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토리얼

[EDITORIAL 29] 언론인 출신 문체부 장관

CP_NET 2022. 5. 17. 08:36

 

지난 5월 3일 인수위는 “윤석열 정부 110대 국정과제”를 발표하며 활동을 마무리했습니다. 배포된 자료를 보면 정치행정(상식이 회복된 반듯한 나라), 경제(민간이 끌고 정부가 미는 역동적 경제), 사회(따뜻한 동행 모두가 행복한 나라), 미래(자율과 창의로 만드는 담대한 미래), 외교안보(자유, 평화, 번영에 기여하는 글로벌 중추국가), 지방시대(대한민국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 등 6대 국정목표에 따라 과제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문화에 대한 언급은 국정목표3 사회 분야의 과제 중 “문화공영으로 행복한 국민, 품격있는 대한민국을 만들겠습니다” 입니다. 총 7개의 과제를 제시했는데, 다음과 같습니다.

▪ 일상이 풍요로워지는 보편적 문화복지 실현
▪ 공정하고 사각지대 없는 예술인 지원체계 확립
▪ K-컬처의 초격차 산업화
▪ 국민과 동행하는 디지털・미디어 세상
▪ 모두를 위한 스포츠, 촘촘한 스포츠 복지 실현
▪ 여행으로 행복한 국민, 관광으로 발전하는 대한민국
▪ 전통문화유산을 미래 문화자산으로 보존 및 가치 제고

이미 몇몇 언론에서 지적했듯이 새로운 과제나 비전이 보이지 않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업무 분장을 옮겨놓은 것 같다고 하면 지나친 폄훼일까요. 그러나 어떤 경향성이 드러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7개의 과제 중 ‘복지’가 두 번이나 언급되고 있고, 예술정책은 예술인정책으로 제시하고 있는데 ‘사각지대 없는’을 강조하고 ‘국민’은 두 번이나 호명하고 있습니다. 그러고 보면 국정 목표 자체가 ‘행복한 국민’입니다. 윤석열 정부의 문화정책은, 문화복지를 위한 국가의 공급에 맞추어져 있는 셈입니다. 그렇다면 ‘일상이 풍요로워지’는 문화는 어떤 문화일까요? 일상이 풍요로워지는 문화는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일까요? 국민이 문화를 누리는 데에서 국가는 어떤 역할을 어떻게 하는 것일까요? 그리고 문화로 국민을 행복하게 하겠다는데, 그 ‘문화’가 무엇인지 ‘행복’은 무엇인지, 아직은 알 수 없습니다. 

 

문화분야 국정과제를 읽으면서 턱 걸리는 말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공정’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금까지 보여준 ‘공정’이란, 검찰총장 재직 시의 ‘엄정한’ 수사입니다. 물론 이 자체가 격렬한 정쟁의 대상이기도 하지요. 아무튼 정치적 논란을 떠나, 과연 예술정책, 예술인정책에서의 ‘공정’은 대체 무엇일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법규정을 지키는 것일까요? 아니면 골고루 분배하겠다는 것일까요? 이미 블랙리스트 진상조사를 통해 밝혀져있듯이 박근혜 정부는 ‘문화예술계 건전생태계 조성’이라는 정책 목표를 내세우고 블랙리스트 실행했습니다. 정책과 규정의 거짓 외양을 두른 국가범죄였습니다. 법규정을 무시해서도 안 되겠지만, 법규정이 정책은 아닙니다. 윤석열 정부의 ‘공정’이 어떠한 내용으로 드러날지 함께 지켜보았으면 합니다.

 

지난 호에 이어 이번호에서도 “특집: 새정부 문화정책 과제를 묻다”를 이어갑니다. 기획의도를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현단계 문화정책의 과제라 할 것입니다. 윤석열 정부에 대한 제안을 넘어 다양한 현장에서 활동하는 여러 분들이 꼽아주신 과제를 계속 들어보고자 합니다. 이번 호에 의견을 주신 분들은 지난 호 필자분들이 추천해주셨습니다. 

 

김소연 “[칼럼] 문화체육관광부와 국정홍보, 그리고 언론인 출신 장관”은 새정부 문화체육관광부의 첫 장관 임명을 다루고 있습니다. 노태우 정부에서 분리된 국정홍보 기능이 이명박 정부에서 문체부에 이관 후 박근혜, 문재인 그리고 윤석열 정부에서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문화정책과 국정홍보의 불편하고 불합리한 동거를 생각해보았습니다. 

 

김상철 “[이슈: 공공미술프로젝트⑧] 마지막_ 다시, 공공미술을 ‘제대로’ 말해야 한다”는 이 기획의 마지막 글입니다. 지난 해 3월 시작한 이 기획은 코로나19 문화뉴딜 사업으로 시행된 ‘공공미술프로젝트’로 시작하여 2000년대 다양한 주체, 예산, 조직에서 이루어진 ‘공공미술’ 사업과 논의들을 다루어왔습니다. 이번 글은 이 기획을 마무리하는 것으로, 이글이 누차 지적해왔던 ‘침묵’을 분석하고 있습니다. 앞의 글들을 아직 읽지 못한 분들이라면 찬찬히 여덟 편의 글을 읽어봐 주시길 바랍니다.

 

정희섭 “[정책시선: 읽다] 예술경영은 경영학이 될 수 있는가?”는 『프린시피아 매네지멘타』(1991)를 읽습니다. 30년 전 출판된 이 책을 끄집어낸 이유는 직접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예술정책과 문화정책의 교차점도 생각해보실 수 있습니다. [정책시선: 읽다]는 서평을 통해 문화정책의 시선을 확장하고자 기획되었습니다. 격월로 발행됩니다. 

 

 

김소연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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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특집: 새정부 문화정책 과제를 묻다 ③] 52인의 제안

[칼럼] 문화체육관광부와 국정홍보, 그리고 언론인 출신 장관_ 김소연

[이슈: 공공미술프로젝트⑧] 마지막_ 다시, 공공미술을 ‘제대로’ 말해야 한다_ 김상철

[정책시선: 읽다] 예술경영은 경영학이 될 수 있는가?_ 정희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