리되었다. 기본소득은 자격이 있다면 다 줘야 하지만 기회소득으로 정리되면서 기준을 두었다. 중위소득 120% 하위 소득자, 대략 연 소득이 3천만 원 이하를 기준으로 했다. 세대가 아니고 예술가 개인 소득이 기준이다. 2023년, 2024년 2년 동안 기준에 해당하는 예술인들에게 연 150만 원을 기회소득으로 지급했다. 경기도 31개 시군 중에 수원 성남 고양 용인 4곳의 기초지자체는 제외되었다. 광역과 기초가 5:5로 재원을 매칭하는데, 수원의 경우는 시의회에서 예산 통과가 안 되었다.
- 창작지원의 불안정성에 대한 문제의식이 있었다. 국민기본소득 논의가 시작되는 걸 보면서 예술인정책과 연결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토론회를 먼저 조직하는 등 현장의 움직임과 경기도가 기본소득 정책에 적극적인 의지가 만난 거다. 경기도는 국민기본소득의 과정으로 범주형 기본소득을 시행하면서 농민 청년 예술인 장애인 등에서 먼저 시작했다. 현재 청년은 기본소득으로 가고, 예술인 등은 기회소득을 시행하고 있다. 그런데 소득이라기에는 너무 작은 액수다. 1년에 100만 원, 150만 원이면 한 달에 10만 원정도인데, 휴대폰 요금 교통비도 안 된다. 소득이라고 할 수 있나. 하지만 물꼬를 튼다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시작해서 예술인기본소득으로 점점 발전시켜 나가보자는 것이다. 예술인에게 정부가 공공자원을 투여한다는 것은 예술의 공공성을 인정하는 것, 그리고 공적 재원으로 예술가들에게 일주일에 하루 정도 예술활동을 보장한다는 것. 논의과정에서는 여러 기준이 있었다. 예술인들이 레슨비로 한 달에 벌어들이는 수입, 혹은 공공예술단체의 예산을 그 지역의 예술인의 수로 나누었을 때의 액수 등등
- 예술인을 어떻게 규정하느냐는 쟁점이었다. 예술인복지재단의 예술인활동증명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았다. 하지만 그 논의에 매어 있을 수 없어서 예술인복지법에 근거해서 예술활동 증명예술인활동증명을 기준으로 했다. 예술인기본소득을 빨리 시행해야 한다는 것도 있었지만 국민기본소득으로 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국민기본소득이 되면 예술인의 범주는 중요한 쟁점이 아니다. 두 번째 쟁점은 왜 예술인들에게 공공재원을 지원해야 하는가였다. 너네가 하고 싶어서 하는 거잖아, 그런 통념에 대한 것이다. 두 가지를 주장했다. 예술 그자체의 공공재적 가치, 도민들의 예술향유가 만들어내는 사회 경제적 파급력.
예술인정책에서 ‘예술인’은 누구인가
- 예술인복지정책 설계할 때마다 이 정책의 대상이 누구인가가 매번 이슈가 된다. 산재보험은 임의가입이기 때문에 이슈가 크가 부각되지 않지만 고용보험은 당연가입이다보니 중요한 이슈다. 제도는 운영되고 있지만 해결된 것은 아니다.
- 예술인고용보험의 경우 2가지 기준을 생각해 볼 수 있다. 하나는 예술활동증명, 다른 하나는 문화예술능력. 예술활동증명으로 예술인을 규정하는 데에 대한 한계는 이미 많이 지적되었다. 굉장히 제한적이다보니 예술활동증명에 포함되지 않는 예술가들이 있다. 현재로는 문화예술용역계약을 기준으로 해서 예술인보험조정대상을 정하고 있다. 예술활동증명이 의미가 없는 건 아니다. 성문화된 가이드라인이 되는 건데, 예술활동증명 기준에 비추어 대상자가 될 수 있는가를 판단하는 거다. 그러다보니 실무적으로 명확한 기준이 부재한 거다.
- 정책에서 ‘예술인은 누구인가‘라는 범주화 이슈는 정책이 설정한 대상에 적합하게 작동하고 있는가에 대한 것이다. 예를 들면 고용보험 도입과정을 생각해보자. 예술인들이 생계가 너무 어렵고 살기 힘든 형편인데, 예술인들의 생계를 지원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자, 프랑스의 엥떼르미뗑 등의 사회보장제도를 우리의 현실에 적용할 수 있는 방식을 찾으면서 재정이 따로 없으니 고용보험 재정을 끌어오자, 그렇게 예술인고용보험이 된 거다. 고용보험에서 보면 예술인 특례인 거다. 그런데 생계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1인 창작자, 1인 작업자는 고용보험의 대상이 될 수 없다. 그러다보니 예술인고용보험을 도입한 취지와 어긋나게 작동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질문이 생긴다.
