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IAL 38] 창간 4주년을 맞으며, ‘지금’ ‘여기’ 우리가 서 있는 자리
[문화정책리뷰]가 창간 4주년을 맞았습니다. 지난 2019년 7월 1일 첫 호를 발행하면서 월간 발행을 목표로 했으니 4주년 기념호는 49호가 되어야겠지만 11호나 모자랍니다. 월간 발행을 꼬박꼬박 지키지 못한 셈입니다. 그래도 “작은 시작이지만 꾸준한 걸음으로 문화정책담론의 장을 가꾸어가겠다”는 다짐을 저버리지는 않았다고 자부합니다.
지난 4년을 돌아보면 판데믹이 한 복판에 놓여 있습니다. 우리 사회가 그랬고, [문화정책리뷰]가 그렇습니다. 2020년 2월 급속히 감염자가 퍼지면서 우리 사회 역시 코로나19 방역체제로 돌입하게 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가장 먼저 문을 닫은 것은 국공립문화예술시설이었습니다. 민간의 문화예술활동 역시 급속히 위축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전염병의 위험만큼이나 활동 중단에 따라 문화예술계 전체가 위기 상황이었습니다. 게다가 정부의 전염병 대응 지침이 그대로 문화예술활동에 적용되면서 소극장에서도 2m 거리두기를 시행하라는 행정명령이 나오는가 하면 다른 한편에서는 활동 중단에 따른 문화예술계의 위기에 대응한다면서 제작지원사업이 발표되기도 했습니다. 전염병의 위기는 정책의 혼란으로 가중되고 있던 때였습니다. [문화정책리뷰]는 2020년 4월 13일부터 8월 2일까지 [호외: 판데믹과 문화정책] 19편을 발행했습니다. 급박한 현장을 간기를 따로 두지 않고 기록하고자 했습니다. 창작자들이 겪고 있는 판데믹의 현실, 국내 판데믹 대응 지원정책에 대한 소개와 비평, 전염병의 시대 공연장 운영 정책, 각국 판데믹 대응 문화정책 등등 정책의 혼선이 정돈되기까지 현장의 목소리를 담고자 했습니다.
호외만이 아니라 특집으로도 ‘판데믹과 문화정책’을 다루었습니다. 판데믹 대응 정책 비평을 통해 위기가 드러내는 문화정책의 문제적 지점을 분석하고자 했습니다. ‘판데믹과 문화정책’은 ‘판데믹 이후, 전환을 위한 의제’로 그리고 제20대 대통령 선거 전후로는 ‘문화정책과 국가주의’ ‘새정부 문화정책 과제를 묻다-100인의 의제’로 이어졌습니다. 더듬 더듬 걸음을 옮기며 지금 우리가 하고자 하는 작업은 ‘사회적 의제로서의 문화정책’으로 밑그림을 그려가고 있습니다. 문화를 사회적 맥락에서 읽고, 사회적 개입으로서의 정책을 국가의 역할만이 아니라 나와 동료들 그리고 국가 기구를 경유하지 않는 사회로 확장해서 살펴보고자 했습니다.
판데믹과 함께 블랙리스트 이후의 쟁점들도 꾸준히 다루고자 했습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7기 신임위원들의 서면 인터뷰를 비롯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여러 쟁점들을 통해 블랙리스트 이후의 과제들를 살피고자 했습니다.
[창간1주년기념 편집위원 방담] “문화정책과 담론”(13호, 2020.7.1)
[선언] 균열과 긴장의 담론장을 위하여- 사회적 의제로서의 문화정책(14호, 2020.9.4)
[특집: 창간 2주년 기념 좌담] 판데믹 이후, 전환을 위한 의제(23호, 2021.8.24)
[특집: 창간 3주년 기념 좌담] 얽혀 있는 의제, 맴도는 담론, 따로 떨어져 있는 주체- "100인의 제안" 읽기(32호, 2022.10.30)
이슈를 다루기보다 이슈의 저변과 맥락에서 담론을 구축한다고 하면서도 매호 이슈를 쫓기도 벅차했지만, 4년을 다시 되돌아보니 더디지만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뎌 온 것 같습니다. 물론 아직도 희미한 밑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이지만 말입니다. 하지만 이마저도 독자 여러분이 함께 해주셨기에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함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난 3년 간 한 해 한 해를 매듭지으며 함께 되돌아보았지만 창간 4주년은 이렇게 갈음하겠습니다. 시작되었고 준비 중인 기획연재에서 ‘다짐’이 아닌 ‘실천’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지난 호에 시작한 기획연재 [사건과 논쟁으로 돌아보는 한국 문화정책]을 이어갑니다. 그 첫 논쟁으로 염신규, ““이른바” 3S정책”을 다룹니다. 전두환 정권 시기 시작된 문화 분야 관련 일련의 조치들을 스크린(Screen), 스포츠(Sports), 섹스(Sex)의 첫 글자를 딴 ‘3S정책’으로 부르고 이를 전두환 정권의 우민화 문화정책으로 비판해 왔습니다.. 그리고 이에 대한 반비판의 논재도 있습니다. 이번 호에서는 본격적인 논쟁을 다루기보다 전두환 정권 시기에 시작된 이러한 조치들이 박정희 정권 시기 경제발전과 사회 변화와 어떻게 이어지는가를 살피고 있습니다. 문화정책이 어떻게 사회의 여러 분야와 연결되어 있는가를 보여주는 필자의 분석이 흥미롭습니다.
