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토리얼

[EDITORIAL 53] “선거는 왜 우리의 목소리를 담지 못하는가!”

CP_NET 2025. 4. 22. 12:36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

 

441122. 헌법재판소 탄핵 판결 주문이 발표되었습니다. 길고 긴 겨울이 끝나는 순간이었습니다. 지난 해 123일 밤 무장한 군인이 국회를 봉쇄하는 장면을 온 국민이 지켜보았던 순간의 충격과 공포와 분노, 국회로 달려간 이들, 무장한 군인을 맨몸으로 막아선 이들, 명령에도 불구하고 맨몸의 시민들에게서 물러섰던 군인들, 탄핵을 요구했던 광장의 목소리들, 불범계엄을 선포한 윤석열 구속을 외치며 겨울 밤을 거리에서 지샌 이들, 경찰이 막아선 트랙터를 몰고 온 농민들과 연대하기 위해 한밤 중에 달려온 이들, 그리고 이 긴 겨울 광장을 지켜낸 모두들.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를 듣자마자 기뻐서 온 집안을 뛰어다니면서 긴 겨울의 많은 순간들이 떠올랐습니다. 그러나 길고 긴 겨울에는 여러 차례의 고비들이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법원을 습격한 한 무리의 군중들은 계엄 선포와는 또 다른 분노와 공포였습니다. 한 고비를 넘겼지만 여전히 지금 우리가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 혼란스럽습니다.

 

불법 계엄을 선포한 윤석열은 이제 파면되었고, 내란죄 형사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윤석열의 파면과 함께 대통령 선거 정국이 시작되었습니다. 아직 공식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된 것은 아니지만 연일 대통령 선거에 뛰어든 후보들이 저마다 자신들이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며 약속을 말합니다. 발표되는 여론조사의 지지율을 보면 다가오는 선거의 당선자는 이미 정해져 있는 것 같습니다. 이제 우리는 혼란을 넘어 새로운 내일로 나아가는 것일까요.

 

탄핵이 인용된 기쁨은 같았지만, 내일에 대한 전망은 사뭇 다른 것 같습니다. 주변을 둘러봐도 그렇습니다. 새로운 내일에 대한 열망이 가득한 이들이 있는가 하면, 변화는 없다는 냉소도 그리고 깊은 절망도 있습니다. 아니 당장 오늘 여전히 고통받는 이들이 있고, 목숨을 걸고 목소리를 내야 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우리의 오늘은 어떤 내일을 만들고 있는 것일까요. 냉소와 절망을 걷어내고 광장을 지켰던 모두가 함께 더 나은 내일을 만들어가려면, 오늘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이번 호부터 [특집: 2025대선]이 시작됩니다.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은 프롤로그: 선거는 왜 우리의 목소리를 담지 못하는가! 20인의 외침!”으로 문을 엽니다. 공약이라든가 정책의 틀에 매이지 않고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았습니다. 한편 한편 모두 급박한 지금 여기의 현실을 날카롭게 진단하고 있습니다. 이야기를 전해주신 20명의 필자들께 감사드립니다. 독자 여러분들도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에 귀기울여 주시기 바랍니다. 선거는 온갖 정치적 요구들이 쏟아져 나오는 공간입니다. 선거가 후보자들의 경합에 모든 목소리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되지 않도록 더 넓게 더 깊게 더 멀리 내다보며 어제를 분석하고 오늘을 진단하며 내일을 준비하겠습니다.

 

[이슈; 탄핵 이후]에서는 김소미, 김영글, 성상민 세 필자가 각자가 선 자리에서 지난 겨울 탄핵 정국을 되돌아봅니다. 김소미 말에 얹혀지는 것이 아니라 말과 함께 움직이기는 지난 탄핵 정국의 광장에 참여했던 디자이너들의 활동을 되돌아봅니다. 특히 각 지역에서 활동한 디자이너들의 활동은 우리의 시선을 구체적인 광장의 곳곳으로 향하게 합니다. 김영글 닿을 때까지는 이번 겨울의 광장에서 우리가 함께 말하고 함께 들었던 이야기들을 되돌아봅니다. 이야기를 꾸준히 길어 올리는 일의 중요성을 다시 생각게 합니다. 성상민 두 번의 탄핵, 우리는 왜 다시 반복해야 했는가는 탄핵 인용은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왜 우리는 다시 탄핵을 반복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김상철 [칼럼] 왜 메가이벤트는 망하는가: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대회 감사결과 읽기는 지난 410일 발표된 감사원 보고서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대회 추진실태>를 살핍니다. 어떻게 예정된 실패를 향해 사업이 추진되고 있었는지, 왜 실패에 대해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지, 이것이 단지 잼버리 대회만의 문제인지를 집어가고 있습니다.

 

안태호 “[리뷰] 서로의 존재를 응원하고 지지하는 플랫폼이 되기를!- 2025 내일의 기획자 어워드 시상식 후기에서는 올해로 네 번째를 맞이한 내일의 기획자 어워드 시상식 현장을 전합니다. ‘어워드라는 형식이지만 따뜻하고 활달한 연대의 현장을 만나보시기 바랍니다.

 

염신규 [기획연재: 서울혁신파크의 기억들 ] 공동의 마당에 대한 3가지 기억은 기획연재의 마지막 회입니다. 서울혁신파크는 도심에 있었던 상당한 규모의 공유공간이라는 점에서 분명 새로운 시도였습니다. 사업에 대한 성패의 평가를 떠나 이 공간에 대한 기억을 담아보고자 했습니다. 마지막 글에서는 서로 다른 주체 혹은 입장에서 서울혁신파크가 어떤 공간이었는지를 돌아봅니다.

 

지난 겨울 탄핵정국에 발행된 호외도 놓치지 마시기 바랍니다. 정권의 탄핵 심판이 진행되는 와중에 유인촌 장관, 용호성 차관 문화관광체육부는 비전을 발표하고 갑툭튀 정책을 발표하는 등 분주했습니다. 그 분주함이 무엇을 위한 것인지 분석하고 기록했습니다.

 

긴 겨울에 올해 봄은 핀지도 모른 채 지는 꽃을 봅니다. 초록의 여름은 제대로 맞이해야겠습니다.

 

 

김소연 편집장

 


목차

 

[특집: 2025대선] 프롤로그 선거는 왜 우리의 목소리를 담지 못하는가! 20인의 외침!”

[이슈; 탄핵 이후] 말에 얹혀지는 것이 아니라 말과 함께 움직이기(김소미)

[이슈: 탄핵 이후] 닿을 때까지(김영글)

[이슈: 탄핵 이후] 두 번의 탄핵, 우리는 왜 다시 반복해야 했는가(성상민)

[칼럼] 왜 메가이벤트는 망하는가: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대회 감사결과 읽기(김상철)

[리뷰] 서로의 존재를 응원하고 지지하는 플랫폼이 되기를!- 2025 내일의 기획자 어워드 시상식 후기(안태호)

[기획연재: 서울혁신파크의 기억들 ] 공동의 마당에 대한 3가지 기억(염신규)


호외

 

[호외: 탄핵정국 ] 예술정책의 막다른 지점: ‘예술인공제회라는 실마리(김상철)

[호외: 탄핵정국 ] 문화체육관광부의 경거망동(염신규)

[호외: 탄핵정국 ] 예술정책의 막다른 지점: ‘예술인공제회라는 실마리2-예술인을 담보로 한 관료들의 자산형성 수작? (김상철)

[호외: 탄핵정국 ] 예술정책의 막다른 지점: 한 번에 휙 찢어내는 거친 단절을(김상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