- 창작지원의 경우는 예술활동에 초점을 맞추지만 복지정책에서는 정책의 대상에 대한 이슈가 항상 있다. 예술인복지정책을 설계하다보면 연금수령자는 제외한다거나 그런 게 있다. 예를 들어 창작활동을 하고 있지만 교사일 경우는 교직원연금이 있으니 제외되는 거다. 예술활동을 하니까 창작지원의 대상은 되지만, 임대료 지원 등등 예술인복지지원 대상으로 포함하는 것은 무리다는 기준이 만들어지는 거다. 자연스럽게 사업에 따라 정리되지 않을까 한다.
- 프랑스 엥떼르미땅이나 독일 예술인사회보험법 등을 스터디해 보면 예술가들이 조합으로 조직되어 있다. 물론 조합 밖에 있는 예술가들도 있지만 활동이 정책장에서 약간 벗어나 있다. 한국은 예술가조직이라면 예총, 민예총인데 조합이 아니다. 멤버십이 다르다. 조합이냐 아니냐가 대상 특정의 문제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그에 따라 공적 지원 방식도 다르다. 독일은 유니온에서 조성한 재원과 정부의 재원이 매칭하는 방식이다. 참고하기에는 환경이 많이 다르다.
- 외부적인 상황 때문에 예술인복지법이 급하게 만들어지면서 예술활동증명이 기이한 방식으로 정착되었다. 코로나가 기름을 얹었다. 이 애매한 시스템이 현장에서 외면받았는데, 코로나 당시 긴급지원이 예술활동증명을 토대로 이루어지면서 현장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 기본소득 논의할 때 예술인활동증명을 예총 민예총 멤버십으로 대체하자는 의견이 있었는데, 반대다. 조합이 아닌 두 단체의 멤버십으로 예술활동증명을 대체하면 두 단체가 권력화된다. 민예총을 보더라도 굉장히 다양한 예술인들이 모여 있다. 그래서 예술노동과 관련된 특정 사업을 집중해서 한다던가 이런 고민이 필요하다.
예술인노동조합, 예술강사, 정책의 왜곡, 수혜인가 노동의 댓가인가
- 예술인노동조합에서 활동해보면 조합원들의 요구가 일반적인 노동조합의 요구와는 다르다. 생계안정, 고용안정, 작업환경의 안전 등등이 아니라 부당한 일을 겪을 때 이를 해결하는 통로 내지는 공동 대응이 주요한 요구다. 영화인 신문고 활동이 자연스럽게 영화노동조합으로 이어졌다. 예술인복지재단에 예술인신문고가 있다. 예술인조합이 소득보다는 활동보장, 권리 이런 취지가 더 강하다. 민예총도 예술인노동조합총연합 이런 걸 해봐야 하지 않나 하고 이야기를 하면, 괜찮다 하는 분도 있고 생뚱맞다고 말하는 분도 있다. 현재 예술인노동조합은 산업화 되어 있는 직군에서 주로 만들어진다. 플랫폼이건 방송사건 제작사건 계약의 상대가 명확할 때 조합의 힘이 발휘된다. 공연예술인노동조합이나 뮤지션유니온은 아직은 권리구제 요구가 강하다. 그러다보니 고용보험, 산재보험을 먼 이슈로 느끼게 된다.
- 사회보장 제도는 결국 노무문제다. 이게 크게 두드러졌던 것이 예술강사다. 예술강사의 계약 주체가 누구이냐 이걸 명확히 하지 않는 거다. 문체부에서는 지역에 위탁했으니까 지역 문화예술교육센터 즉 지역문화재단이 계약 주체라고 하는데 지역문화재단은 문체부가 원청이니까 문체부가 계약주체다, 그런다. 이게 왜 중요한 쟁점이냐면 4대보험 등의 의무가 생기기 때문이다. 학교예술교육이 처음 시작할 때는 예술가 정체성이 강했다. 내일이라도 작품하면서 먹고 살 수 있으면 난 학교수업 안 해도 좋아, 그런 식이었다. 그런데 이후 일자리로 자리잡으면서 예술교육자라는 정체성을 갖게 된다. 예술교육자로서의 노동자성이 명확해지고 노동자이면서도 사회보장제도에서 배제되어있는 불합리함에 대한 문제제기가 나오는 거다. 이렇게 정체성이 달라져있는데, 정책이나 행정에서는 교육전문가로서의 노동자성을 받아주지 않는 거다.
- 학교예술강사 문제는 문체부 정책의 불합리함에서 기인하는 바가 크다. 처음 이 제도를 만들었던 것은 학교 예술강사라는 직업을 만드는 게 아니라 예술가들을 학교에 보내서 학교 현장의 예술교육에 변화를 만든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학교 예술강사가 직군처럼 변화되었던 것이 이명박 정부 때 일자리정책이 확산되면서 학교예술강사 제도의 내용이 바뀌었다. 예술가들이 원해서라기보다는 정책이 그렇게 몰고 갔던 거다. 당시 문체부가 엄청 드라이브를 걸었는데, 성과주의였다. 그러고 나서 고용문제가 불거지니까 책임을 지역문화재단에 떠넘겨버린 거다. 지금 예술강사들이 겪고 있는 문제가 많다. 시수가 줄고 몇십 년째 시간당 강사비가 고정되어 있다. 작년 재작년 국가재정이 좀 축소되면서 학교 예술강사 예산 자체가 축소되었다. 거기에다 강사들이 정체되어 있다면서 갑자기 교체한다. 이 모든 문제가 사용자의 책임성과 연결된다. 정부의 공적 책임의 문제다.
