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IAL 23] 판데믹의 한 복판에서
[문화정책리뷰]가 창간 2주년을 맞았습니다. 처음 이 매체를 시작할 때 현안을 쫓기보다는 담론 형성을 위한 이슈 발굴에 매진하자는 포부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해부터 [문화정책리뷰] 역시 현안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판데믹이라는 압도적인 현실이 닥쳐왔기 때문입니다.
돌아보면 지난 2년 간 [문화정책리뷰]는 그야말로 ‘판데믹 문화정책 리뷰’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호외: 판데믹과 문화정책’ ‘특집: 판데믹과 문화정책’ ‘특집: 판데믹 이후 전환을 위한 의제’는 물론 칼럼, 이슈 등등에서도 판데믹 이후 전개되고 있는 문화정책 현장에 대한 기록, 판데믹 대응 정책에 대한 리뷰를 다루어왔습니다. 지난 2년 간 우리의 삶 곳곳에 파고들어 온 바이러스는, 특히 문화정책 현장에서 가시적 위력을 발휘했습니다. 그에 비하면 우리의 기록과 분석이라는 것이 이 압도적 현실을 되받아칠 수 있는 것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 총체적 위기에서, 현실에 압도되지 않고 드러나는 것과 드러나지 않는 것을 가로지르며 문화정책에 대한 성찰을 계속해왔다고 자부합니다.
[특집: 창간 2주년 기념 좌담] “판데믹 이후, 문화정책의 의제들”은 지난 2년 간 판데믹 상황에 대한 중간 점검의 자리로 마련되었습니다. 여전히 우리는 판데믹의 한 복판에 있고, 이 현실의 전체를 조망한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이번 좌담은 판데믹 대응 정책 리뷰부터 전환의제에 대한 검토까지 지금까지의 논의를 정돈해봤습니다. “판데믹은 위기인가”라는 도발적 질문에서부터 판데믹에서도 여전히 은폐되고 있는 현장에 대한 고민, 거버넌스의 대표성 문제와 문화정책의 확장성 등 문화정책의 여러 현안과 담론들을 살펴보실 수 있습니다. 한편 참여해주신 패널들 간의 논쟁도 곳곳에서 펼쳐집니다. 서로 다른 위치와 시선은 현실을 더 깊게 볼 수 있게 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가감 없이 좌담 현장의 말들을 글로 옮겼습니다. 독자 여러분들에게 불친절한 기사가 되겠지만, 긴 글이지만, 단숨에 읽히지는 않겠지만, 여러 번 열어보시고 끝까지 읽어봐주시기 바랍니다.
지난 해 창간 1주년 기사를 기획하고 발행할 때도 판데믹의 한 복판이었는데, 창간 2주년이 되어서도 여전히 판데믹의 한 복판입니다. 지난 해만 해도 곧 출구가 오려니 하는 기대가 있었지만, 이제 판데믹의 출구는 우리가 예상했던 그런 모습이 아닐 것 같습니다. 앞날을 모두 알 수 없는 것이지만 우리의 예견이 빗나가는 것은 현실을 단단히 딛고 서 있지 못하기 때문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앞으로도 더 단단히 현실에 발 딛고 기록하고, 분석하고, 성찰하겠습니다. 지금까지 함께 해주신 독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쭉 함께 해 주시리라 믿고 미리 감사드립니다. 여름을 핑계로, 판데믹을 핑계로, 창간2주년 기념호가 많이 늦어졌습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김소연 편집장
목차
[특집: 창간 2주년 기념 좌담] 판데믹 이후, 전환을 위한 의제