안태호, “[이슈: 문화예술교육 지역화 현장 인터뷰 ①] 31개 기초센터 만들기라는 과제 앞에서- 황연정 경기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장”은 문화예술교육 예산 지역 이관 이후의 변화를 살펴보는 기획입니다. “문화예술교육 지역 이관 이후 ‘지특’ ‘꿈다락’의 변화”(36호, 안태호)에 이어지는 기획으로, 36호에서 변화를 개괄했다면 이번 호부터는 지역문화예술교육센터를 찾아가 어떠한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듣고 여러분께 전합니다. 이번 호에서는 황연정 경기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장을 만났습니다. 가장 넓고, 가장 인구가 많은 경기도의 문화예술교육 지역화는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어떤 고민을 품고 있는지 살펴봐주십시오.
김상철, “[이슈] 예스24의 몰상식, 문체부 뒤통수치는 교육부, 그리고 저작권자의 권리는 지워진 타협 - e-북드림이라는 이상한 사업”에서는 한국출판인회의와 예스24 사이에 오간 ‘e-북드림’ 사업 관련 공지문에서 출발해서 이 사업에 관여하고 있는, 숨어 있거나 배제된 여러 주체들을 드러냅니다. 롯데장학재단과 교육부가 숨어 있는 주체라면 학생과 창작자들은 배제된 주체입니다. 공지문에서 확인할 수 없었던 이 사업의 과정과 맥락을 꼼꼼히 추적하고 있습니다.
김정원, “[자료] 문화정책리뷰 발행현황(2019년 7월 1일 ~ 2023년 6월 30일)은 지난 4년 간의 [문화정책리뷰] 기사들을 정리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문화정책리뷰] 4년의 발자취를 좀 더 일목요연하게 독자 여러분과 공유하고자 합니다. 조회수 TOP20도 정리했습니다. (기사 순서는 조회수 순위가 아닙니다.) [기획연재 도시와 문화정책], [이슈: 정책의 난제들], [이슈: 공공미술프로젝트], [호외: 판데믹과 문화정책] [새정부 문화정책 과제를 묻다] 등등을 많은 분들이 읽어주셨습니다. 역시 현장의 구체적 의제를 다룬 기사들에 독자 여러분의 관심이 큽니다. 또 먼저 발행된 기사들의 조회수가 높은 걸 보면서 여러분들이 꾸준히 찾아 읽고 계신 것 같아 기쁩니다. 앞으로도 구체적 의제를 깊이 있는 시선으로 읽어가겠습니다.
문화정책연구모임 ‘행간行間’과의 협업 “문화정책의 유행”도 이어집니다. 이번 호에서는 공공성, 거버넌스, 청년문화를 다루고 있습니다. 모두 이 기획의 키워드처럼 최근 문화정책에서 자주 등장하는 용어들입니다.
권수빈, “담론이자 전략으로서의 공공성”은 전제되어 있는 합의라는 통념과 달리 ‘공공성’이 어떻게 주체의 전략으로서 규정되고 담론으로 구성되는지를 공공미술정책에 대한 분석을 통해 살펴보고 있습니다. 성연주, “거버넌스, 수평적·민주적 조직문화에 대한 갈망”은 거버넌스 논의의 전개를 살피고 서교실험예술센터 공동운영단과 공유성북원탁회의의 사례를 분석하고 있습니다. 김태윤, “청년문화부터 지역문화 정책까지, ‘○○ 하는 사람’을 찾아서”는 ‘청년정책’과 ‘지역문화정책’이 교차하는 정책현장을 분석하면서 청년문화의 가능성을 살피고 있습니다.
이렇게 다시 출발합니다. 계속 나아가겠습니다.
김소연 편집장
목차
[기획연재: 사건과 논쟁으로 돌아보는 한국 문화정책②] “이른바” 3S정책_ 염신규
[이슈: 문화예술교육 지역화 현장 인터뷰 ①] 31개 기초센터 만들기라는 과제 앞에서- 황연정 경기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장_ 안태호
[이슈] 예스24의 몰상식, 문체부 뒤통수치는 교육부, 그리고 저작권자의 권리는 지워진 타협 - e-북드림이라는 이상한 사업_ 김상철
[자료] 문화정책리뷰 발행 현황(2019년 7월 1일 ~ 2023년 6월 30일)_ 김정원
[협업‘행간行間’: 문화정책의 유행] 담론이자 전략으로서의 공공성_ 권수빈
[협업‘행간行間’: 문화정책의 유행] 거버넌스, 수평적·민주적 조직문화에 대한 갈망_ 성연주
[협업‘행간行間’: 문화정책의 유행] 청년문화부터 지역문화 정책까지, ‘○○ 하는 사람’을 찾아서_ 김태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