- 예술강사의 경우 정책의 혼선만이 아니라 당사자들이 직군으로 만들어지길 바란다. 노조도 있다. 이명박 정부 이후 학교예술강사가 양적으로 엄청나게 커졌다. 그 이후에 들어온 분들의 그러한 요구는 너무 당연한 거다.
- 현장이 정책이나 행정에 포획되어 있다. 지역의 사례인데, 문화예술 플랫폼 사업 있었다. 예술인들을 문화예술동아리에 파견하고 활동비를 지급했다. 창작활동을 보조하는 것이 아니라 예술인들이 관련 활동을 하고 수입을 갖게 하는 것이었다. 도민 1인 1동아리 만들기라는 취지도 덧붙여졌다. 초기에는 성공적인 사업이었다. 강사가 도심에 2개 외곽에 하나 총 3개까지 해서 150만 원을 약 8개월 동안 보장하는 거다. 이게 성과가 있으니까 갑자기 예산이 5배 정도 늘었다. 그러면서 어떤 상황이 벌어지냐면 강사의 수를 늘리는 게 아니라 동아리를 늘려버리는 거다. 지역의 예술가를 중심에 놓고 만들어졌던 사업이 3~4년 사이에 동아리지원사업이 되어버린다. 이후 재원이 지역문화진흥원으로 넘어가면서 지금은 평범한 생활예술지원사업이 되었다. 행정에 포획된 거다.
- 신공공관리 기조에 따라 공적 영역에서도 효율성이 있어야 되고 성과가 있어야 된다는 건데, 그렇게 가다 보니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해서 좋은 방향성이 있었던 프로그램이 일정한 성과를 갖게 되면 양적 팽창을 하는 과정에서 사업의 취지나 내용이 사라져버리는 사업들이 굉장히 많다. 예술이나 예술가를 중심에 놓고 시작했던 사업이 결국은 행정에 포획되고 성과주의에 매몰되는 일이 어느 영역이든 반복되고 있는 거다. 정책이 도입되는데 가다가 엎어지고 가다가 엎어지고 그러다보니 예술정책보다는 기본적인 사회보장제도에 대해 관심이 생기는 것 같다. 경기예술인기회소득도 그런 흐름이나 맥락이 아닌가 싶다.
- 그럼 본래 정책 취지를 살리면서 예술인 일자리 이슈도 해결하는 방향은 뭘까. 사실 예술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도 일자리 안정성은 필요한 것 아닌가. 그런데 예술강사들은 교육의 질을 높이겠다는 이유로 쉽게 강사 지위에서 탈락시킨다.
- 문화예술플랫폼 사업의 예처럼 시작은 학교 예술교육에 변화도 만들고 예술인들도 창작 외 활동으로 수입을 만들자는 건데, 정책이 사업으로 만들어지면서 예술인정책이 아니라 기존의 프로젝트 기반의 사업으로 설계되고 실행되다보니까 이런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그래서 행정에 포획되었다고 말한 거다.
- 앞서 신공공관리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좀 다른 방향으로 접근해보려고 한다. 되게 징후적이고 변태적인 방식으로 드러나는데, 예를 들면 코로나 팬데믹 초기 2020년에 예술인 긴급 지원이 나오는데, 그 지원 대상자에서 제외되는 경우로 강사료 수혜대상자가 있었다. 예술강사의 강사료가 ‘수혜’라는 거다. 정책에서 예술강사의 강사료를 노동의 대가라고 바라보지 않는 거다. 공무원 급여를 수혜라고 말하지 않는다.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감춰져 있다가 코로나 팬데믹 같은 아주 특수한 상황에서는 맨얼굴이 확 드러나는 거다. 예술인의 생존이라든가 예술활동이 지속가능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서 여러 가지 제도들이 튀어나오고 그것을 운영하고 있는데 그 과정에서 결국은 그게 본연의 예술인정책이 아니라 변질되는 그런 과정들이 계속되고 있고, 정책의 실행을 ‘수혜’라고 인식하고 대상화시키는 방식으로 나타난다. 예술인기본소득, 예술인기회소득 이슈도 그런 식으로 변질되는 거 아닌지 우려가 된다.
- 예술인기본소득 논의를 할 때 예술인들에게서 참여소득이라는 개념이 제안되었었다. 소득을 받고 일정하게 뭘 하자, 이런 내용인데 단호하게 반대했다. 노동에 대한 반대급부로 지급되는 것이 아니라 기본소득 개념에 충실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광주광역시 예술인권리보장조례>
- 여러 프로젝트를 매개로 해서 공공재원을 예술인들한테 지원하고 있는데, 그 과정에서 길들이기 등의 문제가 생기기고,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태가 그렇다, 그런 문제들에 대한 대응으로 예술인권리보장법이 만들어지고, 광주에서는 조례가 만들어졌다.
- 예술인권리보장법이 2021년 제정되고 2022년 시행되면서 광주에서는 논의가 시작되었다. 조례 TF를 구성하면서 실효성 있는 법을 만들자, 광주형 조례로 만들자고 뜻을 모았다. 임인자 독립기획자, 장도국 배우, 그리고 광주 민예총에서 민간위원으로 참여했다. 임인자 독립기획자는 블랙리스트 사태 때부터 쭉 활발하게 활동했고, 장도국 배우는 광주시립극단 갑질문제에 대해 열심히 싸워왔다. 광주에서 먼저 모델을 만들면 다른 지역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우리의 요구가 충분히 수용된 것은 아니지만, 2023년 2월 광주광역시 예술인권리보장조례가 제정되었다. 광주여서 쉬웠겠다는 이야기도 들었는데, 광주라서 어려운 점도 많았다.
- 기본소득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자기가 좋아하서 하는 일이라는 통념에 대해 예술의 공공성이라는 공감대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는데, ‘예술인권리와지위’라는 법이 전제하는 것을 주목해야 한다. 내용이 지나치게 포괄적인 것 등 보완할 점이 있다. 예술인의 문화적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 지위를 보장한다는 건데, 그걸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행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보완할 점이 많다.
- 심의위원회라든가 실태조사 등 2년마다 계획을 세우고 실행해야 된다. 예비예술인을 포함할 것인가, 예술인권익지원센터 설립에 대한 논쟁이 있었다. 행정에서는 예술인권익지원센터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피해구제 정도만 생각하기 때문이다. 신문고, 시옴부즈맨, 문화재단의 변호인 조력 등으로 충분하지 않냐는 것이다. 민간위원들은 실효성을 담보하려면 반드시 전문기관이 있어야 한다, 피해구제가 아니라 권익을 지원받을 수 있는 센터가 설립되어야 한다, 할 수 있다가 아니라 강제조항으로 넣어야 한다고 했다. 시에서는 월권이다, 법 통과 못한다, 우선 통과시키고 개정하자는 의견이었다. 둘 수 있다를 두겠다로 바꾸고 일단 통과시켰다.
- TF위원은 15명으로 구성되었다. 사전에 명단을 달라고 했다. 두 가지 의도였다. 하나는 시 측이 구성한 위원들을 보고 우리 쪽 위원들을 어떻게 구성할까 전략을 짜려고했다. 두 번째는 적절하지 않은 인물들이 있는지 미리 살펴보려고 했다. 여러 차레 요구했지만 명단을 주지 않았다. 위원장도 호선하기로 했는데, 이미 내정되어 있었다. 위원들 구성은 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저작권법을 모르는 변호사도 있었다. 민간위원들끼리 수시로 모여 TF회의를 준비하는 사전논의를 여러 번 하였다. 그래서 주도권을 가져올 수 있었다. 집담회도 강력하게 요구해서 진행했다. 예산 없다, 굳이 할 필요있냐 했지만 예술인들의 실질적인 이야기가 담겨야 한다고 강하게 요구했다. 기획부터 40~50명 정도 섭외까지 직접했다. 집담회는 의견 청취도 있지만 역으로 예술인들이 예술인권리보장조례의 의미를 이해하는 계기가 된다. 다른 지역에서 조례를 만든다면 사전, 중간, 마지막에 꼭 집담회를 했으면 한다.
- 당사자들이 제외된 채 조례를 만든다는 것이 이해가 안 된다. 과정에서의 어려움은 예술가들의 참여다. 예술인들이 독립성이 강하기 때문에 모이는 게 힘들다. 사람을 조직하고, 많은 사람이 나와서 우리의 이야기를 보여주고 들려주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예술가의 목소리가 행정이나 의회에서 확인이 안 되는 거다.
- 2023년 2월 제정은 빠르게 합의했다. 빠르게 제정하자에 합의했던 이유 중의 하나가 우리가 목표했던 실효성 때문이다. 2월에 통과가 되어야 예산이 편성되고, 심의위원회를 구성하고 차기 사업으로 권익센터를 구성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조례 제정 후에 TF가 해체되니 이런 현안들을 추진하는 주체가 없어진 거다. 조례 제정 후 심의위원도 구성되고 있지 못하다. 복지조례 심의위원회와 통폐합하자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런데 지금 복지조례 심의위원회는 구성도 안 되어 있다. 복지와 권리는 다르다 하면서 복지법과 예술인권리보장법을 비교표를 만들었다. 어떤 게 더 포괄적인지 보여주고 굳이 통폐합을 한다면 복지심의위원회를 권리보장심의위원회로 귀속시켜야 한다고 했다.
- 그런데 얼마 전 행안부에서 각종 위원회 정비 지침이 내려왔는데 예술인복지심의위원회는 의무 설치인데, 권리보장 심의위원회는 선택인 거다. 그러니까 다시 복지심의위원회로 통폐합하자는 거다. 거기다가 지역문화협력위원회로 통폐합하자는 제안도 있었다고 한다. 그건 반대다. 예술인 당사자성이 없다. 지역문화진흥정책과 에술인지원정책은 완전히 다른 거다. 행정은 명칭이 비슷해 보이면 그냥 간다. 시민참여예산도 해보면 전혀 다른 사업도 명칭이 비슷하다고 통폐합시켜버리고, 그 과정에서 정책의 취지나 목표가 누락된다.
- 예술인권리보장조례는 우리의 기본권을 확장하는 것이다. 지역마다 여러 상황이 있고 진행이 어렵다면 예총 민예총이 각 지역에서 조례를 만들 수 있도록 동시다발로 추진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당사자들이 원하고 갈급하고 필요한 법이라는 걸 당사자가 보여줘야 한다. 그래야 행정도 움직인다. 예술가들의 참여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사실 정책 논의에서 효용감을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다. 아젠다를 먼저 치고 나가는 몇몇이 있지만 현장이 따라붙질 않는다. 예술가들의 결합도가 낮아져서 어떻게 세력화할 것인가도 문제다.
- 지방 조례의 한계도 있다. 강제성이 약하다. 구속력을 가지고 운영하거나 설치하는 데에 취약하다. 지역 안에서 작동하는 정치와 부딪치는 상황도 있을 거다. 지방분권 문화자치의 기조가 이어지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된다면 법률에 근거한 지역 조례, 중앙정부 정책의 분원 형식 등은 그런 흐름과 잘 맞지 않는다. 지역의 지역성과 고유성을 담을 수 있는 그런 방식이 필요하다. 물론 중앙정부나 법률에 근거한다는 것의 효율성이 있다. 빠르고, 강제성도 있고. 하지만 조금 지난하더라도 지역에서 출발할 필요가 있다.
- 지역에서 조례를 만들면서 법률과 충돌하는 경우도 있다. 기초의회에서 예술단체를 지원한다는 조례를 만드는데 그게 상위법과 충돌하는 거다.
문체부의 책임 방기 혹은 무능
- 행안부의 위원회 통폐합 지침이 현재 걸림돌이다. 심의위원회를 구성하지 못하니까 한 발도 못나가고 있다.
- 모법이 있는데 행안부 지침이 침해하는 상황 아닌가. 문체부에서 해결해야 하는 거 아닌가. 두 부처 장관이 해결해야 한다. 그런데 안 할 것 같다.
- 이건 이슈로 만들어야 하는 거 아닌가. 광주시는 행안부 지침을 핑계로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 것 같다.
- 행안부 지침은 예술인권리보장조례에만 국한된 게 아니다. 민간위원회 통폐합 지침이고 위원회 별로 의무, 선택을 다 정해놨다.
- 예술인권리보장위원회에서 이 지침에 대해 판결해달라고 하는 건 어떤가. 이 지침이 광주 조례를 실행하는 데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 그런데 이게 부처간의 힘겨루기가 아니라 문체부도 예술인권리보장법에 대해 크게 의지가 없는 문제도 있는 거 아닌가. 예술인고용보험이나 산재보험도 주무부처는 고용노동부, 그리고 근로복지공단이다. 문체부는 참고 부처인데 적극적으로 요구한다. 그러니까 뭔가 부족한 점이 있어도 실행되는 거다.
- 예술인정책이 문체부가 직접 관여하는 건 다 프로젝트 기반 지원사업이고, 그렇지 않은 고용보험 등등은 다른 부처에 권한이 있다. 국가의 예술인정책을 수립하고 실행하고 충돌할 때 정리하는 부처가 문체부인데, 그걸 못하고 있는 거다. 문체부는 예산 따서 공모사업 나눠주고 보조사업자로 용역 나눠주는 사업밖에 하고 있지 않다. 이런 구조에 대한 문제의식 없이 문제적 상황을 만나면 사업 만들어서 돈 흘려보내는 식이다. 그러면 현장은 그냥 돈이 왔구나하지 이것의 정책적 목표가 뭐고 어디에서 불합리가 벌어지고 등등에 대해 고민을 할 수가 없다. 내 계약이 파기되거나 그럴 때 목소리를 내는 거고.
- 정책 기획 단위에서 예술 정책을 그렇게 짤 수밖에 없는 어떤 환경적인 요인도 있다고 생각한다. 예술의 범주가 시대에 따라서 계속 변하는데, 시대가 너무 빠르게 변하고, 그림을 그리거나 음악을 만들고 연주하거나 시를 쓰거나 이런 것들이 불과 한 백 몇 십년전만해도 예술이 아니었던 적도 있다. 그런데 지금은 예술이 되어있다. 그래서 예술로서의 지위랄까, 역할이랄까 그런 게 굉장히 급격하게 변하고 있다. 이제 정책 기획에서도 이런 변화를 생각해야 한다.
예술인고용보험, 예술인산재보험 그리고 예술인복지와 문화향유권
- 지금 운영되고 있는 예술인고용보험은 유례가 없다. 박근혜 정부 당시 처음 이 제도가 도입될 때 당연가입 이슈가 있었다. 당연가입을 적용하면 보험료를 내더라도 수급 여건이 맞지 않아 실업급여를 받지 못하는 상황에 대한 우려가 있다. 당시의 고용보험 수급 여건이 예술인과는 맞지 않았다. 그러던 것이 고용노동부도 일하는 모든 사람을 위한 고용보험으로 방향을 선회하면서 예술인들 수급을 상당히 개선할 수 있는 여러 변화가 있었다. 현재 이슈는 예술인고용보험은 고용노동부가 운영하는 고용보험기금으로 운영하고 있다. 그런데 예술인만의 독립적인 기금을 운영할 것인가, 만약 그렇게 기금이 독립되면 굉장히 많은 문제들이 해결된다. 예술인들에게 맞게 운영하면 되니까. 산재보험도 마찬가지다. 고용노동부가 운영하는 산재보험기금으로 예술인산재보험을 운영하려다보니 여러 어려운 점들이 있다. 독립적인 기금운영은 생각해볼 이슈다.
- 예술인실태조사를 보면 예술 활동을 통한 수입이 월 평균 100만 원 정도다. 평균이 그렇고, 그 아래 예술인도 굉장히 많다. 예술인고용보험은 기준을 낮춰서 월 50만 원으로 했다. 그런데 예술인고용보험은 모든 예술인을 위한 제도는 아니다. 상당한 정도의 월 수입이 지속적으로 확보되는 예술인에게 맞는 제도다. 그렇지 않은 더 어려운 예술인들에 대한 다른 복지제도가 필요하다. 어려운 예술인 도와주자고 해서 예술인고용보험을 도입했는데 정작 어려운 예술인들은 예술인고용보험에서 벗어나 있거나 보험료는 내는데 수급 자격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사례가 상당수 발생하고 있다. 데이터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또 전체 근로자와 기금 주머니를 같이 쓰고 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가 있다. 다른 직종의 근로자와 예술인들 간의 대립 구도가 형성될 수 있다. 부처 간 조정을 떠나 같은 주머니를 쓰고 있는 다른 분야 근로자들이 예술인에 대해 형평성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 프랑스에서도 계속 이 문제가 있다. 불안정 노동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에 예술인만의 문제는 아니다. 고용보험의 전제 조건은 비자발성인데 예술인고용보험은 일반 근로자에 비해 비자발성 이슈가 거의 없다. 이 점도 일반 근로자들과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 예술인고용보험법 상에서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는 피보험기간이 9개월이다. 많은 프로젝트들은 9개월 이상 간다. 기획단계, 준비단계 포함하면 그렇다. 실제로 10개월 일하기도 하고. 그런데 막상 계약은 2~3개월 단위로 이루어진다. 그리고 예술인고용보험이 실행되면서 생긴 일인데 아예 계약할 때 특약으로 고용보험을 신청하지 않는다고 넣는다. 장기 프로젝트를 하게 되면 비정규직 스탭들은 예술인고용보험 적용 대상이 된다. 정책의 실효적으로 이루어지는 분야가 있고 그렇지 않은 분야가 있다. 배우라든가 미술작가 등은 고용보험의 실효성이 없다.
- 절차도 개인이나 작은 단체에서 감당하기 어렵다. 보조금을 수령하는 시기와 정산 시기가 어그러지면서 여러 어려움이 있다. 한 사람 고용보험을 납부하는데, 완료되려면 2~3달이 걸린다. 그 과정에 투여되는 사무도 많다. 매달 한 번씩 납부해야 한다. 납부하는 과정에서 예술가도 몇 일을 일했는지, 수입을 어떻게 정산해야 하는지, 본인이 해당하는지 안 하는지 모르고 납부하는 경우도 있다. 전혀 관리가 안 되는 거다. 실효성은 없는데 여러 가지 일만 많아진다고 느끼게 되는 거다. 사회보장제도 안으로 예술인을 넣어보자는 것이 취지인데, 최고은 씨 사망으로 여론이 크게 일어났고, 그런데 지금은 각자도생이다. 내가 다 알아서 챙기고 대응해야 한다. 예술인고용보험은 노무사, 회계사, 고용지원센터 등 절차 등을 아무도 모른다. 고용지원센터 담당자하고 각 단체에서 전화하고 막 수시로 말도 안 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 예술인들 수백명이 고용보험을 납부하고 있는데, 실제 수급하고 있는 사람이 우리 단체에서는 한 사람이다. 샘플을 만들어보려고 기준을 맞추어봤는데, 이 친구 이야기가 편의점 알바도 못한다고 한다. 편의점 알바를 하면 백 만원 조금 넘게 받는데, 실업급여는 60~80만원이다. 서울은 장기 프로젝트도 있고 그런지 모르겠지만, 지역은 작은 행사가 대부분이고 계약서가 3회 출연, 혹은 당일 출연 뭐 이런 식이기 때문에 9개월을 모을 수가 없다. 주변에서 수급한 사람을 본 적이 없다. 그런데 그 작은 개런티에서 고용보험을 부담해야 한다. 수급자격이라는 것이 개인들이 자신의 여러 활동을 합산해서 조건을 맞추는 건데, 그런데 개인들이 그런 규정에 맞추어서 자격을 만드는 것이 쉽지 않다는 거다.
- 그런 과정을 간소화할 방법은 없나. 일반 근로자들은 고용노동부, 국세청이 연결되어서 관련 내용이 조회가 된다.
- 단기예술인이라는 개념은, 일용직 건설노동자의 경우에 준해서 만들어졌다. 일용직 노동자들은 1달에 11일 이상 일해야 고용보험을 받을 수 있다. 이 조건을 예술인한테도 똑같이 적용하고 있다. 대부분이 프리랜서이고, 10만 원, 20만 원, 30만 원 모아서 겨우 한 달에 100만 원 만들까 말까 하는 상황인데 그걸 합산해서 소득을 일정하게 만들어서 입증하라는 건데, 그걸 예술가 개인이 해야 한다. 법과 현실의 괴리가 생기는 거다.
- 산업화되어 있는 직군들에서는 예술인고용보험의 실효성이 크다. 프리랜서로 배제되어 있던, 고용계약도 없던 직군들에서 예술인고용보험이 도입되면서 노동계약이 자리잡았다.
- 다른 분야 노동자들이 형평성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고 했는데, 담론의 차원에서 예술인고용보험이 예술인이 너무 어려우니까 지원할 수 있는 방법을 만들자가 아니라 다양한 노동 형태를 어떻게 사회보험 안에 포함하느냐 하는 논리를 개발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제도는 사회적 합의다. 예술가들에게 유리한 무언가를 따냈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다양한 노동형태가 제도에서 다뤄질 수 있도록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되어야 할 것 같다.
- 합산의 어려움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2개월, 3개월, 6개월 막 휘발되어 버린다. 고용보험에 가입했을 경우 익년도에 일정하게 근로장려금을 주는 방식도 생각해볼 수 있다. 제도 개선과 관련하여 이런 식으로 다양한 논의가 필요하다. 또 고용보험이나 산재보험 같은 사회보험에 포함되지 않는 예술인들의 활동방식을 고려한 또 다른 복지제도도 필요하다. 어쩌면 예술인정책에서는 이것이 더 시급한 거 아닌가 한다. 기본소득, 기회소득도 그런 맥락으로 보인다.
- 예술인복지는 보편복지라기보다는 특수복지다. 전 국민에 기본소득이 실시되면 실업급여가 별 의미가 없다. 그래서 농어민을 참조하는 논의가 있었는데, 농협 수협 같은 조합, 공제회에 대한 논의도 있다. 그동안 예술인복지재단을 통해 금융공제 등의 사업도 해왔다. 예를 들어 융자사업을 적자 안 내고 잘 운영했다든가 그런 여러 방식들의 시도가 필요하다.
- 기타소득이 8.8프로다. 소득세 8프로, 지방세 0.8프로. 차라리 이걸 특별교부세로 전환한다면 새로운 재원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문화예술 부문의 재원으로 하는 거다. 그런데 기타소득으로 분류되는 세목이 예술활동이 아닌 경우들이 많다.
- 재미있는 아이디어다. 예를 들면 구글 유튜브 등 다 콘텐츠 산업인데 여기에서 세금 제대로 걷어가지고 문화예술 쪽의 재원으로 쓰자는 주장하고 연결될 수도 있다, 예술 목적세를 요구를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창작활동을 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것 말고 일반 시민들에게 문화향유권 예술 향유권을 보장한다는 점에서 목적세를 요구하는 거다. 지금 시행되고 있는 문화바우처 문화누리카드로는 향유권 정책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 경제적인 취약 계층에 한정되어 있는데, 취약 계층의 경우 문화에 대한 관심이 적다. 계층적 제한을 두지 말고 실행되어야 한다. 청년바우처에서 실효성이 나타나는 것은 제약조건이 없기 때문이다.
- 전국민 문화바우처가 브라질 모델인데, 그 프로젝트의 명칭이 생활문화다. 그런데 생활문화가 한국에 적용되면서 이상하게 변질되어서 취미동아리가 생활문화가 되었다. 지역문화재단은 문화바우처 이용율 높이려고 박물장수처럼 프로그램 만들어서 팔러다닌다. 창작지원으로 작가를 지원하면 출판비용으로 다 나간다. 이런 것들이 다 문화예술 예산으로 잡히는데 창작지원보다 더 규모가 크다. 문화예술 예산은 늘어나지만 예술가들과 아무 상관 없는 예산이 된다. 문화바우처 운영에서 행정비용이 가장 많이 들어가는 것이 부정사용 단속이다.
- 지금 이야기하고 있는 예술인사회보험은 예술 활동을 통해서 돈을 버는데, 그게 여의치 않았을 때는 금전적 보상을 해주자, 실업이든 재해든, 그런 건데 여기서 중요한 건 예술활동으로 돈을 버느냐 아니냐인데, 현실적으로 이게 명확한 기준점이 되지 않는다. 이렇다 보니 예술인사회보험에 특례 조치들이 있는데, 정당성을 확보하기가 어렵다. 예술활동증명 제도는 그런 기능을 상당히 잃었다. 그래서 전문예술법인이라든가 기존 제도를 활용해서 기준점을 명확히 하고, 사회보험 외 좀 더 실효적인 복지정책을 설계하는 것은 어떨까 한다.
- 전문예술법인은 현재 실효성이 없다. 고려해야 할 것이 그것이 무엇이든 라이센스를 가지면 더 많은 혜택이 주어진다고 하면 거기에서 알력이 생긴다. 굉장히 어려운 문제다.
- 전문예술인, 생활예술인의 구분이 사실 모호하다. 경제적 수익 발생을 기준으로 삼기도 어렵다. 그래서 창작지원이 아닌 다른 단계로 포커싱을 옮기는 것에 대한 의견이 있다. 양자를 대립적으로 이해하지 않는 다른 방식을 고민해보자. 전문예술인, 생활예술인은 상호보완적이다. 그런데 지원체계로 들어가면 적대적이 된다. 명색이 내가 선생인데 제자들 단체하고 같은 사업에 들어가면 자손심 상하고 빈정 상한다. 그런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문화민주주의, 참여 등의 정책 기조가 확산되면서 생활예술이 지원제도 안으로 대거 들어오고 지원 규모도 크다. 전문예술단체 지원은 2,30년째 그대로다,
예술인정책의 진전을 위하여
- 예술인정책이 진전이 없는 것이 문체부 관료들 입장에서는 힘은 드는데 티가 안 나는 거다. 예술인정책, 예술노동과 관련한 정책은 기존의 지원방식을 답습했을 때는 계속 되돌이표를 찍게 되는 것 같다. 그래서 발상의 전환을 가지고 이야기해봤으면 한다.
- 경기도예술인기회소득이 아직은 시범사업인데, 지난해 결과보고서를 보면 평균 예술창작활동이 약 1시간 26분이 늘었다, 일 평균은 17분 늘었다, 자기계발 학습시간 11분 증가, 행복감 3.9% 증가 등등이 나온다. 더 장기적인 실행과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우선 이런 결과가 나오고 있는 것도 중요하다. 연 150만 원이 무척 적은 금액이기는 하지만.
- 예술인고용보험, 예술산재보험이 포괄하지 못하는 예술가들이 많다고 하지만 그제도가 시행되면서 보호받는 예술인이 있다면 성과라고 생각한다. 현재의 제도가 포함하지 못하는
- 예술인정책으로 토론을 하니 프로젝트 기반 지원제도의 문제가 더 잘 보였다. 예술인정책이건 예술정책이건 프로젝트 기반의 지원사업이 아니고 예술가들의 정책 참여도 높이고 또 그만큼 책임도 지는 그런 구조가 필요하다. 지원사업 신청하고 선정하고 정산하면 끝나는 아무도 책임 안 지는 지금 같은 이런 구조는 예술가들도 행복하지 않고 정책 목표도 달성되지 않는 것 같다.
- 예술인기본소득에 대한 관심은 예술가들끼리의 경쟁을 좀 줄여보자는 거였다. 모든 지원 제도가 경쟁에서 살아남아야만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그걸 조금이라도 좀 줄여보자는 측면에서 기본소득 정책을 이용하고 싶었다. 유럽에선 우파적인 정책일지 몰라도 우리한테는 굉장히 평등한 정책이 아닐까 한다.
- 예술인고용보험, 예술인산재보험, 예술인 권리와 지위에 관한 법률 등등 예술인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만든 정책이다. 만들 때는 최선을 다해서 온 힘을 다해서 만들어 놓고 이후에 감시 견제를 계속 하지 않으니까 그냥 사장되는 법, 제도, 정책이 많다. 그것들을 들춰내서 우리의 무기로 써야 하는데 그게 잘 안 된다.
- 오늘 논의되었던 여러 주제들이 사실 다 연결되어 있는 건데, 뭔가 각개전투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든다. 그걸 잘 연결해서 예술운동에서만이 아니라 제도권에서의 교섭력을 높이는 실천이 필요하다.
정리 김소연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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